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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 강익중: 걷는 남자/ Walking Man
詩 아닌 詩 <18> 걷는 남자/ Walking Man
Ik-Joong Kang, Williamsburg Bridge, NYC, 2017
걷다 보면
걷다 보면 알게 된다
원래 내 것은 없다는 것을
걷다 보면 듣게 된다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걷다 보면 느끼게 된다
마음이 잔잔해야 내가 보이는 것을
걷다 보면 보게 된다
폭풍 직전의 연한 청록색 하늘을
걷다 보면 맡게 된다
비 뿌린 흙바람에서 고향 냄새를
걷다 보면 만나게 된다
함께 걸어가는 내 안의 나를
Alberto Giacometti (Swiss, 1901-1966), Walking Man II, 1960, bronze, 188.5×27.9×110.7 cm,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길을 찾아다니다
길을 찾아다니다
물을 건넜다
길을 찾아다니다
들판을 걸었다
길을 찾아다니다
별을 보았다
길을 찾아다니다
무지개를 보았다
길을 찾아다니다
친구를 만났다
길을 찾아다니다
여기까지 왔다
경기도미술관에 설치된 '5만의 창, 미래의 벽'(2008-2018), 작품에 참가한 제주 가파도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강익중 작가.
길
생각을 걸어넣고
길을 걷는다
부는 바람
내리는 햇살
크고 작은 풍경들
아이들의 웃음소리
귓등 뒤로 사라지면
다시
생각을 내려놓고
길을 걷는다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Artist Ik-Joong Kang’s Chinatown Restaurant Guide
*NY Quotes: 강익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