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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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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c Abstraction: Pollock to Herrera

서사적 추상화전 : 폴락에서 헤레라까지

추상표현주의 여성작가들 <6> 유디트 레이글 Judit Reigl (헝가리)


December 17, 2018–ongoing

Metropolitan Museum of Art, Galleries 917–925, Floor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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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it Reigl, Guano-Menhir, 1958–64, Oil and enamel on canvas (right)/ Robert Motherwell, Elegy to the Spanish Republic No. 70, 1961, Oil on Canvas. "Epic Abstraction: Pollock to Herrera",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서사적 추상화전: 폴락에서 헤레라까지'는 뮤지엄이 소장한 추상표현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대거 소개하고 있다. 전시 타이틀엔 잭슨 폴락과 카르멘 헤레라가 마치 동급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전시에서는 폴락의 작품이 10여점인 반면, 헤레라의 전시작은 단 1점이다. 


이 전시에서 주목해야할 여성 화가들을 외국 태생과 미국 태생 작가로 나누어 작품과 삶을 조명해본다. 

<1> 잭슨 폴락 갤러리 <2> 마크 로스코 갤러리에 이어지는 시리즈. 



Epic Abstraction: Pollock to Herrera@Metropolitan Museum of Art

<6> Judit Reigl (1923, Hungary- )


"나는 항상 불운 속에서 행운을 누려왔다. 이것이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유디트 레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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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it Reigl, Outburst(Eclatement), 1956, oil on canvas (left)/ Judit Reigl, Photo by Philippe Boudreaux


# 유디트 레이글(Judit Reigle)은 헝가리 출신으로 파리에서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헝가리에서는 유디트 레이글, 영어권에서는 '주디트 레이글', 프랑스에서는 '주디트 헤이글' 로 발음한다.


# 1923년 5월 1일 헝가리 카푸바에서 태어나 올해로 96세를 맞는다. 아버지의 선조는 프랑스 혁명 때 도피한 귀족으로 알려졌으며, 주디트가 3살 때 크리스마스 이브에 심장병으로 사망했다. 8살 때 엄마가 재혼했고, 계부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컬러북과 수채화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 제 2차 세계대전 중 부다페스트의 헝가리미술아카데미에서 회화를 공부한 뒤 1946년 장학생으로 친구들과 이탈리아를 여행했다. 이때 라베나의 모자이크를 보러 갔다가 조각가 헨리 무어의 권유로 온 영국 화가 베티 앤더슨(Betty Anderson)을 만났다. 5살 연상의 앤더슨과는 2007년 그녀가 사망할 때까지 60여년간 동반자였다. 



002.jpg 젊은 시절의 유디트 레이글


#1948년 헝가리에 돌아갔을 때 모국은 소비에트의 우산 하에 들어갔다. 레이글은 모국을 떠나기로 마음 먹고 8차례나 '철의 장막'을 넘기를 시도했다. 마침내 히치하이킹과 기차를 타며 9개의 국경을 넘어서 3개월 보름 후, 1950년 6월 25일 '미술의 메카' 파리에 도착했다. 


# 파리 정착 후 초기의 작품들은 초현실주의의 몽상적인 이미지에 영향을 받은 포토 콜라쥬와 괴물 형상의 회화, 선명한 컬러의 환영같은 장면을 묘사했다. 감옥같은 모국 헝가리를 탈출한 파리 화가의 자유로움을 담은 캔버스다. 1952년부터는 초현실주의에 잭슨 폴락 스타일의 제스추어를 가미한 작품에 몰두했다. 이후엔 뫼비우스 띠 형태에 휘몰아치는듯한 우주를 연상시키는 컬러풀한 추상화 작업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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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it Reigl, Incomparable pleasure (Volupté incomparable), 1952-53 - oil on canvas,180 x 110 cm 


# 1954년 헝가리 화가 시몬 한타(Simon Hanta)가 초현실주의의 선구자 앙드레 브레통(André Breton)을 유디트 레이글의 작업실로 데려갔다. 브레통은 그 자리에서 개인전을 제안했다. 레이글은 파리 초현실주의 집단의 갤러리 레투알르 셀레(L’Étoile scellée)에서 열린 파리 첫 개인전에서 인물화와 추상화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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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it Reigl, The ring of the universe - 1954 - oil on canvas, private collection


# 유디트 레이글은 카멜리온적인 변신을 거듭하며 진화해왔다. 늘 이전의 작품과 대조되는 방식으로 새로운 작품을 시작했다. 개인전 후 레이글은 순수 추상으로 전환하게 된다. 폭발하는듯 파워풀한 붓질이 두드러진 이미지가 이전의 우주적 추상화가 원심적이라면, 이 시기의 캔버스는 구심적이다. 뉴욕스쿨의 잭슨 폴락과 프란츠 클라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되지만, 정작 레이글이 추상표현주의 회화를 처음 본 것은 1960년대 초반이라고 밝혔다. 이즈음, 1959년 뉴욕의 추상화가 조안 미첼(Joan Mitchell, 1925–1992)이 파리에 정착했다는 점도 주목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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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it Reigl, Outburst(Éclatement), 1956, Oil on canvas, Guggenheim Museum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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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of Another Kind: International Abstraction, June 8–September 12, 2012, Guggenheim Museum


# 이후 레이글은 자신의 실패한 캔버스를 모아다가 작업실 바닥에 깔고 물감을 뿌리며 반복해서 칠함으로써 제스추어 회화의 즉각성에 시간의 경과를 담는 질감의 대형 캔버스를 제작했다. 그 대표작이 고고학적인 유물처럼 정적이며 중량감을 주는 이미지의 '구아노(Guano, 새똥)'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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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it Reigl, Man,1966, Oil on canvas.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Collection


# 1963년 레이글은 파리 남쪽의 시골 마르쿠씨스로 이주했다. 이후에는 인물로 전환했다. 남자 몸통을  '남자(Man/ Homme, 1966-72)' 시리즈를 시작했다. 육체를 클로즈업해서 파편화한 이미지를 그렸다. 사실 레이글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몸이 자유로운 남자였기를 원했다. 여성의 몸에 갖힌 화가로서 성 정체성의 고민은 붓질을 통해 치유되었고, 캔버스로 커밍아웃을 한 셈이다. 


# 헝가리는 로버트 카파(Robert Capa) 등 사진작가들을 대거 배출했다. 유디트 레이글은 1970년대 중반부터 인물에서 벗어나 다시 추상으로 복귀했다. 'Unfolding'(1973–79) 시리즈는 사진과 미니멀리즘, 그리고 음악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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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it Reigl, Face to... (Face à ...) - 1974-88 - mixed media on canvas. private collection


# 1986년부터는 입구과 출구(Entrance-Exit) 시리즈로 미니멀 캔버스에 사각의 또 하나의 여백/문을 그림으로써 그 문(door)가 출구인지, 입구인지, 아니면 그것이 주제인지, 큰 배경이 주제인지, 아니면 삶과 죽음의 메타포일지? 이분화한 캔버스는 음과 양으로 고요한 사색의 기회를 준다. 레이글은 2년 후 이 공간에 다시 인물을 등장시켰다. 앙리 마티스의 '댄스'(La Dance, 1910)를 연상시키는 인물은 마치 출생과 죽음, 혹은 햄릿 식의 '죽느냐, 사느냐'의 경계선에 선 현대인의 실존문제를 제기하는듯 하다. 몸의 캔버스는 2000년까지 이어진다.


#2001년 9/11은 유디트 레이글에게도 충격을 주었다. 불타오르는 WTC 빌딩에서 떨어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은 추상적 인물화 작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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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it Reigl, New-York, 11 septembre 2001-2002,  mixed media on canvas. private collection


# 2007년 레이글은 자신의 파트너였던 베티 앤더슨을 잃었다. 2년간 그녀를 간호하면서 그림을 중단했었다. 앤더슨을 상실한 후 레이글의 캔버스엔 고스트같은 인물군상이 나타탔다. 2000년부터는 새들이 등장한다. 종이에 먹물(Encre de Chine sur papier)로 힘차게 그린 추상화는 새가 날개를 퍼덕거리는 모습이나 그 행로를 순간적으로 묘사한듯 하다. 이제야 비로소 영원한 자유인이 될 채비를 갖춘 것일까?


# 유디트 레이글의 작품은 2007년 뉴욕 자노스 가트 갤러리(Janos Gat Gallery) 개인전을 통해 미국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0년 프랑스의 낭트미술관(Nantes Museum of Fine Arts)에서 회고전, 2012년 파리 퐁퓌두 센터(Centre Pompidou)에서 특별전이 열렸다. 


*Judit Reigl - a lecture by Ágnes Berec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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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it Reigl, Late Works, Janos Gat Gallery, 2018  http://janosgatgallery.com


Metropolitan Museum of Art



000.jpg *기하학적 미니멀리즘, 10세 카르멘 헤레라 회고전@휘트니뮤지엄

*'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1> 헤다 스턴(Hedda Sterne)

*'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2> 루이스 네벨슨(Louise Nevelson)

*'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3> 바바라 헵워스(Barbara Hepworth) 

*''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4> 브리짓 라일리(Bridget Riley)

*'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5> 카르멘 헤레라(Carmen Herrera)

*메트뮤지엄 서사적 추상화전 <1> 잭슨 폴락 갤러리 

*메트뮤지엄 서사적 추상화전 <2> 마크 로스코 갤러리

*MoMA 전후 추상표현주의 여성작가전 

*루브르에서 메트뮤지엄으로, 외젠 들라크루아 회고전 

*메트뮤지엄을 10배 즐기는 5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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