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9) 헬렌 프랭켄탈러(Helen Frankenthaler)
Epic Abstraction: Pollock to Herrera
서사적 추상화전 : 폴락에서 헤레라까지
추상표현주의 여성작가들 <9> 헬렌 프랭켄탈러(Helen Frankenthaler)
December 17, 2018–ongoing
Metropolitan Museum of Art, Galleries 917–925, Floor 2
Alma Thomas(1891-1978), Red Roses Sonata, 1972(left)/ Helen Frankenthaler, Western Dream, 1957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서사적 추상화전: 폴락에서 헤레라까지'는 뮤지엄이 소장한 추상표현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대거 소개하고 있다. 전시 타이틀엔 잭슨 폴락과 카르멘 헤레라가 마치 동급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전시에서는 폴락의 작품이 10여점인 반면, 헤레라의 전시작은 단 1점이다.
이 전시에서 주목해야할 여성 화가들을 외국 태생과 미국 태생 작가로 나누어 작품과 삶을 조명해본다.
<1> 잭슨 폴락 갤러리 <2> 마크 로스코 갤러리에 이어지는 시리즈.
Epic Abstraction: Pollock to Herrera@Metropolitan Museum of Art
<9> 헬렌 프랭켄탈러 Helen Frankenthaler (1928-2011)
Helen Frankenthaler, 1964
"정말 좋은 그림은 한번에 된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즉각적인 이미지다."
-헬렌 프랭켄탈러-
# 1928년 뉴욕 어퍼이스트사이드에서 독일계 유대인 엄마와 뉴욕주대법원 판사 아버지 사이에서 세자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명문 사립 달튼에 다니면서 저명한 멕시코 화가 루피노 파마요(Rufino Tamayo)에게 미술 개인교습을 받았다.
# 버몬트의 비닝턴칼리지 재학 중인 큐비즘의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나, 애인이었던 파워 비평가 클레멘트 그린버그는 큐비즘을 버리라고 종용한다. 얼마 후 독일에서 망명한 화가 한스 호프만(Hans Hoffmann)의 지도로 프랭켄탈러는 이론을 무시하고 공간과 컬러의 미스테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구현한다.
1952년 이스트햄턴 비치에서 잭슨 폴락(왼쪽부터), 클레멘트 그린버그, 헬렌 프랭켄탈러, 폴락 부인 리 크래스너.
# 1950년 뉴욕 파워 비평가였으며, 추상표현주의 후원자 클레멘트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와 5년간 사귀었다. 이때 잭슨 폴락, 윌렘과 엘레인 드 쿠닝, 프란츠 클라인, 데이빗 스미스를 만났다.
# 그린버그는 프랭켄탈러를 잭슨 폴락의 이스트햄턴 작업실에 데려갔고, 이때 충격받아 큰 캔버스에 작업하게 된다. 당연히 이젤로부터 해방되었다. 폴락의 액션 페인팅에서 기법을 빌어왔다. 폴락이 물감을 거칠게 부어버리는 반면, 프랭켄탈러는 조심스럽게 부으며 캔버스로 서서히 스며들게 했다. 그 효과는 폴락처럼 대담하고, 역동적이지 않고, 대신 온화하며, 평화스러운 이미지다.
Helen Frankenthaler, Orange Mood, 1966 from Spill Over,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 1951년 전설의 아트딜러 레오 카스텔리가 주최한 추상표현주의 화가 그룹전 '9스트릿 아트쇼'에 잭슨 폴락, 윌렘 드 쿠닝, 한스 호프만, 그리고 조안 미첼 등 51인의 작가로 초빙됐다.
# 프랭켄탈러는 1952년 바닥에 깔린 캔버스에 물감을 부어 제작한 얼룩진 회화(stain painting) '산과 바다(Mountains and Sea)로 주목을 받는다. 이 그림은 후에 모리스 루이스(Morris Louis)와 케네스 놀란드(Kenneth Noland) 등 색면학파(Color Field school)에 영향을 주게 된다.
예일대 미술관의 헬렌 프랭켄탈러(왼쪽)와 마크 로스코 회화. 색면화로 연결된다. Helen Frankenthaler, American(1928–2011), Island Weather II, 1963(left) / Mark Rothko(American, born Russia, 1903–1970), Untitled (Orange), 1957, Yale University Art Gallery
# 1956년 라이프(LIFE) 잡지가 '여성 화가들의 상승(Women Artists in Ascendance)'이라는 기사에 프랭켄탈러, 조안 미첼, 그레이스 하티간, 제인 윌슨을 다루었다. 프랭켄탈러는 자신이 남성 중심적인 뉴욕 미술계에서 굳이 '여성화가(lady painter)'인 점을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난 여성화가라는 것에 분노하지 않는다. 난 그걸 이용하지 않으며, 단지 그릴 뿐이다"라고 밝혔다.
# 1958년 학구적인 추상표현주의 화가 로버트 마더웰(Robert Motherwell)과 결혼한다. 마더웰 역시 부유한 가정 출신이었다. 이들은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몇개월간 신혼여행을 했다. 뉴욕에서 호화스러운 생활을 하면서, 파티도 자주 열며, 작업도 활발히 하면서 당시 미술계에서 록스타같은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미술계의 '황금 커플'로 불리웠던 이들은 딸 둘을 입양했으나, 1971년 이혼에 이른다.
로버트 마더웰과 헬렌 프랭켄탈러, 1958 Photo: Hans Namuth
# 1972년 전 남편 로버트 마더웰은 독일에서 이민온 사진작가 레나트 폰솔드(Renate Ponsold)와 네번째 결혼을 한다. 당대 비평가 크레멘트 그린버그에 비견할 지성을 갖춘 폰솔드는 1950년대 뉴욕에 등장해서 마크 로스코, 웰렘 드 쿠닝, 프란츠 클라인, 데이빗 스미스 등 추상표현주의 화가들과 그리니치 빌리지와 이들의 아지트 시다 태번(Cedar Tavern)에 드나들었다. 1959년 폰솔드는 필립 거스톤과 평생 친구였으며, 마크 로스코는 메트로폴리탄오페라의 코스튬 갈라에 폰솔드를 파트너로 대동하고 나타났다. 1971년 10월 한 칵테일 파티에서 마더웰을 소개받은 후 열애에 빠졌고, 이듬해 여름 결혼, 코네티컷주 그리니치에서 살며 작업했다. 이들은 호안 미로, 막스 에른스트, 사이 트웜블리 등 미술품 수집가이기도 했다.
# 1960년 뉴욕 쥬이시뮤지엄에서 회고전을 열었으며, 이후 수채화와 판화 작업으로 전향하게 된다. 1969년 휘트니뮤지엄 회고전, 1985년 구겐하임뮤지엄 전시, 1989년 포트워스 MoMA, 뉴욕 MoMA, 워싱턴 D.C. 내셔널갤러리 투어 회고전이 열렸다.
# 1980년대 중반 프랭켄탈러는 영국 로열발레의 세트와 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다. 그리고, 뉴욕대,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대에서 가르쳤다.
# 1990년엔 롤렉스(Rolex Datejust Watch) 시계의 광고 모델로 등장했다.
# 1994년 은행가 스티븐 뒤브룰과 재혼해서 코네티컷주 다리엔의 저택에 살면서, 롱아일랜드사운드에 별장을 두고 작업했다. 2011년 백악관이 수여하는 문화예술훈장(National Medal of Arts)을 받았다. 2011년 12월 28일 캐나다 노바 스코시아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마치고 코네티컷 다리엔의 작업실로 돌아와 7x10피트짜리 캔버스를 바닥에 놓고 유화물감을 부으며 작업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남편은 그로부터 일주일 후에 눈을 감았다.
# 2013년 헬렌 프랭켄탈러 재단이 설립되어 문화예술 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JOAN MITCHELL, Ladybug, 1957 (left)/ Helen Frankenthaler, Trojan Gates, 1955, The Museum of Modern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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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6> 유디트 레이글(Judit Reigl)
*'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7> 야요이 쿠사마(Yayoi Kusama)
*'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8> 조안 미첼(Joan Mitchell)
*메트뮤지엄 서사적 추상화전 <2> 마크 로스코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