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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nger Than Paradise

천국보다 낯설은 도시의 풍경


"Olive Ayhens: Urbanites and Ur-Beasts"

October 30 - December 20, 2019

Bookstein Projects, N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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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Olive Ayhens with Dumbo Dreams, 2018, Oil on linen, 60 x 72 inches


뉴욕이 개발의 이름으로 하늘로 치솟는 럭셔리 콘도 빌딩의 각축장이 된 오늘, 브루클린 덤보에서 작업하는 화가 올리브 에이헨스(Olive Ayhens)씨는 고층건물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 인류의 과거를 상상한다. 빌딩 꼭대기에서 내려보는 뉴욕의 풍경은 장난감 도시처럼 보인다.  


그의 조감도(鳥瞰圖)에서 빌딩의 정글을 이룬 '회색도시' 뉴욕은 컬러풀하게 채색되어 있다. 문명의 상징인 빌딩들은 비틀거린다. 마치 만화경(萬華鏡)처럼, 요지경(瑤池鏡)처럼 자동차들은 오밀조밀 곤충처럼 움직이고, 도시인들은 마치 동양 산수화 속의 인물들처럼 미미하다. 사실 거의 사람은 등장하지 않는다. 맨해튼 브리지 위에 자전거를 타고 있는 행렬("Downstairs Deluge")을 찾아냈다면, 당신은 눈썰미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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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e Ayhens, Camelid in the City, 2019, Oil on linen, 52 x 39 inches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의 북스타인 프로젝츠(Bookstein Projects, 60 East 66th St. 3rd Fl., 10/30-12/20)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 'Olive Ayhens: Urbanites and Ur-Beasts'는 도시의 풍경 속에서 낯설은 동물을 만나게 된다. 아메바처럼 꿈틀거리는 도시의 풍경은 낭만적이라기 보다는 낯설다. 


"Camelid in the City"(2019)에선 밤 하늘의 총총한 별을 대신한 문명의 불빛이 이스트리버에 반사되고 있다. 보라빛 뉴욕 밤 하늘 아래 로어맨해튼 고층건물들과 브루클린 브리지, 맨해튼 브리지의 불빛이 찬란하다. 덤보의 에메럴드 빛 이스트 리버에 동물이 홀로 서있다. 2천만년 전 북미지역을 활보하다가 490만년 전 자취를 감추었다는 낙타의 조상 카멜리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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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e Ayhens, Critters and the Cathedral, 2019, Oil on linen, 36 x 48 inches


도시의 풍경에 등장하는 야생동물들은 문명과의 불협화음인가, 조화인가, 아니면 풍자일까? 


"나는 단지 사람들에 지겨워졌고, 우리 이전 북미 지역에 무엇이 있었을까 궁금했다. 아메리칸 인디언 원주민들이 이 대륙을 횡단하기 전에 거대한 포유류가 살고 있었다. 우리의 조상이다. 나는 지질학적 시간을 갖고 놀고 싶다. 현대 덤보의 밤 풍경 속에 낙타의 조상을 놓는 부조리함을 즐긴다."


인간의 마음 속엔 문명의 이기가 제공할 풍요한 미래에 대한 욕망과 원시 자연에 대한 동경이 공존할 것이다. 올리브 에이헨스씨의 회화에서 만나는 멸종동물들은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인간의 갈망과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킨다. 지구는 지금 아프다. 카멜리드는 오늘 우리에게 닥친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메신저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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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e Ayhens, Downstairs Deluge, 2018, Ink and watercolor on paper, 22.5 x 30 inches


"Downstairs Deluge"의 맨해튼 브리지 옆 거대한 유리 빌딩은 투명해서 나약해보인다. 뿐만 아니라 멀리 기울어져있는 건물이 경고하는듯 하다. "Dumbo Dreams"은 2012년 뉴욕을 강타했던 허리케인 샌디를 연상시킨다. 올리브 에이헨스씨의 몇몇 회화들은 지구촌 기후 위기에 경종을 보내는 '도시의 묵시록(默示錄)'처럼 보인다. 암울한 묵시록이 아니라 동화적인 판타지로 채색한 예언이다.   


올리브 에이헨스씨는 2000년 로어맨해튼문화위원회(LMCC, Lower Manhattan Cultural Council)의 거주작가로 월드트레이드센터(WTC)의 노스타워에서 작업했으며, 2012년 가을 허리케인 샌디로 침수됐던 브루클린 덤보의 스튜디오에서 오랫동안 작업해왔다. 그에게 영감은 어디서 올까?


"나는 지속적으로 영감을 받는다. 주변을 살펴보면 영감을 얻는다. 자연이 영감을 주며, 빛은 의미가 크다. 동물도 영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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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e Ayhens, From the Upper East Side, 2019, Watercolor and ink on paper, 22 x 31 inches


올리브 에이헨스씨의 작품은 뉴요커지(The New Yorker)의 안드레아 K. 스캇(Andrea K. Scott)에 의해 "만약에 미국의 모더니스트 플로린 스테타이머(Florine Stettheimer)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 *스웨덴의 16세 환경운동가)와 길에서 교차됐다면, 기후에 대한 염려를 매력적으로 터치한, 컬러풀하고도 복잡한, 이 브루클린 화가의 그림을 닮았을 것 같다"라고 평했다. 작가 자신은 플로린 스테타이머와의 비교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나는 그녀의 작품에서 영향받은 적이 없다. 그녀는 매우 인상적인 사람인 것 같다. 무척 부유한 사교계의 여성이었으며, 매우 영리했다. 쥬이시뮤지엄에서 그녀의 전시(Florine Stettheimer: Painting Poetry)를 보았는데, 내 작품과 유사한 점을 못느꼈다. 마르셸 듀상이 그녀의 작품이 훌륭하다고 생각했고, 그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였다. 그들은 친했다. 사람들이 내 작품과 그녀의 작품을 연결시키는 것은 좋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작품에서 영감받은 적이 없으며, 연계된다고 느끼지도 않는다. 사람들은 그들이 원하는대로 말할 수 있다. 진실은, 나 자신은 그녀의 작품과 시각적으로 전혀 연관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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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e Ayhens, Flyway Intersection, 2018-19, Oil on linen, 75 x 39.5 inches(left)/ Camelid in the City, 2019, Oil on linen, 52 x 39 inches


올리브 에이헨스씨는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태어나 샌프란시스코아트인스티튜트(San Francisco Art Institute)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조안 미첼 그랜트, 존 사이몬 구겐하임 메모리얼 재단 펠로십, 폴락-크래스너재단상 등을 받았다. 1996년 뉴욕으로 이주해 브루클린 덤보에서 작업하고 있다. 이 전시는 20일까지다. 


Olive Ayhens: Urbanites and Ur-Beasts

October 30 - December 20, 2019

Bookstein Projects, NYC(60 East 66th St. 3rd Fl.)

http://www.booksteinprojec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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