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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추상표현주의 반기, 팝아트 도래 예고

재스퍼 존스는 왜 위대한 화가인가?

 

Jasper Johns: Mind/Mirror

Sept 29, 2021–Feb 13, 2022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 Philadelphia Museum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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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Mind/Mirror,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2021

 

지금 휘트니뮤지엄(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와 필라델피아뮤지엄(Philadelphia Museum)에서 재스퍼 존스(Jasper Johns, 1930- )의 회고전 'Jasper Johns: Mind/Mirror'이 동시에 열리고 있다. 9월 29일 개막되어 내년 2월 13일까지 계속되는 최대 규모의 회고전 '마음/거울'은 91세의 위대한 현역 화가에 대한 헌사로 재스퍼 존스를 재조명하는 기회다.   

 

왜 재스퍼 존스는 위대한 화가일까? 재스퍼 존스에 대해 알아두어야할 것 7가지를 소개한다. 

 

 

#1 네오다다(Neo-Dada)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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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Mind/Mirror,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2021

 

재스퍼 존스는 잭슨 폴락, 윌렘 드 쿠닝, 프란츠 클라인, 마크 로스코가 이끌었던 뉴욕파의 추상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를 거부했다. 마음을 표현하는 액션 페인팅이나 색면화의 추상표현주의는 현실과 동떨어진 사조였다. 이에 대한 반발이 구체적인 일상의 사물을 캔버스에 올리는 것이었다. 

 

재스퍼 존스는 동성애인이었던 로버트 라우셴버그(Robert Rauschenberg, 1925-2008)와 함께 다다(Dadaism)을 흡수하게 된다. 제 1차 세계대전 무렵 전통예술의 파괴를 표방하며 미국에 상륙한 다다이스트 마르셸 뒤샹의 미학을 수용하며  변기 대신 성조기, 지도, 번호, 알파벳 등 친숙한 일상의 레디메이드 모티프를 캔버스에 올렸다. 이른 바 신다다, 네오다다(Neo-Dada)를 이끌게된 것이다. 결국 존스와 라우셴버그의 네오다다는 앤디 워홀이 주도할 팝아트(Pop Art)의 탄생을 예고하게 된다. 한편, 재스퍼 존스는 워홀의 유명인사 문화에는 무관심했다.  

 

 

#'깃발(Flag, 1955)'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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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Flag, 1954-55, Encaustic, oil, and collage on fabric mounted on plywood, three panels, Museum of Modern Art Collection

 

"어느날 존스는 작품을 몽땅 불태워버렸다. 그가 전혀 새로운 컨셉트를 생각한 것 같았다."

-레이첼 로젠탈(Rachel Rosenthal)-

 

1954년 24세의 재스퍼 존스는 작품을 불 태움으로써 자신의 기존 작업과 당시 주류의 유행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다. 그는 "이제부터 나는 내가 의미하는 것만 하지 다른 이들이 하는 것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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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Mind/Mirror,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2021

 

존스는 어느날 큰 성조기를 그리는 꿈을 꾸었고, 다음날부터 그리기 시작했다. 그가 6.25 전쟁 때 일본 센다이에서 복무 후 돌아온지 2년 후였다. 1954년 미국은 공산주의자를 색출하는  맥카시즘(McCarthyism) 열풍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재스퍼 존스와 아버지 윌리엄 재스퍼 존스(William Jasper Johns)는 독립전쟁에서 포트 몰트리(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 쓰러진 성조기를 구한 윌리엄 재스퍼 중사의 이름을 땄다.  

 

 

#밀납 화법(왁스 페인팅)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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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Flag(detail), 1954-55, Encaustic, oil, and collage on fabric mounted on plywood, three panels

 

존스는 처음에 '깃발'을 에나멜 페인트로 그렸더니 빨리 마르지 않았다. 그래서 밀랍 화법(蜜蠟, wax encaustic, 일벌의 배 아래쪽에서 분비하는 노란색 천연 왁스고대 이집트에서 내구성을 위해 사용했던 녹인 왁스와 혼합된 안료로 그리는 기법)을 떠올렸다. 성조기에 신문지 조각을 잘라붙여 뜨거운 밀랍, 유채 및 콜라쥬의 '깃발(Flag, 1955)' 시리즈를 시작했다. 존스는 정치 뉴스 대신 중요하지 않는 기사나 광고를 사용했다. 그 결과 캔버스에 두꺼운 표면이 생겼다. 재스퍼 존스는 유화물감을 좀체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Flag': 깃발인가, 그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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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Mind/Mirror,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2021

 

'깃발'은 추상표현주의가 대세였던 미술계에 쇼킹한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추상화에 성조기를 그린 '깃발'은 완전한 추상화도, 국가의 상징으로서의 성조기도 아니었다. 왁스 붓질로 제작된 성조기가 있는 상징과 매체의 혼합,  '그려진 성조기'인지 '성조기 그림'인지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재스퍼 존스는 '둘다'라고 밝혔다. 

 

한편, 색면화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는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제거하기 위해 수년간 작업했다"며 존스의 '깃발'과 '타겟'을 비판했다. 또한, 몇몇 비평가들은 "자기 신화화" "영양실조" "생각의 과잉"이라며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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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Mind/Mirror,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2021

 

1954년작 '깃발'은 1958년 전설적인 아트 딜러 레오 카스텔리(Leo Castelli)의 갤러리에서 열린 첫 개인전에서 소개됐다. 뉴욕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의 관장 알프레드 H. 바(Alfred H. Barr)는 그 모호함이 애국단체들의 공격을 받을까봐 우려했다. 친구인 건축가 필립 존슨(Philip Johnson)에게 사도록 설득했으며, 존슨은 1968년 바 관장의 은퇴를 기념해 MoMA에 기증했다. 

 

이후 재스퍼 존스는 깃발 그림만 40여점 그렸다. '깃발'은 미국이 냉전, 민권운동, 베트남전으로 혼돈에 빠졌을 때 이념과 인종차별, 반전과 애국주의로 분단된 미국에 대한 희망과 환희, 비관과 절망이라는 상반된 태도를 불러일으킨다.   

그는 깃발, 숫자, 타겟, 기호 등을 탐구하면서 그 위에 회색의 레이어로 커버했다. 이로써 전 이미지가 사라지게 된다. 어떤 비평가는 개인적인 상실감, 슬픔, 상흔이 담겼다고 해석한다. 

 

 

#로버트 라우셴버그: 사랑과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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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라우셴버그(왼쪽)와 재스퍼 존스 

 

1953년 재스퍼 존스는 뉴욕에서 5살 연상의 로버트 라우센버그를 만나 친밀해졌다. 이들은 1961년 결별할 때까지 동거동락하는 연인이 됐다. 라우셴버그는 존스의 멘토이자, 협력자이자 큰 영향을 준 아티스트였다. 활동적이고, 사교적인 라우셴버그는 화가 수잔 웨일과 이혼한 상태였고, 화가 사이 트웜블리(Cy Twombly)와 여행을 다녔다. 수줍고 조용한 존스는 일본 센다이에서 제대한 후였고, 라우셴버그를 진정한 화가라고 생각했다. 존스는 라우셴버그와 티파니 쇼윈도우 디자인 작업을 함께 했으며, 라우셴버그가 머스 커닝햄의 공연을 위한 콜라쥬, 스크린같은 소품 등 무대장치를 제작하는 것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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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Mind/Mirror,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2021

 

이들은 6년간 로어맨해튼 펄 스트릿의 허름한 작업실에서 치열하게 작업했다. 재스퍼 존스가 성조기, 지도, 타겟, 숫자, 알파벳을 그리는 동안 라우셴버그는 박제동물 등 오브제를 아상블라쥬한 콤바인 페인팅(Combine paintings)에 주력했다. 이들에게 추상표현주의는 죽었다. 지극히 개인적이며, 마초적이며, 감정적인 선배들의 캔버스에 반기를 들었다. 이들은 작곡가 존 케이지와 무용가 머스 커닝햄 커플과도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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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Mind/Mirror,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2021

 

1958년 레오 카스텔리는 라우셴버그 전시를 위해 작업실로 찾아갔다가 존스의 방에서 신선한 작품들을 발견하게 된다. 상징을 추상화로 바꾼 '깃발'과 '타겟'을 보고 카스텔리는 그 자리에서 존스와 전시 계약을 했다. 한편, 라우셴버그 전시는 취소됐다. 재스퍼 존스의 뉴욕 데뷔전은 MoMA에서 3점을 찍어가는 등 성공했지만, 라우셴버거의 위치는 흔들렸다. 1961년 미술계의 파워 커플은 헤어졌고, 존스는 라우셴버그에 관한 작품으로 알려진 '거짓말장이(Liar, 1961)'을 제작했다.  

 

라우셴버그는 1964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국제대상을 수상했으며, 1993년엔 미예술메달(National Medal of Arts)를 받았다. 2008년 심부전으로 세상을 떠났다.   

 

 

#'숫자(Number, 1964): 링컨센터 위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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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Numbers, 1964, David H. Koch Theater, Lincoln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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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Mind/Mirror,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2021

 

1964년  씨그램 빌딩, 포시즌 레스토랑(파크애브뉴) 건축가인 필립 존슨은 친구 존스에게 자신이 설계한 링컨센터 데이빗 H 코크 시어터(David H. Koch Theater, 전 뉴욕스테이트시어터)에 설치할 작품을 의뢰했다. 재스퍼 존스는 뉴욕시티발레와 뉴욕시티오페라(해산)가 공연하는 이 극장의 로비 9피트x7피트 크기의 '숫자(Numbers, 1964)'를 제작해주었다. 댓가는 1만2천 달러였다.

 

1999년 링컨센터는 건물 보수 기금 마련을 위해 이 작품을 팔 계획이었고, 당시 제안된 가격은 1천500만 달러였다. 하지만, 필립 존슨 등 이사회의 반대에 부딪혀 판매 계획이 취소됐다. 이 그림엔 머스 커닝햄의 발바닥이 찍혀 있다. 

 

 

#작품 판매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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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Mind/Mirror,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2021

 

1980년 휘트니뮤지엄은 '3개의 깃발(Three Flags, 1958)'를 100만 달러에 구입하며 생존 화가 최고가를 기록했다. 1988년 할리우드 거물 데이빗 게펜은 'False Start(1959)'를 1천705만 달러에 구입했고, 2006년 프라이빗 세일에서 헤지펀드 매니저 케네스 그리핀에게 8천만 달러에 팔았다.  2010년 '깃발'(1960-66)이 2천860만 달러에 경매됐다. '깃발'(1958, 별 48개)은 2010년 헤지펀드 매니저 스티븐 A. 코헨이 1억1천만 달러에 구입하며, 생존 화가 회화 최고가를 기록했다. 2014년 '깃발'(1983)이 소더비 뉴욕에서 3천600만 달러에 팔렸다.  

 

 

#말년: 91세의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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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2013. Photo by John Lund

 

재스퍼 존스는 2012년까지 업스테이트 뉴욕의 스토니 포인트(로클랜드 카운티) 농장에서 살며 작업했다. 이후 1972년 카리브해의 세인트 마틴 섬에 사두었던 집과 코네티컷주의 샤론을 오가면서 살고 있다. 세인트 마틴 섬의 자택은 필립 존슨이 설계했다.

 

2008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재스퍼 존스의 세인트 마틴 집은 흰색 페인트로 칠해졌으며, 날씨 때문에 단 한점의 그림(Bushbaby, 2005)을 걸었다. 존스는 피카소, 드가, 뒤샹, 사이 트웜블리, 라우셴버그 등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존스는 독서광이며, 정원을 가꾸고, 요리하고, 퍼즐도 즐긴다.  

 

2011년 존스의 오랜 조수가 2006년부터 그의 미완성 작품을 훔치고, 위조서류로 판매해온 것으로 밝혀져 헤어졌다. 2011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Presidential Medal of Freedom)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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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per Johns: Mind/Mirror,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2021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99 Gansevoort Street, New York
개관 시간: 일, 월, 수, 목요일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 금, 토요일 오전 10시 30분-오후 10시, *화요일 휴관 
입장료: $25(성인) $18(노인/학생) 무료(18세 이하), *맘대로 내세요(금요일 오후 7-10시) http://whitney.org
 

*미국 작가 발굴하는 휘트니뮤지엄 가이드

*저항의 미술@휘트니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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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1.10.15 20:38
    "나는 마음을 그리지 않는다. 표면을 그린다". 제스퍼 존스의 이 말이 독일의 철학자 칸트의 제자가 아닌가하는 착각을 줍니다. 그 어떤 화가도 이런 말을 한 것을 본적이 없어서 놀랬습니다. 역시 성조기를 주제로 그렸군요. 성조기는 표면을 그려서 부각시켜야 성조기임을 알수있듯이 그가 말한 마음을 그리지않고 표면을 그린다를 잘 이해했습니다.
    3살 때부터 그림에 관심이 있었다니 타고난 화가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런 그의 삶의 배경이 최고가의 그림값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91살의 현존하는 화가, 재스퍼 존스의 회고전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