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체(BiCE Cucina): 밀라노식 송아지 정강이찜 오쏘부꼬(Ossobuco)
밀라노 베아트리체 할머니의 100년 전통 레시피
비체(BiCE Cucina): 송아지 정강이찜 오쏘부꼬(Ossobuco)
맨해튼 미드타운 비체(BiCE)의 송아지 정강이찜 오쏘부꼬(Ossobuco)
한식엔 갈비찜이 있고, 자메이카엔 소꼬리찜(braised oxtail), 이탈리아엔 송아지 정강이찜 오쏘부꼬(Ossobuco)가 있다. 오쏘부꼬는 이탈리아어로 구멍이 난 뼈(bone with a hole)라는 뜻이다. 올 뉴욕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 '일 부코(Il Buco)'는 구멍/동굴 이야기였다. 구멍난 뼈 안엔 '가난한 이들의 푸아그라(foie gras)'로 불리우는 골수(bone marrow)가 일품이다. 사골 국물의 맛도 골수가 기여한다.
집에서 만든 오쏘부꼬와 폴렌타
오쏘부꼬는 조리에 최소한 2시간 이상이 걸리는 슬로우 푸드다. 송아지 정강이(veal shank)에 양파, 당근, 셀러리 등 야채, 육수(닭국물)와 화이트와인, 토마토 페이스트, 그리고 허브(로즈메리, 타임, 월계수잎 등) 등을 넣고 푹 고아야 부드러워진다. 이탈리아 요리를 잘 하는 친구가 집에서 여러번 만들었는데, 정말 긴 시간, 노동력, 그리고 정성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이 가성비가 좋은 셈이다.
Beef Cut Poster / VEAL OSSO BUCO(shank) from Lobel's
올 8월과 10월 레스토랑과 각종 이벤트 할인 쿠폰을 판매하는 펄스드(Pulsd, https://pulsd.com/new-york)에서 쿠폰을 구입한 후 맨해튼 레스토랑 비체(BICE)로 갔다. 비체는 이 오쏘부꼬를 잘 하는 레스토랑이다. 브롱스 아서애브뉴의 로베르토(Roberto's)도 맛있지만, 비체가 육질이 더 부드럽고, 풍미가 있었다. 펄스드에 비체의 2인용 3코스 디너와 와인 1병을 $89에 제공하는 쿠폰이 올라왔다. 뉴욕 레스토랑 위크의 3코스 디너가 $42인데, 와인 1병을 제공하므로 파격 할인이다. 펄스드에 따르면 원가는 $159이며, 44% 할인된 가격이라고 한다.
Pasta Primavera at BiCE
카네기홀과 MoMA 중간 지점쯤에 자리한 인근 비체(BiCE Cucina, 65 West 55th St.)는 기억이 아련했다. 생각해보니 9년 전 54스트릿에 있을 때 야채가 듬뿍 들어간 파스타 프리마베라(pasta primavera, spring pasta)와 티라미수를 맛있게 먹었던 식당이다. 아스파라거스, 완두, 페퍼가 들어간 건강식 파스타가 인상적이었다.
비체는 2014년 폐업했다가 5애브뉴 건너 1블럭 북쪽으로 이주해 다시 오픈했다. 그리고, 올해는 소호에 뉴욕 2호점을 열었다. 1926년 밀라노에 오픈한 비체는 플로리다에 3곳(팜비치, 올란도, 네이플스), 상하이와 듀바이, 도하에도 지점을 두고 있는 레스토랑 엠파이어다.
#미드타운 비체에서의 저녁식사 BiCE Cucina Midtown, August, 2021
BiCE Cucina Midtown
펄스드 쿠폰으로는 애피타이저 1, 앙트레 2, 디저트 1와 와인(레드 or 화이트)를 선택할 수 있었다. 애피타이저로 오징어 튀김(Fried Calamari)과 추가로 라자냐 볼로네즈(Lasagna Bolognese)를 시켰다. 칼라마리 튀김은 오징어 외에도 새우, 버섯, 호박이 몇개 들어갔는데 특별한 별미는 아니었다. 단지, 집에서 튀김을 잘 해먹지 않으므로 식당에서 주문하게 되는 메뉴다. 간 고기 소스를 넣고 구운 라자냐는 리틀 이태리의 델리 디 팔로(Di Palo's)나 메이시 백화점 6층 스텔라 34 트라토리아(Stella 34 Trattoria)의 4치즈 라자니아의 맛에는 못미쳤다.
Fried Calamari, shrimp, mushroom and zucchini, spicy tomato sauce $21
Lasagna Bolognese, classic layered pasta baked with meat sauce $25
와인은 토스카나산 레드와인 테누타 카스테아니(Tenuta Casteani)의 투리오네(Turione)를 주문했다. 산지오베제와 멀로의 블렌드로 체리향이 감돌았다. 투리오네는 카스테아니 와이너리에서 재배하는 아스파라거스의 싹이라고 한다. 마침 우리는 아스파라거스를 사이드디쉬로 시켰다.
Ossobuco alla Milanese, Slowly roasted veal shank, gremolata, saffron risotto $45/ Filetto, 8oz beef tenderloin, Barolo wine sauce, potato gratin, broccoli rabe $42
밀라노 스타일의 오쏘부코(Ossobuco alla Milanese)는 사프론 리조토(saffron risotto)가 둘러 싸고 있어서 언덕처럼 보였다. 오래 조리해서 부드럽고, 고소한 고기맛이 사프론 리조토와 어우러져 만족감을 주었다. 그런데, 메뉴에 설명된 파슬리 소스- 그레몰라타(gremolata)는 나오지 않았다.
필레미뇽은 부드러운 육질에 육즙이 흘렀다. 올 6월 김소희씨의 브루클린 레스토랑 게이즈&톨너(Gage&Tollner)에서 맛있게 먹었던 사이드디쉬 해쉬 브라운(butter roasted hash brown)이 '감자 그라탕(potato gratin)'으로 나왔는데, 이 또한 별미였다.
TIRAMISU, Mascarpone cheese, coffee tossed lady finger, cacao powder $12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는 디저트 메뉴 볼 필요도 없이 가장 좋아하는 티라미수를 시키게 된다. 역시 만족스러운 디저트였다. 티라미수는 커피향을 내며, 입에서 사르르르 녹는 맛이 그만이다.
집으로 돌아와 오쏘부코를 기억으로 음미하면서 다시 먹으러 가기 위해 펄스드의 쿠폰을 샀다. 이번에는 소호 점으로 구입했다.
#비체 소호에서의 저녁식사 BiCE Cucina SoHo, October, 2021
BiCE Cucina SoHo
비체 소호지점에 간 날은 할로윈 전야였다. 최근 오픈했고, 로케이션이 소호인 만큼 모던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다. 인근 스프링스트릿에서 퍼레이드가 시작되기 때문에 코스튬 파티하는 뉴요커들은 물론, 웨이터들도 분장한 모습이라 분위기가 경쾌했다. 우리는 쿠폰을 들고 갔고, 소호 타입의 멋진 젊은이들이 아니라 브루클린에 사는 중년 커플이라 얼른 먹고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서비스는 무척 빨랐고, 웨이터들은 매우 친절했다.
Alba, tomato sauce, mozzarella, wild mushrooms, truffle & porcini sauce $23/ Fried Calamari, shrimp, mushroom and zucchini, spicy tomato sauce $21
애피타이저로 시킨 알바 피자(Alba Pizza)는 야생버섯, 모짜렐라 치즈, 토마토 소스에 트러플(송로버섯)과 포치니 버섯 소스를 가미한 피자다. 우리가 2010년 토리노 여행 때 들렀던 트러플 특산지인 알바 이름을 땄다. 구수한 버섯의 맛이 은은하게 퍼지며, 반죽의 쫄깃한 맛이 별미다.
비체의 피자는 최근 이탈리아에서 유행한다는 '핀사 로마나(Pisa Romana)' 조리법을 활용했다. 로마 인근 시골 농민들의 레시피로 피자 반죽에 밀, 콩가루, 쌀가루에 물을 더 넣고, 소금은 덜 사용해 가볍고, 바삭한 크러스트를 만든다. 기존 피자 반죽에 비해 칼로리, 지방, 나트륨이 적은 건강식이라고 한다. 최근 뉴욕의 피자리아는 브루클린 디 팔로의 도메니코씨가 은퇴하시고, 루칼리의 피자 만들던 셰프가 바뀌어서 실망스러웠는데, 알바 피자로 입맛을 되찾았다.
메인 디쉬로 필자는 집에서 해먹기 어려운 생선구이 브란지노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분장한 웨이터에게 통 생선인지, 필레인지 물었더니 실망스럽게도 필레였다. 서양 사람들은 통째로 생선 굽는 것을 무서워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브란지노를 시켰다. 브란지노는 싱싱했고, 도톰한 살이 부드러웠다.
Branzino, thyme marinated & pan seared, potato cream gratinated, carrot ginger sauce $38
Ossobuco alla Milanese, Slowly roasted veal shank, gremolata, saffron risotto $45
친구가 다시 주문한 오쏘부코는 미드타운보다도 별미였다. 부드러운 육질이 감칠맛 있었고, 사프론 라이스도 촉촉하고, 감미로웠다. 미드타운점에 실종됐던 파슬리 소스(gremolata)가 얹어 나왔다.
할로윈 커스튬으로 변장한 주인장(라파엘 루게리씨)도 와서 인사를 했다. 새로 오픈했으니 예의상 테이블을 돌아다니는듯 했다. 오쏘부꼬가 맛있다고 했더니, 1926년 오픈한 밀라노 본점 할머니의 레시피라고 자랑스러워 했다. 레스토랑 이름은 할머니의 애칭 비체(Bice)를 땄다고 자랑스럽게 말해주었다.
디저트는 물론 티라미수! 하지만, 배가 불러 싸달라고 했다. 다음날 아침식사로 티라미수와 커피를 즐길 수 있었다.
비체는 미드타운보다는 소호점이 분위기도 맛도 탁월했다. 청구서는 달랐다. 미드타운 비체는 팁을 우리가 계산했지만, 소호점에선 원가의 20%가 포함되어 나왔다. 펄스드나 그루폰 등 식당 할인 쿠폰을 쓸 때는 할인가가 아니라 원가에 맞게 팁을 주는 것이 매너다. 서비스까지 디스카운트하면 안될 것이다.
할로윈 데이 전날 비체 소호점에서 주인장과 웨이터.
다음에 비체에 또 가게된다면, 비체 할머니의 별미라는 타즐리오니 랍스터(Taglioni Lobster), 라비올리 마쌀라(Ravioli Massala), 파파르델 알 텔레포노(Papardelle al Telefono)를 시도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비체 웹사이트에 따르면, 1926년 밀라노에서 시작된 비체(BiCE Ristorante) 북부 이탈리아 요리 전문 레스토랑으로 대표(라파엘 루게리, Raffaele Ruggeri)의 할머니 베아트리체 루게리(Beatrice Ruggeri)씨의 애칭 Bice에서 땄다고 한다. 1987년 54스트릿에 첫 비체가 오픈했으며, 이후 55스트릿으로 이주해 미드타운점이 되고, 올해 소호에 뉴욕 2호점을 열었다. https://www.bicemilano.it
BiCE Cucina - Midtown: 62 West 55th St.
BiCE Cucina - SoHo: 15 Watts St.
https://www.bicecucina.com
https://www.bicemilano.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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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2일 컬빗을 읽고 오쏘부꼬를 알았습니다. 또 터키에 어울리는 포도주들의 이름도 알았습니디.
이 칼럼을 읽어내려가면서 느꼈습니다. 컬빗의 독자가 아닌 사람도 꼭 들어와서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 솟구쳤습니다. 큰 교회같은 곳에서 이 칼럼의 내용을 강의를 해주셨으면하고 바랩니다. 이번 주말에 동생네 가서 오쏘부꼬를 얘기하면서 뽑낼려고 합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