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조앤 디디온(Joan Didion, 87) 별세
조앤 디디온 Joan Didion (1934-2021)
기자 정신, 허구의 상상력, 개인사의 조화
'마술적 사유의 한해'(2005) 전미도서상, '스타 탄생'(1976) 시나리오 작가
조카 그리핀 던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Joan Didion: The Center Will Not Hold'(2017)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소설가 중 한명인 조앤 디디온(Joan Didion)이 23일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디디온은 파킨슨병과 투병해왔다.
조앤 디디온은 1934년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태어나 5살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소녀 시절 닥치는대로 읽었으며, 특히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소설을 베껴 쓰면서 문장력을 길렀다. 1956년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영문과 재학시절 단편소설 초안을 패션잡지 마드모아젤에 제출해 객원 픽션 에디터로 선정됐다.
이듬해엔 보그(Vogue) 잡지의 수필 공모전에 1위로 당선됐지만, 부상인 파리 여행을 거절하는 대신 보그지 조사원으로 취직하게 된다. 보그지에서 7년간 에디터로 일하면서 가족의 해체를 다룬 첫 소설 'Run, River'(1963)를 출간했다. 1964년 타임(Time)지의 칼럼니스트 존 그레고리 던(John Gregory Dunn)과 결혼하며 캘리포니아로 돌아가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아 퀸타나 루를 입양했다.
조앤 디디온, 존 그레고리 던과 딸 퀸타나 루.
디디온과 던 부부는 1970년 알 파치노의 첫 주연작 'Panic in Needle Park'의 시나리오를 썼다. 디디온 자신의 두번째 소설 'Play It As It Lays'(1970)을 각색해 앤소니 퍼킨스와 튜즈데이 웰드 주연의 영화(1972)로 제작됐다. 1976년엔 '스타 탄생(A Star is Born)' 제임스 테일러와 칼리 사이먼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지만,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크리스 크리스토퍼슨 주연으로 제작되어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었다.
조앤 디디온은 기자, 소설가, 시나리오작가로 풍부한 스타일을 구축했다. 기존의 저널리즘을 거부하고, 문학적인 기법이 가미된 뉴 저널리즘 기법으로 자신의 개인적 감정과 기억을 투과하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었다. 1960-70년대의 시대정신을 독특하고, 개인적이며, 편집증적이며, 히스테리칼한 감성으로 담아낸다는 평가를 받았다.
1989년 딸과 함께 GAP, 2015년엔 셀린의 모델로 등장했다.
2003년 12월 비극이 시작됐다. 신혼 5개월째인 딸 퀸타나 루가 폐렴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중에 남편 존 그레고리 던(71)이 식탁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2년 후엔 퀸타나 루(39)가 췌장염을 사망하는 불행이 연달아 발생했다.
디디온은 남편과 딸의 죽음을 담은 넌픽션 '마술적 사유의 한 해(The Year of Magical Thinking, 2005)'을 출간했다. 이 작품으로 2005 디디온은 전미도서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2007년 브로드웨이 연극으로 각색되어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주연의 모노드라마로 공연됐다. 디디온은 2011년 딸의 죽음에 대한 회고록 '푸른 밤(Blue NIghts)'를 출간했다.
1989년 갭(GAP) 광고엔 딸 퀸타나 루와 함께, 2015년 셀린(Celine)의 광고 모델로 등장했다.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내셔널 휴머니티스 메달을 받았다. 2017년 조카 그리핀 던(Griffin Dunne)이 다큐멘터리 '조앤 디디온의 초상(Joan Didion: The Center Will Not Hold)'를 연출했다. 디디온은 젊은 시절 신경쇠약, 현기증, 다발성 경화증, 만성 편두통, 말년에는 파킨슨병에 시달려왔다.
*A Guide to Joan Didion’s Books, NYT
https://www.nytimes.com/2021/12/23/books/books-by-joan-didion.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