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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dez-Vous with French Cinema(3/3-13)

2022 프랑스 영화와의 랑데부 <1> 불(Fire/Both Sides of the Blade)

 

링컨센터의 프랑스 영화와의 랑데부(Rendez-Vous with French Cinema)가 3월 3일부터 13일까지 월터리드시어터에서 열린다. 올해로 27회를 맞는 이 영화제의 개막작은 거장 클레르 드니 감독, 줄리엣 비노쉬 주연의 멜로 드라마 '불(Fire)'로 개막하며, 1954년 자크 베커 감독, 장 가방 주연의 범죄 영화 '현금에 손대지 마라(Touchez pas au grisbi )'가 특별상영된다. 올 영화제엔 프랑스에서 제작된 신작 23편이 상영되며, 클레르 드니와 짐 자무쉬 감독 대화 시간도 마련된다. 

https://www.filmlinc.org/festivals/rendez-vous-with-french-cinema

 

 

두 남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줄리엣 비노슈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불(Fire /Both Sides of the Blad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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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by Claire Denis 예고편

https://youtu.be/jpcwOISr_Gw

 

제 27회 링컨센터 프랑스 영화와의 랑데부(Rendez-Vous with French Cinema) 개막작은 클레르 드니(Claire Denis, 75) 감독의 '불 /사랑과 결단성으로(Fire /Avec amour et acharnement)'다. 올 베를린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의 '소설가의 영화(The Novelist's Film, 심사위원대상)'와 함께 감독상(은곰상)을 받은 이 작품의 영어 제목은 '칼의 양쪽(Both Sides of the Blade)'이다. 

 

거장 아그네스 바르다(Agnes Varda, 1928-2019) 별세 이후 프랑스 영화계 최고의 여성감독 클레르 드니는 파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공무원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의 브루키나 파소, 카메룬, 세네갈 등지에서 살았다. 파리 영화학교 IDHEC에서 수학한 후 빔 벤더스의 '파리 텍사스'(1984), '베를린 천사의 시'(1986), 짐 자무쉬 감독의 '다운 바이 로'(1986) 의 조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희생'(1986)의 캐스팅 디렉터로 수련한 후 1988년 '초콜릿(Chocolat)'으로 감독 데뷔했다. 그후 로카르노영화제 황금표범상 수상작 '네네트와 보니(Nénette et Boni, 1996)'에 이어 '아름다운 직업(Beau Travail, 1999)'로 거장 대열에 올랐다. 2010년 뉴욕의 IFC센터, 2019년 BAM(브루클린아카데미오브뮤직)에서 회고전이 열렸다.

 

크리스틴 앙고(Christine Angot)의 소설 '인생의 전환점(Un tournant de la vie)'을 원작으로 한 클레르 드니의 신작 '불/사랑과 결단성으로/ 칼의 양쪽'은 3개 제목처럼 3각 관계를 다룬 멜로드라마다. 드니 감독의 콤비였던 그레고아르 콜랭과 최근 여러편 함께 작업한 줄리엣 비노슈, 그리고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티탄(Titane)'에서 중후한 연기를 보여준 뱅상 랭동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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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Both Sides of the Blade by Claire Denis

 

영화는 바닷가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라(줄리엣 비노슈 분)와 장(뱅상 랭동 분)의 로맨틱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카메라는 황홀한 물빛을 포착하고, 고적한 바다에서 이 중년 커플은 과도하게 애정을 표현한다. 제목이 '불(Fire)'인 만큼 관객은 언제 불(캐릭터)이 나타나 이들의 관계를 방해할지 궁금해진다. 이어 영화는 긴 터널로 넘어가며 미스테리가 시작된다. 기타, 첼로, 피아노로 스릴러를 방불케하는 영국 록밴드 틴더스틱스(Tindersticks)의 음악이 스토리의 전조로 그늘을 드리운다. 

 

파리의 지붕이 내려다보이는 고급 아파트에서 사는 사라는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진행자이며, 장은 럭비선수 출신으로 10년 수감됐던 전과자(*어떤 범죄인지는 영화 내내 알 수 없다)다. 팬데믹 중이라 마스크를 쓰고 방송사로 출근하던 사라는 어느날 젊은 여성과 오토바이를 타는 프랑소아(그레고아르 콜랭 분)을 발견한 후 불안감에 휩싸인다. 프랑소아는 전 애인으로 남편 장의 친구이기도 하다. 어느날 프랑소아가 장과 동업으로 스포츠 에이전시를 설립하면서 다시 사라의 삶에 프랑소아가 들어오게 된다. 그로부터 동면했던 과거의 열정이 되살아난다. 

 

Less is More. 드니 감독은 의도적으로 프랑소아의 대사와 장면을 최소한으로 보여주면서 관객은 물론, 사라의 갈망과 억압 심리를 극대화한다. 지금 사랑에 만족할지라도 옛 사랑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이 자라는 것을 억압할 수는 없다. 장은 전과자이기에 신용카드도 없고, 직장 잡기도 힘들다. 게다가 전처와 사이에 15세 혼혈 아이를 노모가 키우고 있기에 절실하게 프랑소아와의 동업이 필요한 것이다. 사라는 거리 두기를 팽팽하게 지탱하다가 결국 프랑소아와 재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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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ette Binoche and Claire Denis

 

이로써 사라와 장의 관계에 균열이 가기 시작하고, "입에 키스를 했어" "텍스트에 사랑한다고 했어"를 두고 싸움을 벌인다. 이 커플이 소리지르며 싸우는 장면은 노아 바움바크 감독의 '결혼 이야기(Marriage Story)'에서 아담 드라이버와 스칼렛 요한슨의 싸움보다 더 격렬하고 슬프다. 에릭 고티에르(Eric Gautier)의 카메라는 두 명배우의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담아낸다. 결국 사라의 운명은 욕조에서 해결된다. 불을 끄는 것은 물이다. 사라의 불같은 열정과 팽팽한 삼각관계가 어떻게 종지부를 찍을까?

 

영화 '불'은 거장 클레르 드니의 작품이지만, 불란서 영화답게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친절하지 않다. 사라(사라는 어떤 사건으로 프랑소아를 버리고, 장에게 갔나?)프랑소아의 현재(갑자기 나타난 이유), 장의 과거(무슨 사건으로 감옥에 갔나?)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관객에게는 미완의 영화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또한, 장의 어머니가 기르고 있는 혼혈아들의 캐릭터가 제대로 그려지지 못했다.

 

반면, 장과 현재 행복을 만끽했던 사라의 삶에 다시 등장한 프랑소아에 대한 감정이 과잉묘사되어 줄리엣 비노슈의 연기가 때때로 오버액션같다. 그리고, 틴더스틱스의 긴장감 넘치는 음악마저도 맥거핀 효과(*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고안한 장치로, 줄거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관객의 시선을 의도적으로 집중시켜 혼란이나 공포 등을 느끼도록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관객은 무슨 대단한 과거가 폭로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은 연극으로 각색되면 무대에서 불꽃튀는 캐릭터 연기를 볼 수 있을 작품이다. 원작자이자 클레르 드니 감독과 함께 시나리오를 각색한 크리스틴 앙고는  아버지에게 성폭해당한 자전적 소설 '근친상간(Incest, 1990)'로 화제가 됐으며, 희곡도 10편 발표했다. 앙고의 연극적 스킬이 영화로 옮겨진듯 하다. 3월 3일 오후 6시 30분 상영회에선 클레르 드니, 줄리엣 비노쉬, 뱅상 랭동이 영화를 소개한다. IFC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116분. 

Thursday, March 3, 6:30pm (Introduction by Claire Denis, Juliette Binoche, and Vincent Lindon),

Thursday, March 3, 9:15pm

 

Rendez-Vous with French Cinema

March 3-13, 2022

Walter Reade Theater (165 West. 65th St.)

https://www.filmlinc.org/festivals/rendez-vous-with-french-cin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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