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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New Directors /New Films 

사랑의 불 Fire of Love ★★★★

활화산에 몸바치다

 

*'Fire of Love' 안젤리카필름센터 개봉(7/7)

https://www.angelikafilmcenter.com/nyc/film/fire-of-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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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of Love directed by Sara Dosa2022 New Directors /New Films 

 

20여년 전 친구와 하와이 빅아일랜드섬을 여행할 때 그 스펙터클한 용암 분출을 눈앞에서 볼 수 있으리라 기대로 충만했다. 그러나, 그건 착각이었다. 아침 일찍 활화산 킬라우에아(Kilauea)로 장시간 운전해서 갔다. 멀리서 용암인듯  빨간 점이 보였는데, 아무리 가도 그 점의 크기가 변하지 않았다. 마침내 차를 세우고, 거대한 분화구(할레마우마우)에 압도당한 후 걷다보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검게 탄 바위들판이 펼쳐졌다. 수천년간 용암으로 생긴 지형이었다. 그 위를 걸으며, 빨간 용암을 찾아 헤맸지만 육안으로 볼 수 없어서 크게 실망했다. 그 용암은 바다로 흘러내려가는듯 했다. 용암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건 화산학자들(volcanologist)에게나 가능한 것이었다. 물론, 지금은 유튜브에도 많이 올라 있다. 

 

*The Volcano Watchers (1987)

https://youtu.be/xx6IOCC1n2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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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of Love directed by Sara Dosa2022 New Directors /New Films 

 

2022 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Film Society of Lincoln Center)와 뉴욕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신인감독 영화제 뉴디렉터, 뉴필름(New Director/ New Films, 4/20-5/1)'에 초청된 새라 도사(Sara Dosa) 감독의 '사랑의 불(Fire of Love)'은 전설적인 화산학자 부부 카티아와 모리스 크라프트(Katia and Maurice Krafft)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프랑스인 카티아 크라프트(Catherine Joséphine "Katia" Krafft, 1942-1991)와 모리스 크라프트(Maurice Paul Krafft, 1946-1991)는 알사스의 스트라스부르대학교에서 만나 세계 곳곳의 화산분출을 기록하고, 촬영해 방대한 영상자료를 남긴 후 1991년 6월 3일 일본 나가사키의 운젠(雲仙, Mount Unzen) 화산 폭발 때 숨을 거두었다.  화산학계의 수퍼스타였던 크라프트 부부는 미국인 화산학자 해리 글리켄(Harry Glicken), 기자, 소방관 등 41명과 함께 운젠의 화산쇄설류(火山碎屑流, Pyroclastic flow, 화산 폭발로 인해 가스, 화산재, 연기, 암석 등이 뒤섞인 구름이 고속으로 분출되는 현상) 속의 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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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6월 3일 일본 운센화산 폭발 장면. Fire of Love directed by Sara Dosa2022 New Directors /New Films 

 

사망 전 모리스 크라프트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화산에 가까이에 갔다가 죽어도 후회는 없어요. 두렵지 않아요. 23년간 많은 화산을 보았으니 내일 죽는다 해도 괜찮아요"라고 말했다. "내 꿈은 용암류 위에 카누를 타고 내려가 온도를 재고, 기록하는 것입니다. 어느 회사가 카누를 만들어준다면요. 하하...어떤 친구들은 저를 미쳤다고 하지요." 

 

그동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화산에 관한 다큐멘터리에서는 늘 카티아와 모리스 크라프트가 등장했다. 이들의 사망 후엔 '카스퍼 하우저의 수수께끼(The Enigma of Kaspar Hauser,1974)'와 '위대한 피츠카랄도( Fitzcarraldo, 1982)'의 독일 감독 베르너 헤르조크(Werner Herzog) 감독도 다큐멘터리 '지옥으로(Into the Inferno, 2016)'에서 이들을 비중있게 다룬 바 있다. 여성감독 새라 도사의 다큐멘터리 '사랑의 불'은 크라프트 부부의 화산에 대한 열렬한 사랑을 중심으로 펼쳐나간다. 

 

*Werner Herzog, Into the Inferno - Katia and Maurice Kraf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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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of Love directed by Sara Dosa2022 New Directors /New Films 

 

모리스는 7살 때 아버지와 이탈리아 섬 스트롬볼리(Stromboli) 화산을 본 후 매료되어 지질학자가 되었고, 카티아는 어려서 화산에 관한 사진과 자료들을 보다가 지구화학자가 되었다. 이들은 스트라스부르 대학교의 벤치에서 만나 1970년 결혼했다. 모리스와 카티아는 1967년 베트남전 반대 시위에 가담했지만, 인간애(humanity)에 대해 실망하고 지구상의 활화산을 돌며 화산학계의 선구자가 된다. 이 부부는 화산 탐사 여행비 마련을 위해 화산분출 장면을 촬영하기 시작했으며,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책을 썼다. 

 

도대체 무엇이 세상을 다시 만드는 것일까? 지구가 심장을 박동하는 이유는? 지구에 피를 흐르게하는 이유는? 이들은 지구의 미스테리를 찾아 나섰다. 대부분의 화산학자들은 분화를 직접 관찰하는 것을 두려워했지만, 카티아와 모리스는 가까이, 더 가까이로 다가가서 뜨거운 용암이 흐르는 광경을 카메라(카티아는 사진으로, 모리스는 비디오로)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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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of Love directed by Sara Dosa2022 New Directors /New Films 

 

이들은 화산 가스와 광물 샘플을 채취하고, 분화, 화산의 생성, 산성비, 화산재 구름 등의 영향을 기록했다. 카챠는 우주복같은 특수 복장과 헬멧 차림으로 용암 분출을 지척해서 관찰했으며, 모리스는 산성호수에 뗏목을 타고 자료를 수집했다. 이 부부에겐 아이도 없고, 화초조차 없다. 분화와 용암을 촬영하다가 언제라도 목숨이 달아나는 것을 각오했기 때문이다.       

 

세상엔 두개의 불이 있다고 한다. 하늘의 태양과 땅 속의 용암이다. 화산은 공포스럽지만, 아름답기도 하다. 심포니같고, 원자폭탄같고, 괴물같으며, 러시안 룰렛같다. 그러면서도 모리스에게 활화산은 친구같으며, 대화하는 기분이라고 한다. 카티아는 거대한 화산 앞에서 한없이 작은 존재감과 짧은 인생을 생각한다. 크라프트 부부는 활화산에 매혹되었고, 그 화산 속으로 영원히 들어가 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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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of Love directed by Sara Dosa2022 New Directors /New Films 

 

새라 도사 감독의 '사랑의 불'은 크라프트 부부의 아카이브 필름을 대거 활용하면서 애니메이션을 가미 리드미컬한 편집과 인터뷰를 통해 카티아와 모리스의 특별한 삶을 조명했다. 미란드 줄라이(Miranda July)의 소근거리는듯한 해설과 니콜라스 고딘(Nicolas Godin)의 때론 웅장하고, 때론 애잔한 음악이 흐른다. 할리우드 재난 영화는 스타 캐스팅, 허구의 스토리에 특수효과로 가공한 픽션이다. 크라프트 부부의 삶과 분화 및 용암 이미지들은 실제상황이라 더욱더 드라마틱한 것이 아이러니다.  93분. $13-$17내셔널지오그래픽다큐멘터리필름(National Geographic Documentary Films) 개봉 예정. 

 

Fire of Love directed by Sara Dosa

April 27 8:30 PM @MoMA Titus 1

April 28 6 PM @Walter Reade Theater

*Q&As with Sara Dosa on April 27 and 28

https://www.newdirectors.org/2022/films/fire-of-love

 

 

화산에 대해 궁금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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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lauea, Hawaii: 2018 Eruption and Summit Collapse  Photo: United States Geological Survey

https://www.nps.gov/havo/learn/nature/2018-eruption.htm

 

-현재 지구에서 분출하는 화산(활화산)의 수: 미지질학연구(USGS)에 따르면, 2021년 현재 세계에 잠재적인 활화산은 1,350개. 이중 현재 분출하는 활화산은 26개다.

-활화산이 많은 나라: 스미소니언협회에 의하면, 미국(161개), 일본(122), 인도네시아(121), 러시아(117), 칠레(92), 이디오피아(53), 파푸아뉴기니아(47), 필리핀(38), 멕시코(37), 아르헨티나(36)...

-현재 분출중인 주요 활화산: 미국(킬라우에아/하와이, 파블로프/알래스카, 그레이트 시트킨/알래스카, 세미소포키노이/알래스카), 일본(아이라, 수와노세지마) 등 48개 (*2022년 3월 17일 현재) 

-가장 오래된 활화산: 35만년 된 에트나산(Mount Etna,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유럽 최대의 화산이기도 하다. 

-화산폭발 사망자: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폭발로 9만2천명이 사망했다. 한편, 79년(AD) 이탈리아 베수비우스산 폭발로 폼페이 시민 3천360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됐다. 1792년 일본  나가사키의 운센 화산 폭발로는 츠나미가 겹쳐 1만5천여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1924년 하와이 킬라우에아 폭발 때는 단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용암(lava)의 온도: 지부 표면을 뚫고 나온 용암은 섭씨 700도-1,200도(화씨 1,300-2,200도)

-화산 테두리의 온도: 약 섭씨 500도(화씨 932도)

-태양과 용암, 무엇이 더 뜨거울까? 용암(lava)는 화씨 2,200도까지 올라가며, 태양은 그 5배에 달하는 화씨 10,000도.

-커피와 화산 커넥션: 케냐, 인도네시아, 하와이(모두 버락 오바마 커넥션!) 뿐만 아니라 자메이카, 이디오피아, 콜롬비아,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등 커피로 유명한 나라/섬은 여지없이 화산지대다. 화산 폭발시 분출된 입자(Tephra)와 암석파편 혼합물은 땅으로 떨어져 비옥한 화산토양을 생성한다. 화산토양 커피는 풍미가 깊고, 풍부하며, 산도가 낮고, 마무리가 부드럽다.     

 

*2022 뉴디렉터/뉴필름 라인업 

http://www.nyculturebeat.com/?mid=Film2&document_srl=4062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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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2.04.19 22:20
    모리스 크라프트와 카티아 크라프트 부부의 활화산에 몸을 바치다를 읽었습니다. 항상 어떤 사물이나 얘기를 자세하게 써주셔서 많이 배웁니다. 때로는 큰 여운으로 남습니다. 모리스와 카티아 부부의 활화산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렇게 똑같을 수 있을까가 의심이 갑니다. 49세 45세의 짧은생애를 살았지만 활화산에 대한 열정은 활화산과 같이 영원히 타오르고 있다고 믿습니다. 카누를 만들어 주면 카누를 타고 용암을 내려오고 싶다고 한말이 지워지지 않네요. 빗속의 사랑이나 해변가의 사랑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fire of love는 모리스와 카티아뿐일 것 같네요.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