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와 와인, 그리고 드라이브...핑거 레이크(Finger Lakes)의 봄
'호수와 와인' 핑거레이크의 봄
Finger Lakes, May 2016
성수기보다 비수기에 여행하는 것이 한가롭고, 쾌적하다.
여행객들이 본격적으로 몰리는 5월 말 메모리얼데이 연휴엔 북적거릴 핑거 레이크. 긴 긴 겨울 잠에서 벗어난 겨울 나무들이 기지개를 펴고, 호수에 비추어보려는듯 했다. 넉넉한 호수 세네카 레이크 변에 자리한 제네바의 두 호텔에 하룻밤씩 머물면서 바람 부는대로 발 길 닿는대로 와이너리를 돌아보았다.
*죽기 전에 가야할 세계 명소 <3> 핑거 레이크(Finger Lakes)
세네카 호수의 두 호텔: 제네바 온더 레이크 & 벨허스트 캐슬
# 제네바 온더 레이크(Geneva on the Lake) 호텔 뒷 마당에서 내려다 보이는 세네카 레이크(Seneca Lake). 가장 깊은 곳은 618ft. 평균 깊이는 291ft. 보트 타기도 무서울 듯. 아직은 겨울 나무가지들이 그린 드로잉이 정겹다.
# 제네바 온더 레이크에서의 하룻밤. 호텔의 뒷 모습. 이름은 스위스 스타일, 건축 양식은 이탈리안 르네상스 스타일. 이 지역에서 가장 우아한 편에 속하는 제네바 온더 레이크엔 시몬드 드 보봐르에서 폴 뉴만, 클린턴 부부까지 유명인사들이 머물다 갔다고.
# 제네바 온더 레이크의 뷔페 아침식사. 우아하고, 정갈하며, 서비스도 1급이다. http://www.genevaonthelake.com
# 벨허스트 캐슬(Belhurst Castle)에서의 하룻밤. 2년 전 묵었던 로마네스크 양식의 멋진 벨허스트는 세네카 레이크의 시원한 전망과 방 안에 벽난로와 자꾸지(월풀)이 있어서 좋았다. 이번에는 주차장과 호수 반반의 전망에 벽난로가 고장나는 불운을 겪었다. http://www.belhurst.com
# 벨허스트 캐슬의 레스토랑 에드가(Edgar). 결혼식 (피로연) 장소로도 인기있다.
# 벨허스트 캐슬의 아침식사. 베리(berry) 팬케이크를 주문했는데, 호두&바나나 팬케이크를 가져왔다. 며칠 전 로체스터의 호텔에서도 씨푸드 피자를 시켰는데, 화이트(치즈) 피자를 가져왔다. 내 영어가 문제인지, 웨이트레스의 기억력이 문제인지 알 수 없었다. 브루클린으로 돌아와 친구가 그리말디 피자리아에 '페페로니 피자'를 주문했지만, 페페로니를 빼먹었다고 덤으로 피자 한판을 더 얻어 먹었다. 아무래도 영어 발음 문제가 아니라, 요즘 스마트폰 등으로 식당에서 일하는 젊은 이들의 신경이 분산되어 생기는 일인듯 하다.
핑거레이크 와이너리
# 허만 J. 위머 비니야드(Herman J. Wiemer Vineyard)
핑거레이크의 톱 와이너리. 와인&스피릿 잡지가 세계 100대 와이너리로 선정한 명가로 리슬링이 특히 유명하다. 창업자 허만 J. 위머의 선조가 리슬링 명산지 독일의 모젤 계곡에서 300년 이상 와인을 생산해왔다. 2년 전 봄에 짓고 있는 시음장 건물이 완성되어 그 안에서 포도밭을 내다보며 시음할 수 있었다. 3962 Rte. 14 Dundee, NY 14837 http://wiemer.com
# 닥터 콘스탄틴 프랭크(Dr. Konstantin Frank's Vinifera Wine Cellars & Chateau Frank)
핑거레이크의 손가락 호수들을 끼고, 굽이굽이 찾아가야하는 키유카 레이크의 와이너리 10년 전쯤 바람부는 날 찾아갔던 곳이다. 식물학 박사 출신 콘스탄틴 프랭크가 설립한 이 와이너리는 ‘죽기 전에 가봐야할 1000곳’에 꼽힌 와이너리이기도 하다. 제 2의 레이블로 ‘사먼 런(Salmon Run)’도 출시하고 있다. 시음장을 큼직하게 만들어놓고, 와인 애호가들을 반기고 있었다. 9749 Middle Road, Hammondsport, NY www.drfrankwines.com
# 도메인 르세르 와이너리 Domaine Leseurre Winery
독일과 프랑스의 와인 메이커들이 핑거레이크의 잠재력에 희망을 건다. 키유카 레이크 인근의 신생 와이너리 도메인 르세르는 프랑스 샴페인 지역에서 6대로 와인을 제조해온 세바스찬 르세르씨가 2011년 오픈했다. 입구의 표지판(Sorti, 출구)부터 시음장, 기프트용품, 화장실까지 프렌치 액센트가 경쾌하지만, 르세르씨는 늪에 들어가도 좋을 긴 장화를 늘 신고 치열하게 일하며, 친절하게 와인을 설명해주는듯 하다. 13920 State Route 54, Hammondsport. https://domaineleseurre.com
# 쇼 비니야드 SHAW VINEYARD
어디나 컬트적인 인물들이 있다. 핑거 레이크에서 '미치광이 과학자'로 불리우는 스티브 쇼(Steve Shaw)의 와이너리는 평일이라 고요했다. 원색의 회화들에 둘러 싸여있고, 마일스 데이비스의 재즈 음악이 흐르는 갤러리&재즈바 분위기의 시음장에서 와인 메이커 스티브 쇼씨. Website: http://shawvineyard.com
# 케메터 와인 Kemmeter Wines
2년 전에도 몰랐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와이너리 입구 몇곳에서 '밴과 버스는 사절' 혹은 '예약 필수'라는 안내판이 눈에 띄였다. 인근 주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이곳저곳 흥청망청 떠들썩하게 시음하다 술취하는 고객들을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어떤 와이너리는 개인도 예약을 해야 했다.
케메터 와인는 닥터 콘스탄틴 프랭크와 유니온스퀘어 그린마켓에 나오는 안소니 로드(Anthony Road) 출신의 와인 메이커 요하네스 라인하트(Johannes Reinhardt)씨가 오픈한 신생 와이너리다. 독일에서 이민 온 라인하트씨는 이름을 묻더니 칠판에 적어놓고, 아주 친한 친구처럼 자신의 와인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부인은 인도네시아 출신으로 코넬대를 졸업한 과학자라고. 1030 Larzelere Road, Penn Yan https://www.kemmeterwines.com
# 핑거레이크 비너리 FLX Wienery
세네카 레이크의 FLX Wienery는 2년 전 막 신장개업했을 적에 들러 김치 핫도그를 맛보았던 식당이다. 소믈리에 출신 크리스토퍼 베이츠(Christopher Bates)와 이사벨 보가츠케(Isabel Bogadtke) 부부가 운영하는 힙한 비너리에서 이번에는 김치와 바비큐에 계란 후라이까지 낀 K-타운 버거도 시도했다. 배추를 갖은 재료와 함께 잘게 썰어 버무려서 거의 김장 속 같았는데, 어느 정도 신 맛이 소시지, 버거 패디와 잘 어우려졌다.
'My Girl" 'Cupid' 등 50-60년대 팝이 흐르기에 주저 앉아있고 싶었던 식당이다. 크리스토퍼 베이츠 셰프가 인터넷 레시피를 보고 만든 김치 한병($10)을 사와 간 돼지고기와 볶아 간편 비빔밥으로 해먹고 있다. FLX Wienery: 5090 State Route 14 | Dundee, NY 607.243.7100 http://www.flxwienery.com
# 유채꽃 밭. 제주도 유채꽃밭을 그립게 하는 들판. 봄은 봄이로소이다. 멀리서 보면, 로스코의 색면화. 닥터 콘스탄틴 프랭크로 가는 길.
# 뉴욕 와인 & 요리 센터 (New York Wine & Culinary Center)
로체스터에서 핑거레이크로 가는 길 자그마한 카난다이구아 레이크(Canandaigua Lake)의 뉴욕 와인 & 요리 센터는 다운타운의 황폐하기 일보 직전의 빈티지 건물들이 즐비한 메인 스트릿에 자리해 있다. 테이스팅 룸과 부티크(선물의 집), 위층엔 비스트로를 마련했다. 빈센트 반 고흐, 조지아 오키프, 모네 카피 회화를 전시 중인 비스트로. 800 South Main St. Canandaigua https://www.nywcc.com
# 아이스크림 콘 의자들
# 하몬스포트 Hammondsport, NY
키유카 레이크 닥터 콘스탄틴 프랭크 인근 인구 725명(2012)인 아담한 동네. 2012년 미국 10대 쿨한 작은 마을로 꼽혔다. 호수로 내려가면, 비치도 있다고. 아기자기한 숍들이 할리우드 세트, 장난감 도시같고, 정겹다.
*죽기 전에 가야할 세계 명소 <3> 핑거 레이크(Finger La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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