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푸아그라' 아구간(monkfish liver, 안키모) 레시피
못 생겨서 미안한 생선. 그러나 아낌없이 주는 생선.
한국에선 매콤한 아구찜과 아구탕으로 인기 있으며, 일본에선 아구간(안키모, ankimo)이 고급 요리로 평가된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오랫동안 버림받아온 생선.
하지만, 뉴욕의 미슐랭 3스타 '르 버나단(Le Bernadin)'의 에릭 리퍼트 셰프는 오래 전부터 미국인들이 버렸던 아구(monkfish)와 홍어(skate)를 메뉴에 올려왔다.
아구는 입도 간도 크다. 몸통의 65%가 머리. 대부분 꼬리 부분을 요리에 쓴다고.
아구는 미국에선 로피우스(Lophius)과에 속하는 생선으로 이름도 많다.
monkfish, frog-fish(개구리피시), sea-devils(바다의 악마), angelshark, goosefish(거위피시), monktails, angler, fishing frog, allmouth주둥이), molligut, abbot, lotte(롯데) 등등. 한국에선 아꾸, 망청어, 물꿩, 반성어, 귀임이, 꺽정이, 망챙어, 물텀벙이로도 불리운다.
아구는 못생긴데다가 입이 몸에 비해 크고, 간도 부운 녀석이다. 그러나, 맛은 좋다. 탱탱한 볼살, 담백한 몸살, 쫀듯쫀듯한 지느러미살, 고단백 간까지...
꼬리 부분의 쫄깃한 맛은 랍스터와 유사하지만, 값이 싸서 1980년대까지만 해도 '가난한 이들의 랍스터(poor man's lobster)로 불리웠다.
아구들의 합창
미국에선 메인주에서 노스캐롤라이나까지 동부 해안에서 잘 잡히며, 한국 연안을 비롯, 일본, 대만, 중국, 필리핀, 아프리카, 멕시코 등지에서도 분포한다. 크기도 천차만별. 5피트까지 되는 거대한 아구도 잡힌다.
아구는 입만 큰 것이 아니라 간도 크다. 큰 아구의 간은 15센티에 달하고, 무게는 1파운드까지 나간다. 클수록 맛도 좋으며, 한겨울의 아구는 한층 더 맛난다고 한다.
그러나, 한때 쓰레기 생선이었던 아구의 위상이 달라졌다.
근래 들어 아구의 꼬리와 간에 대한 국제적인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아구도 승격했다. 특히 아구간은 일본에서 귀한 안주요리로 각광을 받으면서, 바다의 '푸아 그라(fois gras,거위간)'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미국 일식당의 안키모 요리. 왼쪽 위부터 쿠라, 타노시, 니포리, 스시무라, 이자카야스시사케바, 이자나미. Photo: Yelp
아구의 영양가도 우수하다.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 중 타우린 성분은 간과 심장에 좋으며, 지느러미와 껍질은 피부에 좋은 콜라겐과 비타민 D가 풍부하다.
또, 아구간은 지방이 30%에 달한다. 비타민 A와 E가 풍부해 노화예방 효능이 있다. DHA와 EPA가 하루 권장 섭취량의 20배를 함유해서 동맥경화, 뇌졸중, 심장질환 등 성인병 예방, 치매, 당뇨병, 암 예방 효능이 있다. 그러나, 과다 섭취 시 호르몬 이상 등 과잉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쿠바이의 애피타이저. 시금치 무침(시금치, 국화, 표고버섯 샐러드 spinach, chrysanthemum and shiitake mushroom oshitashi)/아구 간요리(simmered monkfish liver with ginger)/우엉 황란 쇠고기 말이(burdock wrapped in beef topped with yolk)/간 새우 토핑 무조림(simmered daikon radish with minced shrimp)/식초 소스 고등어 튀김(deep-fried pike mackerel marinated in sweet and vinegar sauce)/가다랑어 양념 오징어(marinated squid in bonito insides).
일본에서 선술집에서 먹고 싶은 메뉴를 조사한 결과 아구간 요리(안키모)가 1위를 차지했으며, 2011년 CNN의 세계 최고음식 50가지 중 33위에 선정됐다.
Ankimo, simmered monkfish liver with ginger. 생강으로 양념해 찐 후 폰즈소스를 자작하게 담은 후 아구간 위에 잣을 올렸다.
아구간 요리를 처음 먹어본 곳은 지난해 11월 파크애브뉴 키타노 호텔 안 하쿠바이 식당.
가이사케와 사케 7 코스 디너에서 애피타이저(사키즈케)로 생강에 조린 아구간 요리(simmered monkfish liver with ginger)가 나왔는데, 부드럽고 고소하고 감칠맛이 푸아그라같았다.
여름의 브루클린보로홀 그린마켓 생선 벤더 아메리칸 씨푸드.
이번 겨울 동네 브루클린 보로홀 그린마켓에 토요일마다 나오는 생선 벤더 아메리칸 씨푸드(American Seafood)에서 아구간을 팔기 시작했다. 1파운드 가량 되는 큼직한 간을 사자 아주머니가 "아구간 어떻게 요리하냐?"고 물었다. 고객들이 종종 레시피를 묻는다면서 셰어해달라고 요청했다. 내가 요리사가 아니기에 다음에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특히 겨울철에 가장 맛이 좋다는 아구와 아구간을 사다가 두 차례 조리해봤다. 요리사는 파트너.
아구간 레시피 Recipe: Monkfish L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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