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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를 이해하는 33가지 코드

 

[들어가는 글]

뉴욕에서 한류를 목격하며

 

*Prologue: Witnessing Hallyu in New York <English version>

https://www.nyculturebeat.com/?mid=CulBooks&document_srl=4099854

 

‘고요한 아침의 나라’는 오늘 어떻게 세계를 뒤흔들게 되었나?

유럽과 북미 중심의 문화제국주의를 전복시키고 있는 한류!

조금 어질어질하지만, 참으로 신난 역동적인 한류 신드롬을 33가지 코드로 정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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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루프가든에서 몬 맨해튼 스카이라인. Photo: Sukie Park 

 

‘스탕달 신드롬(Stendhal Syndrome)’이라는 말이 있다. 역사적으로 유명하거나 뛰어난 예술작품을 보고 순간적으로 숨이 가빠지며 실신, 혼란, 환각 상태까지 이르는 증상이라고 한다. ‘피렌체 신드롬(Firenze/Florence Syndrome)’으로도 불린다. 필자도 예전에 레오나르도,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보티첼리의 작품이 모여 있는 피렌체 여행 중에 휘청거렸던 적이 있다. 

 

손가락 하나로 르네상스 미술, 고대 이집트 유물은 물론, 세상 돌아가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지털 시대. 뉴욕에서도 속속 한인들의 뉴스가 들려올 때 종종 어질어질해진다. BTS, 블랙핑크, 기생충, 미나리, 킹덤, 오징어 게임, 조성진, 임윤찬, 샌드라 오, 홍혜경, 김우경, 서희, 안주원, 이영진, 진은숙, 김은선, 데이비드 장, 코리 리, 아토믹스, 정관 스님……. “역사상 최초”, “최초의 여성”, “최초의 아시안”, “최초의 한인”, “최연소 우승자”……. 극동의 작은 한반도, 분단된 나라 대한민국의 자손들이 21세기에 불러일으키고 있는 ‘한류 신드롬(K-Wave Syndrome).’ 이 거대한 한류의 물결, 한국 문화 르네상스를 세계 문화의 중심지 뉴욕에서 목격할 수 있는 건 행운이었다.

 

1996년 초 서른세 살에 영화를 보며 1년간 살아보겠다는 무모한 열정만으로 뉴욕에 왔다. 우디 앨런의 영화로 친숙했던 ‘다민족의 샐러드볼’ 뉴욕은 ‘천국이라기보다는 낯선 도시’였다. 도로에서 현대차, 한적한 길에서 태권도장만 봐도 반가웠던 시절에 일상에서 부딪히는 언어장애, 문화장벽, 인종차별이 열정으로 가득 찼던 가슴을 싸늘하게 짓눌렀다. 이민 초기에 화병을 달지 않고 사는 한인이 몇 명이나 될까? 뉴욕은 ‘문화의 유토피아’였을 뿐이지, 새출발하는 이민자에게는 디스토피아로 빠질 우려가 도사린 위험한 도시이기도 했다.

 

세월은 쏜살처럼 달려갔다. 그동안 모국어로 글을 쓰며 ‘문화의 보물섬’ 뉴욕이 숨 가쁠 정도로 제공하는 다양한 예술을 접해왔다. 운이 좋았다. <뉴욕중앙일보>에서 문화담당 기자로 일하면서, 필자의 웹사이트 뉴욕컬처비트(www,NYCultureBeat.com)를 운영하며 뉴욕이 품어내는 수많은 엔도르핀과 비타민을 흡입할 수 있었다. 특히 한인 예술가들은 곳곳에서 놀라운 재능을 발휘했다. 한국에서 예전에 연예인들은 ‘딴따라’로 치부되었다. 오늘 그들은 K-팝을 비롯해 영화, 드라마, 클래식 음악, 오페라, 발레, 재즈, 문학, 미술, 뮤지컬, 연극, 게임, 웹툰 등등 K-문화라는 은하수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이제 K는 멋진 Korea를 의미하는 알파벳이 되었다. 마음 한 켠에 자리 잡았던 열등감은 어느새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으로 바뀌었다.

 

19세기 말 미국인 윌리엄 E. 그리피스에게 조선은 ‘은자의 나라(Corea, the Hermit Nation)’, 퍼시벌 로웰에겐 ‘고요한 아침의 나라(The Land of the Morning Calm)’였을지 모른다. 21세기 초 한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역동적이며, 한인들은 빛나는 재능을 만방에 떨치고 있다. 역동적인 한국, 빛나는 한국인들(Dynamic Korea, Sparkling Koreans)!

 

한국의 아웃사이더이자 뉴욕의 인사이더로서 용솟음치는 한류를 접하며 때때로 황홀한 스탕달 신드롬에 빠졌다. 2019년 12월 31일 타임스퀘어의 신년 행사에서 BTS가 공연하며 2020년을 열었다. 그리고 2월 9일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4개 부문상을 휩쓸었다. TV로 시상식을 보면서 흥분했다. 한국 영화감독이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한 영화 「기생충」이 세계인들을 매료시킨 것도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불타게 했지만, 시상식에서 봉 감독과 이미경 CJ 그룹 부회장의 소감도 감동적이었다. 한국인의 술 사랑, 비판 정신과 눈치와 재치가 담긴 뭉클한 장면이었다.

 

그러면 ‘한류(韓流, Hallyu, Korean Wave)’라는 용어는 누가 처음 사용했을까? 홍유선, 임대근 공저 논문 「용어 한류(韓流)의 유래 연구(A Study on the Derivation of Hallyu as a Term)」(2018)에 따르면, “경제 현상 용어 한류는 1997년 한국의 경제위기가 대만 경제에 영향을 끼친 현상을 한류(寒流)에 비유하여 유래했으며, 1997년 12월 12일 대만 <중국시보(中國時報)>에서 기원했다. 대중문화 용어 한류(韓流)는 대만 음반회사 군스창피엔(滾石唱片, Rock Records)의 야오펑췬(姚鳳群)이 한류(寒流)라는 발음에 착안하여 한국(韓國)과 조류(潮流)를 합성해 만들었다. 대중문화 용어로서의 한류는 1998년 12월 17일 대만의 신문 <연합만보(聯合晩報)>에서 처음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중국어권에서 최초의 K-팝 밴드 H.O.T. 신드롬이 일어나고, 아이돌 댄스 그룹과 한국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류도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퍼져나갔다.

 

 

K-팝, K-영화, K-드라마, K-골프, K-클래식, K-발레, K-푸드, K-게임, K-뷰티, K-패션, K-사우나, K-방역……. 한류, 그 허리케인을 목격하면서 한국인은 어떻게 세계 문화를 제패했는가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왜, 한인은 그토록 예술혼이 빼어났을까? 이 한류의 힘은 어디서 올까? 또한 한류에 앞서 특히 식료품점, 세탁업과 네일살롱 사업에서 성공을 거두어온 한인 이민자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우리 민족에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을까? 한국인과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코드는 무엇일까?

 

이 질문들은 결국 한국인은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를 돌아보는 화두였다. 우리 민족 고유의 한(恨)과 음주가무(飮酒歌舞)를 비롯해 빨리빨리, 눈치, 풍자와 해학, 저항정신, 한글, 백의민족, 전통놀이, 김치와 고추장, 비빔밥, 쇠젓가락, 보자기, 보따리, 보쌈, 그리고 유관순, 해녀와 박세리로 대표되는 강인한 여성……. 키워드(keyword)가 떠올랐다. 그 키워드는 한류를 해독하는 열쇠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국뽕(대한민국에 대한 환상에 도취되어 찬양만 하는 것)’에 빠지지 않기 위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CNN, <롤링스톤지>, <빌보드지> 등 이곳 언론은 한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점검해보았다. 그리고 BTS와 비틀스, 조선 르네상스의 세종대왕과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 판소리와 오페라, 싸이와 찰리 채플린,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과 한국의 ‘먹방’, 앤서니 보데인(Parts Unknown, CNN 음식 기행 프로그램 호스트)과 최불암 씨(「한국인의 밥상」, KBS), 「아메리칸 아이돌」과 「전국노래자랑」 등을 비교해보았다.

 

BTS, 「기생충」, 「오징어 게임」 외에도 한류에 공헌해온 수많은 한인에 주목하고 싶었다. 일찍이 비빔밥을 예찬했던 ‘비디오 아트의 대부’ 백남준은 물론, 이소룡(브루스 리)과 무하마드 알리 그리고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도한 ‘미국 태권도의 아버지’ 이준구 대사범, 토니상을 두 차례 수상한 브로드웨이 의상디자이너 윌라 김, ‘아시안 스탠드업 코미디의 대모’ 마거릿 조, <타임>지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두 번 오른 셰프 데이비드 장, 미국 주류 오페라 최초의 여성 음악감독 김은선(샌프란시스코 오페라), ABT 최초의 아시안 수석무용수 서희,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역사상 최초의 아시안 남녀 주연 소프라노 홍혜경과 테너 김우경, 골든글로브상 최초의 아시안 여우주연상 수상자 샌드라 오, 브로드웨이 첫 진출 아시안 여성 희곡작가 이영진……. 또 예술계에서 재능을 발휘해온 입양 한인도 기록해야 할 것 같았다. 이와 함께 100여 년 전에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과 잠재력을 발견한 노르베르트 베버 신부, 선교사 호머 헐버트, 스튜어트 컬린 큐레이터,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 소설가 펄 벅 등 서양인들의 놀라운 통찰력을 되새기고 싶었다.

 

 

금 한류라는 거대한 나무에 달린 풍성한 열매들은 옛날 옛적 우리 조상들이 뿌렸던 씨앗과 자양분으로 맺어진 셈이다. 우리의 그 뿌리 깊은 나무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어떨까. 『한류를 이해하는 33가지 코드』가 예쁜 화보집을 대치할 수 있는 커피 테이블 북이 된다면 좋겠다. 도란도란 둘러앉아 한국의 역사와 문화, 지금의 한류에 대해 이야기하며 필자가 간과한 코드와 열매들을 지적해주시면 더 좋겠다. 이 책은 완료형이 아니라 진행형이 되고 싶다.

 

『한류를 이해하는 33가지 코드』가 한국의 한인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살고 있는 한인과 2세, 3세, 그 후대에 한국인의 정체성, 잠재력, 그리고 자부심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단서들을 제공해줄 것이라고 감히 기대해본다. 지난 27년간 뉴욕에서 살아온 필자도 이 글쓰기를 통해 한국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더욱더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뿌리를 찾고 싶어하는 세계의 입양 한인들과 그 가족을 비롯해, 한인과 결혼한 타민족, 그리고 BTS 팬(ARMY)과 더불어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는 이 세상 모든 사람이 한 번쯤 궁금했던 ‘KOREA’와 ‘KOREAN’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영문판을 준비 중이다.

 

이 책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어둡고 긴 터널을 걸으며 매일매일 행복한 글쓰기의 결과물이다. 그 어둠 속에서 별처럼 총총 빛내주고, 영감을 준 수많은 한류의 주역과 조력자에게 책을 바친다. ‘뉴욕컬처비트’ 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격려와 성원 덕분에 칼럼 연재를 마칠 수 있었다. 그 칼럼들을 책으로 출간해주신 지성사의 이원중 대표님, 애써 편집해주신 출판사 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박숙희/ Suki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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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를 이해하는 33가지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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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OKSTORE US $48.60

https://kbookstore.com/catalog/product/view/_ignore_category/1/id/694563/s/33-9788978895323

 

-반디북스 Bandi Books US  $51.30

https://www.bandibookus.com/front/product/detailProduct.do?prodId=4461303

888-880-8622(Toll Free)

 

-고려서적 Koryo Books  $90-$100

맨해튼 212-564-1844/ 뉴저지 201-461-0008

 

*Buy Here <Korea>

-알라딘 Aladin  ₩40,500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18150433

 

 

[신간 안내] 한류를 이해하는 33가지 코드: 방탄소년단(BTS),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을 넘어서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Lounge2&document_srl=4097797

 

[NEW Book] '33Keys to Decoding the Korean Wave: Beyond BTS, Parasite and Squid Game'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Zoom&document_srl=4097451 

 

[Media Coverage] '33Keys to Decoding the Korean Wave: Beyond BTS, Parasite and Squid Game'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document_srl=4097755&mid=Lounge2

 

[서점 통신] 한류를 이해하는 33가지 코드: 출간 이후 

교보문고(반포 지점) 비치/ 알라딘 주간 베스트 인문-문화이론 부문 40위(6/13)/ 알라딘 첫 리뷰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Lounge2&document_srl=4098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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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3.07.04 16:32
    '한류 33 코드'는 아무리 얘기해도 그 가치를 다 나타낼 수 없습니다. 개인은 물론이고 학교 도서관과 공공 도서관에 비치돼서 대중들이 빌려 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한류 33 코드'가 내 서가를 빛내주고 있습니다.
    I am proud of this book.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