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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9) 강익중: 빗소리 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
詩 아닌 詩 (72) 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
Ik-Joong Kang, 빗소리가 따라왔다, 2023, 12 x 6 in, Oil Pastel on Paper
빗소리
가방을 머리에 이고
이태원 골목을 오르던 칠월
빗소리가 따라왔다
구멍 난 운동화를 신고
찌걱 거리며 다니던 칠월
빗소리가 따라왔다
청주 물난리 소식에
우암산으로 달려가던 칠월
빗소리가 따라왔다
한강철교 기적소리가
천둥으로 울리는 뉴욕의 칠월
그 빗소리가 여기까지 왔다
Ik-Joong Kang, 보고싶다, 2023, 6 x 6 in, Oil Pastel on Paper
미호천
보고 싶다는 말을
몇 번을 해야
볼 수 있을까
가고 싶다는 말을
몇 번을 해야
갈 수 있을까
안고 싶다는 말을
몇 번을 해야
안을 수 있을까
하늘이 또 구륵 구륵
미호천에 비를 뿌린다는데
책보자기 둘러메고 울 어머니 건너시던
Ik-Joong Kang, 하늘의 위로가 넘치시길 빕니다, 2023, 12 x 6 in, Oil Pastel on Paper
칠월의 불씨
바람이 분다
칠월 한구석에 불씨가 살아 있어
긴 햇살이 능선 위로 넘어갈 때
보였다 보이지 않는 몸짓
그대로 타버리면 안 되는데
그대로 지워지면 안 되는데
안타까운 조급함이 맥박으로 전해지고
수박색 노을이 긴 호흡을 몰아쉴 때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하늘의 위로가 넘치시길 빕니다".
이 이상의 말이 또 필요할가요?
작가님의 호가 '그냥'이듯이 그냥 빕니다.
보고싶다, 가고싶다, 안고싶다를 저도 그냥 되뇌일뿐 입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