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미의 알래스카 여행: 백야와 백설, 그리고 오로라
한여름 알래스카, 백야와 백설, 그리고 오로라
글, 사진: 진영미 Youngmi Jin
Midnight Sun in Alaska
알래스카에서 말로만 듣던 '백야'를 만날 수 있었다. 와!
해는 저녁 11시 20분경 지는데, 석류가 익어서 석류알을 밀어낸듯
석양빛은 앵커리지의 하늘을 황홀하게 수놓았다.
위도 48.5° 이상인 지역에서 여름 동안 밤에 밝아지는 백야(白夜),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주연 동명 영화도 있었지만, 러시아에서는 '하얀 밤(White Night)',
미국과 스칸디나비아 반도국 등지에선 '한밤중의 태양(Midnight Sun)'이라 부른다고 한다.
그리고, 진짜로 더 운이 좋으면 여름철에도 오로라를 만날수 있다고 하던데,
그런 행운은 가지지 못했다.
왠지 앵커리지하면 정겹게 느껴진다.
내가 미국에 올 때는 반드시 앵커리지를 경유해서 비행기가 왔었는데...
알래스카는 미국에서 가장 큰 주로 두번째로 넓은 텍사스보다 두배가 넘는 면적이다.
공기 좋고, 땅도 넓고, 나무도 많고, 왠 RV 차량이 이렇게 많이 다니는지
그곳에서 만난 두분은 은퇴 후 오하이오에서 2개월 머문 후 앵커리지까지 오셨다고 했다.
또, 경비행기도 많았다.
알래스카 주민 5명 중 1명은 경비행기 자격증을 갖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도로 표지판에는 "이곳이 아름다우니 쉬었다 가세요"라고 친절하게 안내한다.
"MOOSE 지나가는 길이니 조심하세요"
"자동차 5대가 함께 지나가면 않됩니다"라는 표지판도 뉴요커에게는 낯설다.
The Sound of Glacier
사방으로 크고 작은 산꼴짜기 마다 하얀 눈(白雪)이 덮여 있고,
언제부터였는지는 확실치 않는 세월의 빙하들이
자기가 지켜온 만년의 세월을 뽐내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그 만년의 세월을 만나 보려고 큰 배를 타고,
군용 트럭도 타고, 작은 배도 타고,
또, 걸어가 살며시 밟아 보기도 하면서
조심스럽게 다가가 만나기 시작했다.
어떤 빙하에 가까이 가면 시냇물 소리도 내고,
어떤 빙하에서는 고함 소리같기도 하고, 큰 노래 소리 같기도 하고,
어떻게 들으면 자기 가까이 오지 말라는
경고음 같기도 한 '쿵쿵 꽝꽝'하는 소리
햇살에 비친 빙하의 속살은 투명한 푸른빛으로 무척이나 신비롭고 아름답다.
그 아름다운 빛깔하고는 다르게, 빙하가 녹아 내린 물의 색은 회색빛에 푸른색을 띠고 있다.
빙하가 해가 다르게 녹아 내린긴 했어도
1년에 100피트 정도의 눈이 산 꼭대기에도 내린다고 하니,
아직 빙하를 보지 못한 사람들도
그렇게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로라를 보기 위하여 겨울에 다시 알래스카로 향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레인다.
진영미 Youngmi 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