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라 아일랜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영감 '마싸로 하우스' 투어 by 진영미(사진작가)
Wright Over Water
뉴욕주 페트라 아일랜드(Petra Island)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영감 '마싸로 하우스' 투어
진영미 Youngmi Jin/ Photographer
뉴욕의 6월은 바람으로 그리 덥게 느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6월의 마지막 주말 뉴욕 인근의 페트라 아일랜드(Petra/ Petre Island, 883 South Lake Blvd, Mahopac, NY)로 향했습니다.
페트라 아일랜드는 뉴욕시에서 북쪽으로 약 50마일 떨어진 푸트남카운티의 마호팩 레이크(Mahopac Lake)에 자리한 11에이커 규모의 섬입니다. 하트 모양의 이 섬이 특별한 이유는 맨해튼 구겐하임뮤지엄과 펜실베니아주 밀런의 낙수장(Fallingwater)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가 설계한 건물이 있다는 점입니다. 한채도 아니고, 본채 하나와 두채의 게스트용 별장입니다. 그런데,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재단은 진정한 라이트 작품으로 인정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페트라 아일랜드 전경 Photo: McDad Ltd/ Google Map/ 페트라 아일랜드 지도 @Google Map
저희도 처음엔 라이트가 설계한 주택이 있는 줄 알고 투어를 갔습니다. 알고 보니 조셉 마싸로(Joseph Massaro)씨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낙수장(Fallingwater)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섬 위의 예쁜 집 '라이트 오버 워터(Wright Over Water)'였습니다.
페트라 아일랜드는 여느 시골 마을처럼 작은 상점들, 호수가를 둘러싸고 예쁜 집들이 있고, 보트를 빌려 타고 호수에서 물놀이도 할 수 있는 섬입니다. 마싸로의 하우스 투어는 화, 수, 토요일 오전 9시, 11시, 오후 1시, 3시에 열리며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 비용은 150달러입니다. https://www.wrightoverwater.com/franklloydwright-tours
선착장에는 15명이 탈 수 있는 모터 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바라 마싸로씨가 표를 체크하고 남편 조 마싸로씨는 배 위에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낙수장을 보았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우리는 몇년 전에 보았고 감동이었다고 대답했지요. 페트라 아일랜드의 하우스 인테리어도 무척 기대가 된다고 물어보니, 가서 보면 알게될 것이라고...
마싸로 하우스는 배에서 멀리 볼 때는 펜실베니아 낙수장의 느낌이 그대로 다가 왔습니다. 그런데 15분 정도 후 마싸로 하우스 앞에 배가 도착했을 때 보니 많이 달랐습니다. 벽면도, 바닥도, 천장도, 유리창도.... 약간은 실망을 하면서 내 나름대로 비교 분석으로 즐거움을 찾아보자 하는 마음으로 투어를 했습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낙수장은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어 호흡을 같이 한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마싸로 하우스는 10에이커의 자그마한 섬에 낙수장에서 받은 영감으로 최대한 집안으로 자연을 데리고와서 지은 집인 것 같았습니다. 마싸로씨의 하우스는 호수에서 27피트 상공에 있고, 폴링워터보다 17피트 길다고 합니다. 게스트하우스는 오리지날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집입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페트라 아일랜드의 주인인 조와 바바라 마싸로씨가 꿈을 실현한 이야기입니다. 조 마싸로씨는 어릴 적부터 섬 하나 가지고 싶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조 아저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가 경영하는 주유소에서 일을 하다가 삼촌이 하는 배관 일을 하다가 수십번까지 직업을 바꾸어 가면서 열심히 일하고, 금속 공장(Elmsford Sheet Metal Works)을 창업해 성공했답니다.
조 아저씨는 섬(Island) 하나를 사서 그곳에 멋진 집을 지어서 살아 보고 싶다는 꿈같은 꿈을 현실로 만든 멋진 사람이지요. 그가 자란 곳에서 3마일 정도에 떨어져 있는 페트라 아일랜드를 염두에 두고 시간 날 때 마다 섬을 방문했지만, 아무도 만날 수가 없었답니다. 그런데, 어느날 섬 인근에서 배를 발견한 조 아저씨는 배를 타고 급하게 달려가서 섬 주인을 만나 "이 섬을 나에게 팔아라"고 했다고 합니다.
처음엔 시큰둥 하던 섬 주인에게 얼마를 주면 되겠냐고 물어보니 그는 캘리포니아서 비지니스를 하는데 급히 현금이 필요하다고 하더래요. 그래서 조 아저씨는 자신이 가진 돈 70만 달러와 집, 페트라 섬 하고 바꾸자고 제안했고, 그날 바로 성사되었다고 합니다. 1991년, 조 아저씨는 마침내 페트라 아일랜드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원래 페트라 아일랜드는 1949년 엔지니어 아메드 차흐루디(Ahmed Chahroudi)씨가 구입해서 83세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에게 저택 설계를 의뢰했습니다. 그러나, 차흐루디씨는 집 전체를 살 돈이 부족해서 계획을 축소, 라이트는 작은 별장을 지었습니다.
조 아저씨는 프랭크로이드라이트 재단으로부터 설계도가 담긴 작은 사진을 구입했고, 후에 차흐루드씨의 아들이 라이트의 오리지널 설계도 복사본을 조 아저씨에게 주었답니다. 그 3장의 설계도를 토대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전문 학자이자 건축가인 토마스 하인즈(Thomas Heinz)를 고용해 라이트의 원래 설계를 약간 수정해 현대화했습니다.
그리고, 엔지니어 리디아 우사토프스카(Lidia Wusatowska)의 도움으로 2008년 4년 걸려 집은 완공되었고, 천연 소재 사용에서 기하학적인 패턴까지 라이트의 스타일을 고수했습니다. 한겨울 공사할 때는 호수가 3피트까지 얼음이 얼어서 무거운 건축자재를 얼음 위로 운반했답니다.
건축디자인 전문지 '아키텍쳐럴 다이제스트(AD, Architectural Digest)와 허드슨밸리 웹진 타임스유니온(Times Union)에 따르면, 2017년 이 섬은 1천990만 달러에 매물로 나왔지만 팔리지 않았고, 2022년 다시 1천만 달러에 내놓았답니다.
다음 이 섬의 주인은 누가 될까요?
한 개인이 꿈을 이루는데는 큰 노력 뒤에 약간의 행운이 따라줘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라이트는 평생 약 450채의 건물을 설계했으며 그 중 380채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Wright Over Water
Petra Island Tours | Frank Lloyd Wright House
https://www.wrightoverwater.com
*진영미의 피츠버그 여행 (3)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설계 '폴링워터(Fallingwater, 낙수장/落水莊) 투어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Travel2&document_srl=3857638
*탄생 150주년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건물을 찾아서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document_srl=3585977&mid=Art2
페트라 아일랜드라는 섬이 근교에 있고, 독특한 건축물이 있고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다는 것도 진영미씨의 글을 통해 알았습니다. 작은 섬을 사서 디자인해 보고 싶은 꿈을 이룬 마싸로 부부가 부럽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