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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스타(시즈널, Seäsonal) 셰프의 쉴링(Schilling)

립타우어, 브러셀 스프라우트, 슈니첼, 애플 스트루덜, 베토벤 와인 

 

*쉴링 2024 여름 레스토랑 위크 메뉴 

https://www.schillingnyc.com/restaurant-week-summer-schillingn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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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링(Schilling)의 비엔나 슈니첼

 

맨해튼 월스트리트 증권가의 평일은 관광객들과 직장인들로 붐비지만, 저녁 무렵은 한가롭다. 주말은 월스트리트 브로드웨이의 고딕 양식 트리니티 교회가 무게 중심이 되어 더 더욱 고요한 것 같다. 최근 10여년간은 파이낸셜 디스트릭트의 많은 고층 건물들이 아파트로 개조되어 주민들도 많을 법하지만, 거리는 한산한 편이다.  

 

우리가 5월 중순 토요일 저녁식사를 한 곳은 월스트릿의 물질주의에 균형을 잡아주는 트리니티 교회(*사실 이 교회가 소유한 뉴욕시 부동산은 6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뒤편의 한 오스트리아 레스토랑 쉴링(Schilling, 109 Washington St.)이었다.   

식당 이름은 오스트리아의 옛 통화(현재는 유로화)인 실링에서 땄다. 금요일-토요일 저녁 와인 가격 50% 할인과 집에서는 만들어 먹기 힘든 튀김 요리, 비엔나 슈니첼(Schnitzel Viennese, 송아지 고기 커틀렛)에 끌려서였다. 지난해 3월 맨해튼 한인타운 인근 에이스 호텔 안 오스트리아 레스토랑 콜로만(Koloman, The Ace Hotel)에서 슈니첼, 굴라쉬와 애플 스트루덜을 맛보았다. 로어맨해튼의 오스트리아 식당 쉴링의 맛은 어떨까? 

 

우리는 2018년 가을 독일 와인지역인 모젤(Mosel) 주변을 여행하면서 트리텐하임(Trittenheim)이란 마을의 아담한 바인&타펠하우스(WEIN &TAFELHAUS/ Wine & Table House) 묵으며 호텔 소유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에서 오리지널 슈니첼을 맛보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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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인&타펠하우스의 저녁식사(사진 위 왼쪽부터) 식전빵과 하우스 메이드 사슴고기 소시지(venison sausage), 올리브 타페나드/ 야채로스트와 햄, 치즈 애피타이저/프리타텐수페. 비엔나 슈니첼, 감자 샐러드. <2018. 9>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탄생한 비엔나 슈니첼(Wiener schnitzel, pork cutlet)은 프랑스를 거쳐 일본으로 가서 돈까스/비프까스가 됐다. 비엔나 슈니첼은 송아지 고기를 4mm의 두께로 썰어 망치로 두드려 얇게 편 후 소금에 절여 밀가루, 달걀, 빵가루에 굴려 튀겨낸다. 레몬 한 조각이 얹어 나오며, 감자 샐러드와 제공된다. 송아지 안심을 얇게 저며서 빵가루를 입혀 튀긴 비엔나 슈니첼은 의자에 놓고 앉았을 때 바지에 기름이 묻어나지 않아야 잘 만든 것으로 간주된다는 설이 있다. 

 

돈까스처럼 소스가 뿌려지는 것이 아니라 레몬즙과 감자 샐러드와 함께 나왔다. 바인&터플하우스 셰프 알렉산더 우스(Alexander Oos)은 바삭하고, 고소하면서도, 기름지지 않고, 고기맛이 담백해 별미였다. 지중해 터치 독일/오스트리아 요리를 제공하는 바인&타펠하우스에서 애피타이저로 시킨 사슴고기 살라미는 소고기와 구분할 수 없었다. 슈니첼은 빵가루를 입혀 튀기기에 고기 송아지 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구별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을 이날 식사 후에 깨달았다. 

 

 

A Dinner at Schilling, N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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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타우어 Liptauer: Whipped Farmer’s Cheese, with Paprika and Mustard

 

애피타이저로 시킨 주황색 치즈 스프레드 립타우어(Liptauer)는 파프리카가 섞여 매콤 쌉살해 식욕을 돋구었다. 식전 빵을 버터에 발라 먹는 것보다 훨씬 건강하다. 지난번 모젤 여행 때 처음 먹어봤는데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헝가리에서 즐겨먹는다는 립타우어는 양젖 치즈, 사워크림, 버터를 섞은 후 양파, 파프리카, 겨자 등을 가미한다. 립타우어는 슬로바키아(구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지방 립토우(Liptov)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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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한 브러셀 스프라우트 Crispy Brussel Sprouts, Crispy, Lime Chile, Sesame Seeds

 

식당 메뉴에서 'grilled vegetable' 'roasted vegetable'을 보면 늘 주문하게 되는데, 건강식에 거의 실패할 우려가 없는기 때문인 것 같다. 쉴리의 브러셀 스프라우트는 굽거나 볶아서 라임/칠리 드레싱에 깨소금을 쳤다. 약간 짭조롬했지만, 매콤하고 감칠맛이 좋았고, 양도 푸짐했다. 조금 남겨 집에 가져와 다음날 점심에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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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슈니첼 Wiener Schnitzel Pork/ Veal 

Wiener Schnitzel  $32/ *Veal Offered at Market Price & Upon Request $45

Heritage Pork or Organic Chicken, Cucumber Dill Salad, Potato Salad, Lingonberry 

 

이날의 메인 요리는 슈니첼. 메뉴엔 Wiener Schnitzel  $32(헤리티지 왜지고기/ 유기농 닭고기)라고 있었다. 웨이트레스에는 송아지 고기 슈니첼도 있다고 말해주었다. 친구는 돼지고기 슈니첼(돈까스), 필자는 아무래도 정통 비엔나 슈니첼인 송아지 고기를 먹어야할 것 같아 가격이 훨씬 비쌌지만, 빌 슈니첼(Wiener Schnitzel Veal, $45)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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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니첼은 손바닥보다도 훨씬 큰 것이 두개씩 나왔다. 다른 웨이트레스가 Pork? Veal? 하더니 접시를 내려놓았다. 처음 내 접시의 커틀렛은 부드럽고, 담백, 고소해 송아지 고기의 맛이었다. 친구의 돼지고기 슈니첼을 한점 맛보았다. 돼지 특유의 맛이 느껴졌다. 약간 붉은 송아지와, 허연 색깔로도 구분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내 접시의 두번째 커틀렛은 아무래도 닭고기에 더 가까웠다. 혹시 돼지고기일수도 있다. 아무래도 처음 송아지 고기의 맛은 아니었다. 사실 빵가루를 입혀 튀긴 것이라 무엇이 송아지 고기인지, 무엇이 돼지 고기인지, 닭고기인지 알 길이 없었다. 

 

주문받았던 웨이트레스에게 물어보았고, 주방에 다녀온 그녀는 송아지와 돼지고기 접시가 바뀌었다고 했다. 주방에서도 고기에 빵가루를 입혀서 튀겨놓으면 헷갈릴 법하다. 어쨋거나, 송아지, 닭고기, 돼지고기를 구분하기 참 어려웠다. 그럴 바에야 13달러 더 비싼 Veal Schnitzel을 시킬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양도 두개, 곱배기였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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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와인 Mayer Am Pfarrplatz Wiener Gemischter Satz

 

비엔나 외곽 하일리겐슈타트의 마이어 암 파르플라츠 와이너리에서 양조된 게미슈터 사츠(Gemischter Satz)는 그뤼너 벨트리너(Grüner Veltliner), 리슬링(Riesling)과 로트기플러(Rotgipfler), 지어판들러(Zierfandler)라는 포도를 혼합한 화이트다. 배와 사과 향미에 상큼한 와인으로 튀긴 슈니첼과 잘 어우러졌다. 

 

병 뒤엔 마이어 암 파르플라츠 와이너리가 1683년 설립됐으며, 1817년 베토벤이 파르플라츠에 살 때 이 와인을 즐겼다고 설명하는 레이블이 부착되어 있다. 이 와이너리의 선술집 호이리게(Heuriger)는 '베토벤 하우스(Heuriger - Beethovenhaus)'로 불리우는데, 그가 교향곡 제 9번(합창)을 이곳에서 작곡한 것으로 알려졌다. Beethoven Viennese White도 양조하고 있다.

https://weingut-mayer-am.pfarrplatz.a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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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스트루덜 Apple Strudel  

Walnuts, Vanilla Sauce, Homemade Ice Cream, Whipped Cream

 

우리는 곱배기 슈니첼로 배가 너무 불러서 디저트를 생략하고 싶었다. 그런데, 웨이트레스가 접시 바뀐 실수를 보상하기 위해 디저트와 커피 등 음료를 서비스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래서 음료는 말고, 애플 스트루덜 하나 주문했다. 예전에 시즈널에서도 감탄했던 애플 스트루덜이 바닐라 아이스크림, 윕드 크림과 함께 나왔다. 바삭한 크러스트 안에 향그러운 사과의 맛. 나중에 보니 셰프가 비엔나에서 제과점을 했던 아버지를 사사했다고 한다. 별 다섯개를 주고 싶은 애플 스트루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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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f Eduard Frauneder https://www.schillingnyc.com

 

며칠 후 리뷰를 쓰기 위해 쉴링 홈페이지에서 셰프의 배경에 대해 찾아보았다. 에두아드 프라우네더(Eduard Frauneder) 셰프는 오스트리아 출신 최연소 미슐랭 스타를 받은 셰프 중 한명으로 카네기홀 인근 우리가 무척 좋아했지만 문을 닫아 아쉬웠던 오스트리아 레스토랑 시즈널(Seäsonal)의 셰프오너였다. 그가 파이낸셜 디스트릭트에 새 식당을 연줄은 몰랐다. 에두아드 프라우네더 셰프는 아버지가 소유한 비엔나의 베이커리에서 수련했으며, 비엔나요리학교(Vienna Culinary Institute)에서 요리와 레스토랑 경영을 배웠다. 

 

첫 레스토랑은 비엔나의 UN 본부에 자리한 비스트로 안드로메다(Bistro Andromeda)였고, 이후 영국 주재 오스트리아 대사의 수석 셰프를 거쳐 2001년 뉴욕의 UN 주재 독일 대표부 건물 안에 Private Delegates Dining Room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몇년 후 셰프 볼프강 반(Wolfgang Ban)과 함께 카네기홀 인근 58스트릿에 모던한 레스토랑 시즈널을 오픈, 2010년 미슐랭 1스타를 받았고, 자갓 가이드에서 25점, 뉴욕매거진의 '베스트 뉴레스토랑' 중 한곳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즈널에선 에스터 로더 가문의 아트 콜렉터로 메트뮤지엄에 입체파 작품 78점을 기부한 로날드 라우더도 식사하는 것을 목격했다. 시즈널은 몇년 후 문을 닫았고, 프라우네더 셰프는 로어맨해튼에 시골풍의 아늑한 쉴링을 오픈한 것이다.

 

우리가 좋아했던 그 시즈널의 셰프가 운영하는 쉴링은 시골풍의 인테리어가 아늑하다. 차가운 월스트릿 지역에 균형을 잡아주는듯 하다. 다음에는 슈니첼 한개, 그리고 독일식 에그누들 파스타 스파츨(Spätzle)을 시도할 겸 가봐야겠다. 해피아워(Happy Hour: 화-토요일, 4:30pm-6pm)엔 칵테일($12),  오스트리아 와인($10), 맥주(9)를 저렴하게 제공한다. 레스토랑 위크에도 참가하며, 금요일과 토요일 와인은 50% 할인하니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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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illing Restaurant & Bar

109 Washington Street

New York, NY-10006

https://www.schillingnyc.com

 

 

*오스트리아 의 맛 <1> 콜로만(Koloman): 비엔나 슈니첼, 굴라쉬, 애플 스트루덜, 2023

https://www.nyculturebeat.com/?mid=FoodDrink2&document_srl=4093973

 

*리슬링 명산지 모젤강변의 고요한 마을 트리텐하임(Trittenheim)

https://www.nyculturebeat.com/?mid=Travel2&document_srl=4042242

 

*뉴욕의 비밀 100 <24> 트리니티 교회(월스트릿)은 60억달러 부동산 재벌 

https://www.nyculturebeat.com/?mid=FunNY2&document_srl=4044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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