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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한림원(Swedish Academy)이 10월 10일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이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한인으로는 2000년 평화상을 탄 고 김대중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다. 

한림원 노벨위원회는 한강의 소설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for her intense poetic prose that confronts historical traumas and exposes the fragility of human life”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4000만원), 메달과 증서가 수여된다. 

 

 

소설가 한강 2024 노벨 문학상 수상

Han Kang: 2024 Nobel Prize Winner in Literature

Best known for "The Vegetarian," becomes the first writer from South Korea to receive this prestigious award.

https://www.nytimes.com/2024/10/10/arts/nobel-prize-literatur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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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Books <4> 채식주의자 The Vegetarian

누가 나무가 되어가는 영혜를 구원할 것인가?

 

뉴욕공립도서관 소장 도서 

 

"아내가 채식을 시작하기 전까지 나는 그녀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끌리지도 않았다...내가 그녀와 결혼한 것은 그녀에게 특별한 매력이 없는 것같이 특별한 단점도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평범한 가정주부 영혜는 어느 날 꿈에서 깨어나 냉동실의 고기와 엄마가 보내준 장어를 버리고 채식주의자(The Vegetarian)를 선언한다. 그것이 남편에게는 도전장이기도 했다. 또한 영혜 친정 식구들까지 가담해 영혜의 계회을 방해하고, 공격한다. 친정 아버지는 영혜의 뺨을 때리고 억지로 탕수육을 입에 쑤셔넣고, 영혜는 과도로 자해한다. 

 

2016년 한인 최초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한강(Han Kang)의 소설 '채식주의자'는 때로는 그로테스크한 호러같고, 초현실주의적인 꿈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이 소설은 냉정한 남편의 시점으로 묘사한 '채식주의자', 열정적인 형부의 관점으로 그린 '몽고반점', 그리고 침착한 언니의 시점으로 서술한 '나무 불꽃'의 연작 소설이다. 

 

영혜는 그저 평범한 전업주부였다. 남편의 잔인한 서술처럼 '크지도 작지도 앉고, 각질이 일어난 노르스름한 피부, 무개성의 옷차림' 등 무난한 여자였다. 그녀가 돌연 '채식주의자'를 선언하자 남편을 비롯한 친정식구들은 그녀를 반항아로 간주하며, 육식을 강요한다. 자신의 몸 안으로 집어넣는 행위인 지극히 개인적인 식사조차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여자의 비극이다. 가족에게 영혜의 '채식주의'의 주장은 곧 가족과 사회의 관습과 규칙을 위반하는 반란이다. 

 

결국 영혜의 '변신'은 가족의 위협이 된다. 남편은 이혼하고, 형부는 욕정의 대상으로 취급하고, 언니의 가정도 붕괴된다. 영혜 아버지가 베트남전 참전용사 출신의 가부장적인 인물이며 딸들이 어릴 적부터 폭력을 행사해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강은 폭군 아버지, 매정한 남편, 그리고 애욕에 휩싸인 형부에 둘러싸인 영혜를 통해 한국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의 위치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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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on Schiele (1890-1918), Four Trees, 1917, Oberes Belvedere, Vienna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The Metamorphosis, 1915)'에서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날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나 자신이 침대에서 흉칙한 모습의 갑충으로 변한 것을 알아챈다. '채식주의자'에서 영혜는 꿈 속에서 숲, 피가 흐르는 고깃 덩어리를 본 후 채식주의자가 되고, 급기야는 나무가 되고 싶어한다. 브래지어를 거부하는 영혜의 채식주의와 몽고반점은 초식성이며, 원초적이며, 순수함의 은유일 것이다. 반면, 가족의 육식주의는 문명 세계와 타락에 대한 메타포일 수도 있다.

 

보통 여자 영혜는 '채식주의자' 선언으로 가족과 대항하며 매우 강력한 힘을 갖는듯 하지만 서서히 죽어간다. 헨릭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A Doll's House, 1879)'에서 가정주부 노라는 자발적으로 집을 떠난다. 영혜는 병원에서 지내다가 구급차에 실려가며 아마도 숨을 거둘 것이다. 그녀는 사회적으로 추방된 인물이다. 

 

빈센트 반 고흐가 말년에 정신병원에 있을 때 사이프러스 나무에 집착했듯이(지금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서 특별전 'Van Gogh's Cypresses (5/22-8/27)'이 열리고 있다.) 영혜는 나무가 되고자 한다.

 

'채식주의자'의 표지는  오스트리아 화가 에곤 쉴레(Egon Schiele)의 풍경화 '4 그루의 나무(Four Trees, 1917)'이라는 점이 상징적이다. 쉴레가 28세로 죽기 1년 전 그린 이 그림은 밝은 태양과 산의 나무 4 그루가 묘사됐다. 왼쪽에서 두번째 나무는 병든 것처럼 앙상하다. 이 나무는 쉴레의 자화상일까? '채식주의자' 영혜처럼 보인다. 건장해 보이는 나무들은 남편, 형부, 언니일까?'채식주의자'는 뉴욕공립도서관에서 대여할 수 있다. 

 

채식주의자, 한강 저, 창작과비평사, 2007

THE VEGETARIAN By Han Kang, Translated by Deborah Smith, Hog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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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3.06.21 19:34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2018년도에 사서 읽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맨부커상을 한인 최초로 받았다는 것입니다.
    흥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재미가 있어서 몰입이 돼지도 않았는데 단숨에 다 읽었습니다. 그리고 몇 안되는 등장인물들이 마치 같은 아파트에 사는 옆집 이웃같은 감을 느꼈습니다. 이것이 이 책의 매력이구나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주인공인 영혜와 남편, 언니, 형부, 아버지, 이들이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있는 인물들이어서 공감이 갑니다. 소설 속 인물이라도 실감이 납니다. 엘레베이터에서 만나서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할것 같은 평범한 인물인데, 행동은 평범하지가 않아서 한손에 들고 내리 읽게 되나봅니다. 우연이지만 에곤 쉴러의 4그루 나무가 이책의 주인공들을 잘 묘사했네요.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