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크리스찬 마클레이의 '시계(The Clock)' MoMA 리바이벌
크리스찬 마클레이 ‘시계(The Clock)’가 다시 또 돌아왔다
November 10, 2024 - February 17, 2025 @The Museum of Modern Art
Photo: Christian Marclay, Coutesy Paula Cooper Gallery
뉴욕현대미술관(MoMA, Museum of Modern Art)이 2024년 11월 10일부터 2025년 2월 17일까지 크리스찬 마클레이의 영화 속 시계 24시간 비디오 몽타쥬 ‘시계(The Clock)’를 상영한다.
'시계'는 2011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시계’는 2012년 MoMA와 링컨센터에서 상영됐다. 크리스찬 마클레이는 할리우드에서 유럽, 한국 영화까지 세계의 영화와 TV 클립 1만2천여편 속의 시계 장면을 모아 24시간을 실제 시간과 일치하게 편집했다.
기차역의 시계에서 병원의 응급실, 은행강도들의 시계, 우아한 맨션 거실의 시계까지 시공을 초월하는 시계 몽타쥬는 영화, 사람들, 스토리뿐만 아니라 시계 디자인의 변천을 보여주는 진귀한 작품이다.
시계와 함께 하는 '시네마 파라디소'
1923년 할리우드 무성영화 '최후의 안전(Safety Last!)'도 '시계'에 등장한다. Photo: Hal Roach Studios
크리스찬 마클레이는 2011년 뉴스위크가 선정한 '오늘 가장 중요한 아티스트 톱 10'에서 2위에 오른 인물이며 올해엔 타임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100인'에도 뽑혔다.
마클레이가 그저 시간에 맞춘 장면들을 연이어 콜라쥬한 것은 아니다. 점프 컷 사이 사이에는 장소, 인물, 액션이 극적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 점이 '시계'를 단순한 비디오 콜라쥬가 아니라, 조각조각이 이어진 시간에 관한 서사시로 만든다.
Photo: Christian Marclay, Coutesy Paula Cooper Gallery
첫 번째 관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식스 센스’의 소년이 교실에서 교사에게 “그들은 여기서 사람들을 교수형에 처하곤 했어요”라는 말을 한 후 프랑스 영화의 기요틴 장면이 이어지고, 다음엔 중국 식당에서 북경오리 자르는 장면에 이어 카트리느 드뇌브가 장례식에 있는 장면으로 유연하게 흐른다.
두 번째에선 뉴욕을 배경으로 한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이 장대 담배를 피우며 파티 손님의 모자를 태우는 장면이 나온다. 다음엔 화가 장 미셸 바스퀴아의 전기 영화 ‘바스퀴아(Basquiat)’ 중 뉴욕 갤러리의 파티 장면으로 이어진다.
오후 2시 40분경,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이지만 괜찮아'에서 정신병동의 비(정지훈)가 "사이코!"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오후 7시-7시 30분 사이에 한국 영화의 한복집 여인의 모습도 삽입됐다. 박찬욱 ? 아니면 봉준호 감독의 영화였던 것 같다. 어떤 영화인지 가물가물하다. 다음에 어떤 영화가 나올지 모른다는 것, 예측 불가능한 비디오 콜라쥬의 '시계'의 매력이다.
Photo: Christian Marclay, Coutesy Paula Cooper Gallery
이 영화가 매혹적인 이유는 첫째, 현실의 시간과 영화 속 시간이 절묘하게 일치한다는 점이다. 즉, 오후 2시 35분을 가르키는 시계가 등장할 땐 실제 시간도 2시 35분이다.
영화는 시간과 공간이 농축된 예술이다. 물리적인 시간과 영화 속 시간이 일치한 영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게리 쿠퍼와 그레이스 켈리가 주연한 프레드 진네만 감독의 서부극 ‘하이 눈(High Noon, 1952)’이 있었다. 결혼식 후 보안관 뱃지를 반납한 게리 쿠퍼가 정오에 도착하는 악당들과 대결을 벌이는 최후의 대결을 1시간 30분 동안 담았다.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은 ‘엠파이어(Empire, 1964)’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8시간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찍은 이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시간의 흐름을 느끼도록 의도한 작품이었다. 3년 동안 1만여편의 영화를 찾아 편집해 24시간 리드미컬한 다큐를 만든 크리스찬 마클레이에 비하면, 앤디 워홀은 무척 게을러 보인다.
Photo: Christian Marclay, Coutesy Paula Cooper Gallery
둘째, 영화광이라면, 24시간짜리 마라톤 영화 뷔페를 놓칠 수 없다. ‘시계’는 24시간 마라톤 ‘시네마 파라디소(Cinema Paradiso)’다. 할리우드 영화는 물론, 프랑스, 스웨덴에서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까지 이 세상의 영화 속 시계 장면들이 몽타쥬로 보여진다. 화면은 컬러에서 흑백으로, 그레타 가르보에서 우디 알렌 식으로 점프 컷을 한다. 느와르에서 코미디로, SF에서 서부극으로 동서고금의 영화를 크로스컷했다. 음악으로 치자면 리믹스(remix)요, 음식으로 치자면 퓨전 혹은 비빔밥이다.
영화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특히 시계가 설정된 장면은 무언가 극적인 액션이 일어나는 장면이기 마련이다. 이런 장면에서 전설이 된 스타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다. 스물한살의 카트리느 드뇌브(리펄젼, Repulsion)과 50대의 드뇌브(내가 좋아하는 계절, My Favorite Season)이, 비행 청소년 역의 잭 니콜슨(Trhe Cry Baby Killer)과 은퇴하는 장년의 주름진 니콜슨(슈미츠에 관하여, About Schmidt)’이 믹스&매치된 콜라쥬다.
‘시계’는 편집의 묘미를 최대로 살린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초창기 러시아의 에이젠쉬타인과 푸도프킨 감독이 실험했던 몽타쥬의 미학이 전편에 흐른다. 즉, 무표정한 인물 클로즈업 이후 장면이 1)사과, 2)절벽의 차, 3)시체였을 때 그 인물은 1)먹고 싶다 2)불안하다 3)슬프다 등으로 해석된다는 것. 마클레이는 서로 다른 영화의 장면을 교묘하게 편집해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Photo: Christian Marclay, Coutesy Paula Cooper Gallery
셋째, 디자인에 관심 있는 이들은 반드시 봐야 할 작품이다. 클래식, 아르데코, 모던, 그리고 전자시계까지 100년 넘은 영화의 역사를 뛰어 넘는(시대극도 있으니) 시계 디자인의 역사도 시각적으로 음미할 수 있는 기회다.
넷째, 아무리 바빠도 언제든지 10분간 시간을 쪼개서 맛보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곧 중독될 것이다. 언제든지 잠시 들렀다가 토막 토막으로 즐겨도 무난한 영화 콜라쥬다.
다섯째, 시간에 대한 명상에 잠길 기회를 준다. 어느덧 마클레이가 조작한 시간의 바다에 빠져서 서서히 시간이라는 거대한 화두 속에 숨쉬고 있는 우리의 하루하루, 그리고 삶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할 여유의 싹이 틀 것이다.
여섯째, '시계' 관람은 무료다.
일곱째, 남녀노소에게 모두 어필하는 작품이다.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다.
크리스찬 마클레이의 작품 세계
크리스찬 마클레이 Christian Marclay
비디오 아티스트이자 작곡가이며 사운드 디자이너인 크리스찬 마클레이(Christian Marclay, 1955- )는 2012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시계(The Clock)' 전시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시계'는 할리우드, 유럽, 한국 등 세계의 영화 속의 시계 장면을 편집해 실제의 24시간과 일치하게 보여준다.
기차역의 시계부터, 병원의 응급실, 부잣집 거실의 시계, 은행강도들의 시계까지 시공을 초월한 24시간 시계 몽타쥬다. 시간은 스트레스의 원흉이 된다. 시간에 쫓겨 사는 우리들이 시간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때 더 행복하다. 마클레이는 어둠 속에서 24시간 물리적 시간 속에 뛰어들어 시간에 대해 명상하게 만든다.
백남준처럼 실험음악가이기도 한 크리스찬 마클레이는 2004년 미니애폴리스 워커아트센터(Walker Art Center)에서 연 전시 「Shake Rattle and Roll: Christian Marclay」에서 이 센터가 소장한 백남준, 요코 오노(Yoko Ono), 벤 보티에(Ben Vautier)와 조셉 보이스 등 플럭서스 작품 500여 점을 모아 제작한 16개의 비디오를 교향곡처럼 선보였다.
1955년 캘리포니아주 산 라파엘에서 태어난 크리스찬 마클레이의 아버지는 스위스계, 엄마는 미국인으로 제네바에서 성장했다. 제네바 고등미술학교와 보스턴의 매사추세츠 칼리지를 거쳐 뉴욕의 쿠퍼유니온을 졸업했다. 1970년대 쿠퍼 유니온 재학시절 조셉 보이스(Joseph Beuys)와 플럭서스 운동에 흥미를 보였으며, 존 케이지(John Cage), 백남준, 오노 요코(Yoko Ono), 비토 아콘치(Vito Acconci)의 영향을 받았다. 마클레이의 부인은 한국계 리디아 이(Lydia Yee)로 브롱스미술관 큐레이터를 지냈으며, 현재 런던 화이트채플 갤러리의 큐레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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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politan Nam June Paik was the 'The Pioneer of Video Art' and has influenced numerous contemporary artists including Joan Jonas, Bruce Nauman, Bill Viola, Tony Oursler, Christian Marclay, Doug Aitken, Pipilotti Rist, and the tragically killed Korean-American artist, Theresa Hak Kyung Cha whose work was shown at the 2022 Whitney Biennial.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Zoom&document_srl=411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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