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케리아 (Boqueria, NYC)

바르셀로나식 타파스 바에서 '해피 아워' 즐기기

 

001happyhour.jpg

소호 보퀘리아의 해피 아워. 토마토빵, 하몽 샌드위치와 카바 한잔.

 

2008년 크리스마스 무렵 바르셀로나(Barcelona)에 여행갔을 때 목적은 두가지였다.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i)의 건축물과 타파스(tapas).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La Sagrada Familia), 카사 바트요(Casa Batlló), 카사 밀라(Casa Milà), 구엘 공원(Palau Güell)을 구경하며 근처 타파스 바에 들러 스페인의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뉴욕에도 타파스 바가 많지만, 가장 좋아하는 곳은 보케리아(Boqueria)다. 스페인 여행 직후 소카랏 빠예야 바(Socarrat Paella Bar)과 함께 발견한 식당인데 어느새 소호, 어퍼이스트사이드, 타임스퀘어 지점도 생겼다.

 

한식의 반찬 사이즈, 서양식의 애피타이저 사이즈의 타파스(small plates)는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는 친절한 메뉴다. 요즘 고급 레스토랑에서 유행하는 테이스팅 메뉴(tasting)나 오마카세(Omakase)처럼 셰프가 묘기를 부린듯한 실험적이며 포토제닉한 눈요기의 비싼 음식에 비하면 소박하지만, 만족감을 준다.  

 

 

IMG_7642.jpg

2008년 바르셀로나 보퀘리아 시장 Pinotxo Bar의 주인 Juanito Bayén (1934-2023) 

 

11.jpg

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 안의 '마싯따', 2008

 

보케리아는 바르셀로나의 명물인 재래시장 보케리아(Mercado de San José de la Boquería)에서 이름을 땄다. 1200년대에 처음 언급되었다는 보퀘리아는 1470년대 돼지시장이 열렸고, 보퀘리아의 boc는 염소고기를 의미한다고 한다. 싱싱한 과일, 하몽(햄)에 명물 피노초 바 (Pinotxo Bar), 그리고 한식집 마싯따도 있었다. 보퀘리아의 떠들썩하고도 군침도는 분위기가 좋아서 타파스를 먹으러, 그냥 구경하러 여러번 들렀다.   

 

 

002.jpg

보케리아 타임스퀘어(왼쪽)/ 보케리아 소호

 

뉴욕의 보케리아는 게다가 더욱 더 친절하게 타파스가 할인되는 Happy Hour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소호점(171 Spring St.)과 타임스퀘어(260 West 49th St.)점 보케리에 가보았다. 소호점은 크로넛 열풍을 일으켰던 도미니크 안셀 베이커리(Dominique Ansel Bakery) 인근이며, 타임스퀘어점은 포트오소리티와 뉴욕타임스 건물 건너편에 자리해 있다.

 

 

003tapas.jpg

보케리아의 타파스: 위로부터 토르티야, 고추튀김/ 햄과 버섯 크로켓, 츄로스

  

타파스 메뉴에서 단순하지만, 꼭 주문하는 것이 토마토빵(빤 콘 토마테, PAN CON TOMATE)이다. 토스트한 빵에 올리브 오일을 바르고, 토마토와 마늘을 문지른 토마토빵이 믿어지지 않는 2불(레귤러 메뉴에선 8불)이다. 포르투갈식의 바칼라우(절인 대구) 크로켓을 없지만, 햄 크로켓(크로케타 데 하몬, CROQUETAS DE JAMÓN)과 트러플 맛이 가미된 버섯 크로켓(크로케타 데 세타스, CROQUETAS DE SETAS)은 6불. 세라노 햄과 만체코 치즈에 알리올리를 바른 하몽 샌드위치(보카디토 데 하몬, BOCADITO DE JAMÓN)는 9불, 세라노 햄, 부라타 치즈에 트러플 알리올리가 가미된 비키니 샌드위치(Bikini)는 8불. 스페인식 막대 도넛 츄로스(Churros)는 6불이다. 여기에 템프라니요(레드, 로제)나 베르데호(화이트) 혹은 상그리아나 카바(스파클링 와인)은 8-9불 내에 즐길 수 있다.  

 

 

IMG_1086.jpg

소호 보케리아의 마늘새우 요리 GAMBAS AL AJILLO

 

그러나, 스페인 식당에서 마늘새우 요리 감바스 알 아히요(GAMBAS AL AJILLO, $19.50)와 빠예야에 대한 식탐을 멈출 수는 없다. 그러면, 해피 아워의 소심한 즐거움 대신 대담하게 레귤러 메뉴에서 주문해본다. 소호 버퀘리아에선 해물 빠예야(PAELLA DE MARISCOS)를 작은 사이즈($29.50)도 있다. 스페인식 오믈렛 토르티야(Tortilla Española)와 고추튀김 피멘토(PIMIENTOS DE PADRÓN)도 우리가 좋아하는 메뉴다. 

 

 

IMG_6275.jpg

소호 보퀘리아의 해산물 빠예야 PAELLA DE MARISCOS

 

타임스퀘어 보케리아에선 뮤지컬 '선셋 대로(Sunset Boulevard)' 보기 전 1시간만에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극장 전 메뉴(Per-Theater Menu)도 제공한다. 첫 코스로 토마토빵이나 고추튀김 중 하나(테이블 당), 타파스 코스에선 타파스(1인당 선택 2, 새우/감바스 요리도 있다), 디저트로 츄로스나 오렌지 올리브 오일 케이크(1인당)으로 36불이다. 다음엔 극장 전 메뉴를 시도해봐야겠다. 

 

 

보케리아 해피아워 메뉴

 

#타파스

토마토빵 (PAN CON TOMATE, $2)/ 햄 크로켓 (CROQUETAS DE JAMÓN, $6)/ 버섯 크로켓 (CROQUETAS DE SETAS*, $6)/ 매콤한 감자 볶음 (PATATAS BRAVAS*, $6)/ 감자칩 (PATATINAS, $6)/ 하몬 샌드위치 (BOCADITO DE JAMÓN, $9)/ 미니 햄버거 슬라이더 (MINI HAMBURGUESA*, $12)/ 비키니 미니 샌드위치 (BIKINI*, $8)/ 츄로스 (CHURROS CLÁSICOS, $6)

 

#와인 VINOS WINE $9

WHITE: Verdejo ~ Manchuela/ ROSÉ: Tempranillo ~ Castilla y León/ RED: Tempranillo ~ Castilla y León/ SANGRÍA $8

 

 

BOQUERIA NYC 

UPPER EAST SIDE: 1460 SECOND AVE. 212-343-2227

w40 TIMES SQUARE: 260 WEST 40TH ST., 212.255.6047

FLATIRON: 53 WEST 19TH ST., 212.255.4160

SOHO: 171 SPRING ST. 212.343.4255

 

 

barcelona.jpg

 

 

바르셀로나의 타파스 메뉴 하이라이트 

 

-토마토빵(Pa amb tomaquet): 바르셀로나가 자리한 카탈루냐 지방의 대표 음식 중의 하나가 바로 토마토 빵(Pa amb tomaquet). 미국의 요리 전문지 ‘사부어’가 100대 음식에 제일 처음 소개한 것도 바로 토마토빵이었다. 프랑스의 바게트나 이탈리아의 치아바타 같은 빵을 세로로 잘라 올리브유를 치고 방울 토마토를 잘라 문지른 후 바닷 소금을 살짝 뿌려낸다. 심플하면서도 중독적인 빵이다. 바르셀로나의 '타파스24'에서 요리사가 방울 토마토를 문질러 토마토 빵을 만들고 있다. 뉴욕에선 토마토가 제철일 때 이탈리안 치아바타 빵을 썰어 올리브유를 바른 후 토마토를 문질러 소금을 뿌려 먹어 보았는데, 타파스 24의 맛을 낼 수 없었다. 

 

카탈루냐 지방과 인접한 지중해 연안 발렌시아 지방에선 매년 8월 마지막 수요일 토마토 축제 라 토마티나(La Tomatina)가 열린다. 온 동네 사람들이 빨갛게 익은 토마토를 던지며 ‘무혈 전쟁’을 치른다. 피 대신 토마토로 가짜 전쟁을 벌이는 정열의 민족이다. 

 

-아로스 네그레(Arros negre): 새우•조개•홍합 등 갖은 해물을 넣은 빠예야가 스페인의 국가대표 음식인 반면, 오징어 먹물로 밥을 지은 후 오징어살을 살짝 올려 빠예야팬에 서브하는 ‘먹물밥(black rice)’은 카탈루냐와 발렌시아 지방의 명물이다. 바닷 내음이 찐하게 배어 있어 깊은 맛을 낸다. 

 

-비키니(bikini): 투피스 수영복이 아니다. 햄과 치즈를 넣은 카탈루냐 스타일의 토스트 샌드위치. 부라타 치즈와 트러플 오일을 넣은 비키니 샌드위치와 프와그라를 넣은 햄버거 맥프와 버거(McFoie Burger)도 유명하다. 맨해튼 이스트빌리지에 ‘비키니스(Bikinis)’라는 타파스 바가 생겼다가 폐업했다. 

 

-몬제테스 앰 부티파라(Mongetes amb Botifarra): 돼지고기 소시지와 흰콩을 섞어 볶은 카탈루냐의 전통 요리.

 

-페스카이토 프리토(Pescaito Frito): 새우•정어리 등 해물 튀김. 바르셀로나의 타파스 바에서는 아티초크도 튀겨 내놓는다.

 

-파타스 브라바스(Patatas Bravas): 감자를 적당한 크기로 깍뚝 썰어서 매콤한 토마토 소스에 뿌려 낸다. 타파스 바의 인기 메뉴이지만, 미국 감자맛보다 못했다. 아무래도 감자조림과 프렌치 프라이 & 케첩에 익숙한 입맛에는 아쉬움이 남는 요리.

 

-파파스 아루가다스(Papas Arrugadas): 찐 알감자에 소금을 쳐서 고추 소스를 뿌린 것. 한국식 감자조림의 맛에는 못미친다. 

 

 

 

*바르셀로나 타파스 바 베스트 3: 타파스 24(Tapas 24), 퀴메 & 퀴메(Quimet & Quimet), 칼 펩(Cal Pep), 2008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Travel2&document_srl=3698754

 

*뉴욕은 지금 타파스 열풍 <1> 스페인 요리의 매혹, 2012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FoodDrink2&document_srl=2267958

 

*뉴욕은 지금 타파스 열풍 <2> 뉴욕의 타파스 바 & 레스토랑, 2012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document_srl=2466298&mid=FoodDrink2

 

*바르셀로나, 가우디의 건축에 취하다

https://www.nyculturebeat.com/index.php?mid=Travel2&document_srl=3679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