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벼룩시장 가이드: 첼시 앤틱가라지 + 헬스키친 플리마켓
보물(寶物)과 폐물(幣物) 사이로, 세월의 먼지 사이로
Flea Market Guide
*앤틱 가라지는 2014년 폐업했습니다.
주말 첼시의 주차장에서 열리는 '안틱 가라지(Antique Garage)'. 카트리느 드뇌브와 다이앤 키튼도 들렀던 벼룩시장. Photo: Sukie Park
‘골동품 복권(Antique Lottery)’라는 말이 있다, 벼룩시장에서 산 그림이 알고보니 피카소였다, 잭슨 폴락이었더라.
최근에도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한 여인이 2년 전 7달러에 산 그림이 르노아르의 세느강둑 풍경화로 판명됐다. 이 그림은 9월 29일 경매에 나올 예정이었는데, 볼티모어뮤지엄에서 도난당한 그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밝혀져 FBI가 조사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벼룩시장에서 어떤 이가 7불에 구입한 르노아르의 풍경화.
뉴욕의 아티스트들도 벼룩시장에서 영감을 얻고, 소재를 찾기도 했다.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을 비롯, 고 백남준씨도 벼룩시장 단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설치작가 강익중씨와 화가 변종곤씨도 벼룩시장과 중고서점을 즐겨찾는다고 밝힌 바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콩코드에 사는 화가 베스 피백씨는 벼룩시장에서 9달러99센트에 산 대형 유화의 물감을 씻어내고 캔버스로 쓰려했다. 그런데, 그림에 있는 이름을 인터넷으로 검색했더니 일리야 볼로토프스키라는, 마크 로스코와 당대의 이름난 화가였다. 소더비에 감정을 의뢰했더니 볼로토프스키의 추상화 ‘수직 다이아몬드(Vertical Diamond)’로 1만5000-2만 달러 가치가 있는 작품으로 감정됐다.
피백씨가 벼룩시장에서 $9.99에 산 일리야 볼로토프스키의 '수직 다이아몬드'.
할리우드 배우 다이앤 키튼과 프랑스 배우 카트린느 드누브도 뉴욕 방문 중 들렀던 명소. 뉴욕의 벼룩시장이다. 골동품 찾아다니는 앤티킹(antiquing)족도 있다. 첼시의 멋쟁이들도 고가구와 빈티지 의상을 찾아 그곳으로 간다. 영화광들은 향수의 포스터를 발견하고, 우연한 방문객도 무언가 손에 쥐고, 아니면 향수어린 빈티지 물건의 이미지를 담고 그곳을 떠나기 쉽다.
굳이 명화를 찾아서라기 보다도 이따금 벼룩시장에 가는 것은 수퍼마켓이나 백화점 가는 것과는 다른 즐거움이 있다.
세월에 바랜 물건들, 이젠 멸종 직전의 가정용품 그러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운치있는 물건을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날아가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벼룩시장의 벤더들도 개성이 강하다. 벼룩시장의 딜러들은 만물박사다. 성격파 배우를 방불케하는 얼굴에 아이템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으며, 대화와 흥정을 즐긴다.
앤틱 가라지(Antique Garage)
뉴욕한인회관과 같은 블록에 있는 벼룩시장. 1994년부터 첼시의 주차장 2개 층에서 열리기 시작한 앤틱 가라지엔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사인, 오도본 판화, 다이앤 아버스나 애니 르보비츠의 사진도 거쳐갔다.
마돈나의 1984년 데뷔 LP ‘Like a Virgin’에서 샤넬 빈티지 재킷, 에트로 파카, 버버리 핸드백, 3불짜리 액세서리, 별난 단추, 카페트, 아프리카 조각, 스위스제 손수건 등 무궁무진하다.
112 West 25th St.(6th & 7th Ave.) 토-일요일 오전 9시∼오후 5시. www.hellskitchenfleamarket.com.
앤틱 가라지 하이라이트
▶호빗 레어북스&프린츠=가라지 2층의 긴 테이블에 즐비한 판화, 드로잉 등과 고서적을 구비하고 있다. 딜러 아비
롤밴드는 건축, 지리, 자연사 등을 주제로 한 도서가 전문이다. 역사적인 지도, 혹은 오도본 같은 식물 판화는 액자로
만들어 집 안에 걸어놓아도 좋다. SP
▶바켈라이트&오션라이너 메모라빌리아=플라스틱 액세서리 ‘바켈라이트’ 컬렉션을 비롯해 프랑스산 쥬얼리에서
함선 ‘노르만디’ 안에 있었던 메뉴, 브로셔, 포스터, 핀, 엽서 등 원양어선 수집품 등을 판매한다.
▶오드볼 아메리카나=세트 디자이너들에게 인기있는 곳. 딜러 자넷 웨스트는 장난감, 도미노 등 카드게임, 가구,
장식용품 전문가다.
▶벵게이 디옵 아프리칸아트=뮤지엄급 아프리카 가면와 고미술품이 많다. 가봉, 말리, 나이지리아 등지에서 대양을
건너 온 고미술품이 50달러에서 최고 2만 달러까지 거래된다. SP
▶게리 릭버 포터리&카니발 글래스=골동품상 게릭 리퍼는 카니발, 노스우드, 펜턴 글래스 등 유리공예품을 취급한다.
▶루루의 빈티지 러블리=60, 70년대 빈티지 의상이 많다. 크리스천 디오르, 발렌티노나 버그도프 굿맨 등 고급 백화점 의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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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키친 플리마켓(Hell's Kitchen Flea Market)
포트오소리티 뒤 헬스키친에서 열리는 벼룩시장. 골동품, 빈티지 가정용품, 의류, 그림, 가구 등. 푸드트럭도 와서 먹거리와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첼시 안틱 가라지와 같은 계열로, 두 벼룩시장 왕복 셔틀 버스($1)도 운행한다.
39th St.(bet. 9th-10th Ave.) 토-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www.hellskitchenfleamark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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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키친엔 푸드트럭도 장을 선다. 사진은 만두 전문 '릭쇼 덤플링'. SP
♣벼룩시장 쇼핑 요령
1. 여러 벤더를 충분히 살펴보고, 흥미를 끄는 아이템의 가격을 비교해본다.
2. 문 닫을 시간에 가까워져서 가격을 흥정하라. 처음에 1/3로 깎아볼 것.
3. 현금이 좋다. 신용카드를 받지않는 벤더가 많다. 현금을 내면 세금을 받지 않으며, 잔돈을 준비하면 더 좋다.
4. 단골이 되면, 더 깎아 준다.
PBS
♣PBS 앤티크 로드쇼
미국인들의 골동품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엿볼 수 있는 TV쇼가 있다. PBS에서 방영되고 있는 인기 프로그램 ‘Antiques Roadshow’에선 각 지방마다 주민들이 오랜 세월 아끼어온, 혹은 창고에 방치해뒀던 물품을 가지고 나와 감정사들의 판정을 받는다. 이 보물찾기 순례에서 어떤 화병은 수만 달러에 달하고, 어느 인형은 수백불의 가치를 갖는다. 뉴욕에선 보기 힘든 시골 미국인들의 정감어린 얼굴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에미상 9회 후보에 올랐으며, 주간 1000여만명이 시청한다.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PBS(13) 방영. www.pbs.org/wgbh/roads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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