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에 대해 흥미로운 사실 10가지...모건라이브러리 100주기 특별전 'Franz Kafka'
FRANZ KAFKA
카프카에 대해 알아야할 사실 10가지
November 22, 2024–April 13, 2025
The Morgan Library & Museum, NYC
FRANZ KAFKA, The Morgan Library & Museum, NYC.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문학 비평가들은 그를 20세기 최고의 소설가 중 한명으로 평가한다. 부당하고 초현실적인 상황에서 관료 세력과 부딪히는 외로운 주인공,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인간의 실존적 불안, 소외, 죄책감, 부조리를 탐구한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해변의 카프카(Kafka on the Shore, 2002)'로 경의를 표했으며,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연극, 오페라, 무용 등이 무수히 제작됐다.
프란츠 카프카의 사망 100주기를 맞아 맨해튼 모건라이브러리&뮤지엄(The Morgan Library & Museum, 225 Madison Ave.)에서 특별전 'Franz Kafka'가 11월 22일부터 내년 4월 13일까지 열린다.
FRANZ KAFKA, The Morgan Library & Museum, NYC.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Franz Kafka' 전시엔 옥스포드대 보들리언 도서관이 소장한 원고, 편지, 일기, 사진 및 걸작 '변신( The Metamorphosis)'의 원본 원고 , 소설 '실종자 (Amerika)'와 '성(The Castle)'의 '굶주린 예술가(A Hunger Artist)'와 '가수 조세핀(Josephine the Singer)' 필사본, 그가 가장 막내 여동생 오틀라에게 보낸 편지와 엽서, 카프카의 드로잉, 히브리어를 공부하며 사용한 노트, 가족 사진, 건축 모형, 필름 클립 등과 앤디 워홀의 카프카 초상화 등이 선보인다. 살 로빈슨(Sal Robinson) 큐레이터가 전시를 기획했다.
카프카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프라하에서 유대인 사업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병약한 프란츠는 체코어보다는 독일어에 능통했으며 독서를 즐겼다. 법학을 전공한 후 노동보험 공단에서 조사관으로 일했다. 직장에 다니면서 밤마다 글을 쓰며 하룻 밤에 '변신'을 완성했다. 단편은 출간됐지만, '성', '실종자(아메리카)', '소송(심판)' 등 장편은 생전에 출간되지 않았다.
FRANZ KAFKA, The Morgan Library & Museum, NYC.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1924년 6월 3일 폐결핵으로 40세에 세상을 떠나면서 친구 막스 브로트(Max Brod)에게 자신의 원고를 모두 불태워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하지만, 브로트는 원고를 모두 보존해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재출판됐다. 여동생들은 나치 치하에서 홀로코스트의 희생자가 되어 가스실에서 숨졌다.
모건라이브러리 전시 특별 프로그램으로는 #패널 토론—카프카풍: 카프카에 대한 창의적 반응(1/9), #온라인 강연—벤자민 발린트: 카프카의 마지막 재판(2/5), #갤러리 투어—프란츠 카프카와 벤자민 발린트(Benjamin Balint, 2/5), #콘서트: Philip Glass의 변신(3/6), #강연—"Daylight at the Exit": 카프카를 번역하는 여성(Women Translating Kafka, 3/14), #강연—나흐마 산드로: 카프카와 방랑자(4/9) 등이 진행된다.
프란츠 카프카에 관해 알아야할 사실 10가지
FRANZ KAFKA, The Morgan Library & Museum, NYC.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권위적인 아버지 헤르만 카프카
모건라이브러리에선 카프카 가족이 살던 집의 모형을 전시하고 있다. 앞줄 왼쬭 끝이 부모의 방이었고, 그 옆 빨간색이 카프카의 방, 세번째가 거실이었다. 부모는 항상 프란츠의 방을 통해서 거실, 부엌, 밖으로 가야했다. 아버지를 두려워했던 프란츠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제례 도살자 가정에서 자란 아버지 헤르만 카프카는 후에 의류사업으로 돈을 벌었다. 그는 거대하고, 이기적이녀 횡포한 사업가였다. 카프카는 아버지를 "힘, 건강, 식욕, 큰 목소리, 웅변, 자기만족, 세상의 지배력, 인내, 임기응변, 인간 본성에 대한 지식 등 모든 결점과 약점이 있는, 그리고 당신의 기질과 때로는 당신의 급한 성격이 당신을 몰아넣는 모든 면에서 진정한 카프카"라고 묘사했다. 아들 프란츠는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Letter to His Father/ Brief an den Vater, 1919)'에서 드러난다. 카프카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냈지만, 엄마만 읽은 후 반송했다. 그의 아버지의 권위주의적이고 강압적인 성격으로 카프카의 자존감과 글쓰기에 영향을 미쳤다.
#절대적인 진실성
친구 막스 브로트에 따르면, 법률을 전공한 카프카는 거짓말을 하지 못했다. 항상 진실했으며, '절대적인 진실성(absolute truthfulness)'을 믿었다고 한다. 그러나, 고등학교 시절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했다고. 프란츠는 그리스어 교사의 가정부에게 뇌물을 주어 책상에서 시험지 사본을 훔치게 했으며, 좋은 점수를 받았다.
FRANZ KAFKA, The Morgan Library & Museum, NYC.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절친 막스 브로트와 문학서클
카프카는 프라하대에서 화학을 전공하다가 법학으로 전과한 후 평생 절친이 될 막스 브로트(Max Brod, 1884-1968)를 만나게 된다. 1902년 카프카는 같은 유대인 브로트가 독일학생회관에서 쇼펜하우어에 대한 강의를 한 후 말을 걸었다. 이후 이들은 거의 매일 만나며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브로트는 카프카가 만성적으로 자신의 글쓰기 재능에 대한 의심하는 것을 안심시켰으며, 작품 출판을 격려했다. 카프카가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도 브로트 덕분이다. 이들은 '친밀한 프라하 동아리'를 결성했다. 카프카는 특히 도스토예프스키, 플로베르, 고골, 괴테, 프란츠 그릴파르처(Franz Grillparzer),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Heinrich von Kleist)를 좋아했다.
#법대 졸업 후 보험회사 취직
1906년 카프카는 프라하 법대 졸업 후 보험회사에 취직했지만, 글쓰기에 집중할 수 없어서 이듬해 그만두었다. 이후 노동자재해 보험회사에 들어가 상해 노동자 보상을 조사하고 평가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을 맡았다. 이를 통해 안전보호장치가 결여된 열악한 공장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자주 접했다. 카프카는 상관들에게 인정받고, 오후 2시에 퇴근할 수 있었다. 덕분에 이후 시간을 글쓰기에 할애했다.
FRANZ KAFKA, The Morgan Library & Museum, NYC.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여행작가가 될뻔한 소설가
카프카에게 보험회사 일은 생활비를 벌기위한 수단이었다. 그와 막스 브로트는 부자가 되기를 꿈꾸며, 저예산으로 할수 있는 유럽 여행 가이드북을 쓸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위대한 소설가가 하마터면 여행 작가로 남을 수도 있었던 것.
#카프카의 여인들
키 5피트 9인치에 마른 체형이었던 카프카는 자존감이 낮았다고 한다. 사람들이 자신을 매력 없고, 혐오스럽게 여긴다고 믿었다. 종종 섹스가 더럽다고 생각했으며, 자신의 몸에 극도로 수줍어했고, 여성과의 관계에 대해 걱정하곤 했다. 그는 평생 결혼하지 않고 여자와의 관계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대신 끊임없이 매춘굴에 드나든 것으로 알려졌다.
카프카는 펠리체 바우어(Flice Bauer)와 두번 약혼했지만, 결혼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1912년 막스 브로트의 집을 방문한 카프카는 펠리체를 만났다. 막스 여동생의 남편이 펠리체의 사촌이었다. 카프카는 펠리체를 '튼튼한 턱' '거의 부러진 코' '노출된 목' '매력없는 머리카락' 등으로 표현했다. 펠리체에게 5년간 편지를 주고받으며 가끔 만났으며, 두번 약혼했다. 카프카는 그녀와 만난 직후 단 하룻밤에 '심판'을 썼으며, 그즈음에 '실종된 남자'와 '변신'도 집필 중이었다.
1920년경엔 호텔 청소부 줄리 보흐리제크와 세번째 약혼했지만, 결혼식을 올리지는 못했다. 카프카는 펠리체와 사귀는 동안엔 그녀의 친구 마르가레테와 바람을 피웠고, 줄리와 결혼 날짜를 정한 후에도 다른 여성을 만나고 다녔다고 한다. 이후 체코의 기자이자 작가 밀레나 예센스키, 죽기 전까지는 유치원 교사 도라 디아만트와도 사귀었다.
#사후 내 원고 불태워라
카프카는 1921년 결핵을 앓고 있을 때 유언장에 유언집행자인 친구 막스 브로트에게 자신이 사망한 후 미완성으로 남긴 모든 원고를 불태우라고 썼다. 그러나, 브로트는 1924년 카프카 사망 후 그의 유언을 따르지 않았다. 브로트는 카프카 생전에 더 유명한 작가였다. 브로트는 카프카의 작품이 공개되기 전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괴테와 톨스토이와 동등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브로트는 '심판'(The Trial/ Der Prozess, 1925), '성'(The Castle, 1926), '아메리카'(Amerika, 1927) 등을 출판하게 된다. 그는 1939년 독일이 체코를 침공하자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하면서 카프카의 원고, 일기, 스케치를 들고 갔다. 이후 이스라엘에서 작가, 작곡가, 기자로도 활동했다.
FRANZ KAFKA, The Morgan Library & Museum, NYC.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 '변신'의 갑충은 무엇?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침대에서 한 마리의 흉칙한 갑충으로 변해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One morning, when Gregor Samsa woke from troubled dreams, he found himself transformed in his bed into a horrible beetle/ vermin.)"
걸작 '변신(Metamorphosis/ Die Verwandlung1915)'의 첫 문장에서 '갑충'은 무엇일까? 번역가들은 똥 딱정벌레(dung-beetle), 딱정벌레(beetle), 해충(vermin) 등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카프카의 열혈팬인 러시아의 곤충학자이자 소설가(롤리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 1899-1977)는 생리학적으로 잠자는 똥 딱정벌레가 아니라 작은 날개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FRANZ KAFKA, The Morgan Library & Museum, NYC.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카프카의 마지막 말
1924년 베를린에서 찍은 프란츠 카프카의 여권 사진. 카프카는 1917년 처음 결핵 진단을 받았다. 말년에는 지속적인 기침으로 말을 할 수 없을 정도혔다. 때문에 식욕을 잃고, 식사할 때 고통을 야기했다. 말년에는 맥주처럼 칼로리가 많은 액체만 먹었다. 카프카의 사망 당시 체중은 99파운드에 불과했다.
카프카는 죽어가면서 의사에게 "나를 죽여주시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살인자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통증으로 모르핀을 요구했지만, 의사는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FRANZ KAFKA, The Morgan Library & Museum, NYC. Photo: Sukie Park/NYCultureBeat
#카프카적(Kafkaesque)이란?
그의 이름을 딴 형용사 '카프카적(Kafkaesque)'은 카프카 소설에 등장하는 이야기처럼 끔찍한 이미지에서 나온 악몽,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의미한다. 관료주의 앞에서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무력감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이다.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배경을 사용하며, 암울함에 직면하더라도 희망없이 노력하는 감각을 가진 인물이 등장한다. 카프카적 요소는 실존주의 문학을 넘어서 기괴하거나 비논리적인 상황을 가르킨다.
카프카적인 상황을 다룬 영화로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세입자(The Tenant, 1976)', 조셉 로지 감독, 알랭 들롱 주연 '미스터 클라인(Monsieur Klein, 1976)', 코엔 형제의 '바톤 핑크(Barton Fink, 1991)',와 TV 시리즈 '트와일라이트 존(The Twilight Zone}' 등이다.
*NYC 버킷 리스트: 아름다운 도서관, 모건 라이브러리&뮤지엄
*레오나르도 다 빈치 드로잉전@모건라이브러리, 2013
*아트 컬렉터 유진 V. 토오(1927-2018): 거장 드로잉 모건 라이브러리 기증
*NYCB Gallery <266> 모건라이브러리 토오 컬렉션 거장 드로잉전 하이라이트
*NYCB Gallery <202> 프랑수아 부셰 걸작, 테신 백작 컬렉션, 스웨덴국립박물관에서 온 보물
*NYCB Gallery <203> 렘브란트의 드로잉, 테신 백작 컬렉션, 스웨덴국립박물관에서 온 보물
*카프카의 '변신'에서 카루소의 '변신'으로, 2021
'변신'은 고등학교때 독일어 선생님이 꼭 읽으라고 강추하셔서 읽었습니다. 주인공이 갑각류의 커다란 벌레로 변해서 방에 있는 모습이 무서워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 무서움이 꽤 오래 지속됐었습니다. 이것도 소설인가?하고 카프카를 경멸까지 했습니다.
지금 컬빗을 통해 카프카를 재조명하게 됐습니다. 이 위대한 소설가의 전시가 열린다니 가보고 싶어집니다. 끝으로 카프카는 친구를 잘 만났습니다. 친구 막스 브로트가 없었으면 그의 소설이 사장될뻔 했습니다. 카프카가 자기의 원고를 다 불태워 달라고 한 유언을 지키지않고 갖고 있다가, 출판을 한 친구 브로트의 공을 높이 삽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