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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톤 임경택(조셉 림)씨가 2011 메트오페라 콩쿠르 우승 3년 후 1월 15일 카네기홀 와일리사이틀에서 콘서트를 연다.


*조셉 림 뉴욕 리사이틀 



Baritone Joseph Lim 

Interview(March, 19, 2011, JoongAng Ilbo, Korea)

임경택4.jpg Joseph Lim

소프라노 셋, 베이스바리톤 셋, 바리톤 하나와 베이스 하나.

지난 13일 링컨센터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제 58회 메트 콩쿠르(*공식 명칭: 내셔널카운실오디션 '그랜드파이널콘서트(National Council Auditions, Grand Finals Concert)')에 출연한 8인의 파이널리스트다. 

이들은 2010년 미국과 캐나다 14개 지구에서 1500여명과의 목소리와 연기 경쟁을 뚫고 무대에 오른 영광의 얼굴들. 20대 성악가들에겐 든든한 출사표가 될 우승자 5인에 한인 바리톤 임경택(28*미국이름 조셉 림 Joseph Lim)씨의 이름이 불리워졌다. 메트 하우스를 가득 메운 청중은 한국 출신 신인 성악가에게 우레같은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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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콩쿠르 공동 우승자 미셸 존슨(왼쪽부터),  필립 슬라이, 미셸 존슨, 라이언 스피도 그린, 조셉 바론.
 
임경택씨는 콘서트 제 1부에서 '피가로의 결혼' 제 3막 중 알마비바 백작의 아리아 '벌써 이긴 셈이다'를, 제 2부에선 '이고르 왕자' 중 이고르의 아리아를 우아하고 극적인 음색과 세련된 매너로 불렀다.

뉴욕타임스의 비평가 안소니 토마시니는 임씨에 대해 "다소 작은 스케일로 백작의 아리아를 우아하게 불렀으며, '이고르'의 아리아'에선 열정과 깊이를 보여주었다"고 평했다. 토마시니는 임씨 외에 우승자인 미셸 존슨(소프라노)과 바리톤 라이언 스피도 그린, 조셉 바론에 대해선 심사위원단과 동의했다. 하지만, "필립 슬라이(베이스 바리톤) 대신 디아나 브라이윅(소프라노)를 뽑는 것이 더 합리적이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메트 콩쿠르 출신 성악가로는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 데보라 보이트, 홍혜경씨와 메조소프라노 수잔 그레이함, 테너 매튜 폴렌자니, 바리톤 네이탄 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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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쿠르 후 메트오페라 하우스 무대에서 파이널리스트 8인과 사회자인 메조 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오른쪽에서 다섯번째), 게스트 테너 로렌스 브라운리(오른쪽에서 여섯번째)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임씨는 USC 손톤음대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고 졸업했다. 2008년 팜스프링스오페라길드 성악 콩쿠르에서 우승했으며, 마릴린혼 성악콩쿠르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임씨의 데뷔작은 2008년 서울시오페라단의 '돈 조반니'에서 타이틀 롤이다.

임씨는 4월 거주지를 LA에서 시카고로 옮긴다. 시카고릴릭오페라의 레지던트 아티스트로 합류해 2011~12 시즌 '호프만의 이야기''보리스 고두노프''코지 판 투테'에 출연할 예정이다.

조셉 림을 기억하라. 그는 오페라 무대에서 주눅들지 않을 만한 181cm의 키에, 배우 못지 않은 수려한 마스크와 자연스러운 매너. 러시아 출신 스타 바리톤 드미트리 호보로스토프스키 만큼이나 여성 오페라애호가들을 사로잡을만한 스타 파워를 갖추고 있다.


Joseph Lim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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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쿠르 후 리셉션에서 피터 겔브(오른쪽 끝) 메트오페라 단장이 우승자들과 샴페인으로 축하하고 있다. 


 -우승 소감은
임경택: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너무너무 기쁘다. 북미 최고 권위의 오디션에서 우승한 것이 너무나도 기쁘다. 특히 메트오페라 메인 스테이지에서 메트오케스트라와 같이 연주할 수 있었다는것은 너무나도 영광스러운 일이다."

 -선곡 과정은.
임경택: "뉴욕에 준결선 오디션하러 왔을 때 아리아 리스트 4곡을 제출했다. 최종 결선에서 부를 곡은 준결선이 끝난 다음 날 지휘자, 오디션 회장과 코칭 세션에서 상의한 후 결정했다."

 (임씨는 첫 노래로 '피가로의 결혼' 중 '벌써 이긴 셈이다'를 불렀다. 3800석을 가득 메운 객석엔 응원단도 많았다. '아메리칸 아이돌'의 스타로 영화 '드림걸스'에 출연했던 제니퍼 허드슨을 연상시키는 흑인 소프라노 미셸 존슨, 거구에 코믹한 매너의 흑인 베이스바리톤 라이언 스피도 그린은 특히나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다.)

 -인터미션에 긴장했겠다. 무슨 생각을 했나.
임경택: "특별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다만 처음 지역 예선할 때부터 큰 욕심 없이 도전하는 마음이었다. 그저 이런 자리에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고 기쁠 따름이었다."

-콩쿠르에 테너도 메조 소프라노도 없었다. 바리톤 경쟁이 특히 치열했는데.
임경택: "맞다. 유독 이번 오디션엔 바리톤, 베이스 등 저음 가수가 많았다. 그래도 최대한 남들 신경쓰지 않고 내 노래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임경택-메트1.jpg 조셉 림

-대부분 남성 파이널리스트들이 턱시도에 보타이 차림이었다. 의상은 어떻게 결정했나.
임경택: "본래 메트 측에서 파이널에 검은 타이를 착용한 턱시도를 요구했었다. 하지만 난 항상 연주 때 일반 턱시도보다 차이나칼라 스타일의 옷을 즐겨 입어왔다. 메트 측에서도 옷을 보고 '좋다'고 해서 그대로 입게 됐다."

 -파이널리스트 8인 중 유일한 아시안이었다. 모두 미국과 캐나다 출신이다. 부담이 있었나.
임경택: "외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성악가들의 고민이 아닐까. 항상 어느 오디션이나 콩쿠르, 음악회 등을 할 때 나 혼자 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다소 소극적이 되고, 주눅도 드는 경우가 많았었다. 시간이 흐르고 보니 결국 피부색, 머리색 보다는 노래로 그들에게 뒤지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었다. 이번 오디션에서도 나머지 7명의 참가자들 그리고 메트 관계자들과 더욱 가까워지기 위해서 노력했다."

-서부지역 LA에서도 응원단이 왔는데.
임경택: "서부 지역에서 저를 응원해주기 위해 50여명이 오셨다. 정말 너무 고마우신 분들이다. 그분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없었더라면 내가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리셉션 후 이분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소프라노인 엄마(58*이영우씨)와 누이(32*임수주씨)도 보러 왔다. 
임경택: "어머니와 누님 모두 성악을 하신다. 아버지 또한 굉장한 클래식 애호가로 대중음악은 듣지 않으셨다. 자연스레 어렸을 적부터클래식 음악을 접했다. 어머니는 선화예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시고 누님은 유럽에서 오래 공부한 후 활동 중이다. 이런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신 부모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임경택5-all-in-the-family.jpg 성악가 가족 
 -어머님과 누이는 성악 선배로서 어떤 조언을 했나.
임경택:  "어머니께선 항상 '침착하게,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는 말씀을 하셨다. 누나와는 이제는 서로가 음악적으로 각자의 색깔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서로 말을 아끼게 된다. 누나도 그냥 '침착하게 잘하라'는 말을 했다."

-누이를 소개하면.
임경택: "누님은 어렸을 때 로마로 유학을 떠나 10년 동안 공부했다. 그 후 독일로 이주한지 6년째다. 누님은 칼스루헤오페라 극장 오펀 스튜디오에서 3년 동안 노래했고, 현재는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 중이다. 2009년에는 국립오페라단의 '마술피리' 파미나 역으로 국내 데뷔했었다."

-왜 자신은 미국으로 유학 왔나.
임경택: "어렸을 적 성악을 시작했을 때부터 이미 그 당시 외삼촌(테너 나승서 추계예술대 교수)께서도 이탈리아에서 유학하고 계셨다. 그 후 누나까지도 이탈리아 유학 길에 올랐기 때문에 당연히 유럽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서울대 재학 시절 가르침을 받았던 강병운 교수님도 독일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시고 계셨기 때문에 나도 유럽으로 가고 싶었다. 그래도 예전부터 공부는 유럽에서 해도, 훗날 미국에서 자리를 잡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1개월 정도 여행 왔었는데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점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어차피 나중에 미국에 와서 살 것이라면 아예 시작을 미국에서 하자 라고 결정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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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택씨가 노린 짐머만상(상금 1만500달러)을 받은 후 기부자 짐머만 여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왜 동부(뉴욕)가 아니고 서부(LA)였나.
임경택: "원래 동부 쪽으로 올 생각이었다. 보통 잘 알려진 음대들은 동부 쪽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곳에서 오디션을 봤었는데 그 중 USC도 포함되어 있었다. 서울대 다닐 때 미국 출신 은사가 강력하게 추천해준 학교였다. 학교 오디션을 마치고 미국에서 '돈조반니' DVD를 구입했는데, 주인공이 바로 바리톤 로드 길프리였다. 전에는 잘 알지 못했던 가수인데 노래며 연기며 모든 것이 너무 완벽하고 매력적이었다. 굉장히 인상 깊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게도 바로 다음 날 USC 성악과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전액 장학금을 줄 수있고 ,로드 길프리가 내가 입학하는 학기부터 교수로 합류하게 되었다'면서 '같이 공부해보고 싶다'고 했다. 갑자기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듯한 느낌이 들었다.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다른 학교 발표가 나기도 전에 USC로 가기로 결정했다."

-서울대와 UCS 교수에게서 배운 것은.
임경택: "대학 시절 은사 강병운 교수님은 나의 롤 모델같은 분이시다. 이미 유럽에서 유수의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신 최정상급의 성악가이시다. 그런 분과 대학 시절 내내 같이 공부할 수 있었다는 것은 굉장한 행운이었다. 아직도 신입생 시절 교수님을 처음 뵙던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강렬한 카리스마와 레슨 시간에 잠깐씩 시범을 보여주실 때는 정말 온몸에 전율이 들었고, 훗날 꼭 교수님같이 외국인들도 인정하는 한국인 성악가가 되고 싶다고 꿈꿔왔다. 

길프리 같은 경우는 제가 미국에 온 이후로 그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도와준 분이다. 길프리 교수와는 특히 서양인에 비해 소극적인 한국인들의 무대에서 표현과 디테일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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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릴릭오페라의 '라 보엠'에서 쇼나르 역으로 출연한 임경택(왼쪽 첫번째). Photo: Dan Rest

-하고 싶은 역은.
임경택: "가벼운 역할보다는 감정의 선이 깊은 역할을 선호한다. 나이가 조금 더 들면 '돈카를로'에 나오는 로드리고 역할을 해보고 싶다. 현재는 '돈조반니'의 타이틀롤이 가장 노래하기도 연기하기도 편하다."

-서고 싶은 무대가 있나.
임경택: "특별히 서고 싶은 무대라는 것보다는 어디에서든 내가 노래하면서 즐길 수 있는 무대에 서고 싶다. 아무리 큰 무대고 화려해도 관객과 소통할 수 없다면 내가 즐길 수도 감동을 줄 수도 없을 것이다. 이에 반해 작은 무대라 할지라도 관객들과 정말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나도 즐겁고 감동도 전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족 콘서트도 할 수 있겠다.
임경택: "엄마, 누나, 외삼촌 이외에 사촌 형(윤정수)도 연세대 성악과 출신의 테너로 영국에서 활동 중이다. 평소 우스개 소리로 가족끼리 나중에 오페라를 하나 꼭 하자고 이야기하곤 했다. 만약 가족과 같이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사실 그 어떤 무대보다 훨씬 뜻 깊고 행복한 순간일 것이다.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글/사진=뉴욕 중앙일보 박숙희 기자 

*이 인터뷰는 한국의 중앙일보에 게재된 기사를 보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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