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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19.07.08 22:21
(424) 강익중: 나를 만나러 가는 길
조회 수 7461 댓글 0
詩 아닌 詩 <22>
Photo by Ik-Joong Kang
나를 만나러 가는 길
매일 길을 걷자
가슴을 펴고
생각을 내려놓고
매일 인사하자
꽃에게 나무에게
모든 이에게
매일 하늘을 보자
가던 길 멈추고
달과 별과 구름을
매일 그림을 그리자
조금씩 쉼 없이
깊은 산 개울물처럼
매일 미소 짓자
땅에게 바람에게
나에게
Photo by Ik-Joong Kang
채우지 않는다
잔을 다 채우지 않는다
김치를 병에 꽉 채우지 않는다
세탁기에 빨래를 눌러 채우지 않는다
휘발유를 연료통에 가득 채우지 않는다
짐가방에 물건을 너무 채우지 않는다
화단에 예쁜 꽃만 채우지 않는다
마음에 걱정을 채우지 않는다
욕심을 채우지 않는다
생각을 채우지 않는다
나를 채우지 않는다
Photo by Ik-Joong Kang
내려놓으면
내려놓으면 길이 보인다
내려놓으면 아주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내려놓으면 웃을 수 있다
내려놓으면 온 세상이 친구다
내려놓으면 높은 산을 오를 수 있다
내려놓으면 멀리 갈 수 있다
내려놓으면 무섭지 않다
내려놓으면 세상이 살 만하다
내려놓으면 내가 보인다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