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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19.08.26 14:11
(433) 강익중: 누구나 무언가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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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아닌 詩 <24> 그냥
Ik-Joong Kang's Studio
누구나 무언가를 기다린다
봄은 여름을 기다리고
긴 밤은 새벽을 기다린다
여름은 가을을 기다리고
김매는 농부는 단비를 기다린다
가을은 겨울을 기다리고
봇짐 든 할머니는 시골버스를 기다린다
겨울은 봄을 기다리고
나는 어머니의 씀바귀 김치를 기다렸다
Ik-Joong Kang
그냥
그냥
걸을 때는 걷고
들을 때는 듣고
먹을 때는 먹고
잘 때는 자고
웃을 때는 웃고
바람 불면 바람에 안기고
내려놓을 때 내려놓을 수만 있다면
참
좋겠다
Ik-Joong Kang, Moon Jar, 24 x 24 inches, Mixed Media on Wood, 2018
그냥 누워 있으면 딱 좋은 날
마당에 새들이
부지런히 오르고 내리는 날
그냥 누워 있으면 딱 좋은 날이다
밤에 커피를 마시고
잠을 설친 다음 날
그냥 누워 있으면 딱 좋은 날이다
높고 낮은 구름이
바쁘게 돌아 다니는 날
그냥 누워 있으면 딱 좋은 날이다
두 끼를 깜빡했다
라면에 밥을 말아 먹은 날
그냥 누워 있으면 딱 좋은 날이다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