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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20.11.23 01:09

(539) 강익중: 달항아리에게

조회 수 246 댓글 1

詩 아닌 詩 <41> 달항아리에게 

 

36 Moon Jars, 2020, 18 x 18 in., Mixed Media on Wood.JPG

Ik-Joong Kang, 36 Moon Jars, 2020, 18 x 18 in., Mixed Media on Wood

 


달항아리에게 

 

너의 환한 얼굴은

봄날 꽃가람에서 왔다

 

너의 넉넉한 모습은

늦가을 들녘에서 왔다

 

너의 텅 빈 마음은

둥근 달무리에서 왔다

 

너의 연분홍 미소는

수줍은 첫다솜에서 왔다

 

너의 반짝이는 꿈은

하얀 은하수에서 왔다

 

 

Untitled4 (from Happy World), 2000, 3 x 3 in., Mixed Media on Wood.jpg

Ik-Joong Kang, Untitled(from Happy World), 1985, 3x3 inches, Mixed Media on Canvas

 

것이다 

 

가을이 왔다는 것은

여름이 깊다는 것이다

 

저물 때가 됐다는 것은 

꽃이 만발하다는 것이다

 

가슴이 시리다는 것은 

노을이 예쁘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고향이 그립다는 것이다

 

 

IMG_0866.jpeg

Ik-Joong Kang, Untitled(from Happy World), 1985, 3x3 inches, Mixed Media on Canvas 

 

바뀌는 건 

  

잎새가 바뀌는 건

시간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구름이 바뀌는 건

하늘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기분이 바뀌는 건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사람이 바뀌는 건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콩국수로 바뀌는 건

여름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강익중 인터뷰: 세계로, 미래로 뛴다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강익중 순천국제정원박람회 설치작 '꿈의 다리' 

*NYCB 갤러리(17): 강익중 신작@스튜디오 

*화가 강익중의 차이나타운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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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0.11.24 19:53
    강익중 작가의 달항아리가 올라왔네요. 36개의 달항아리가 오천년 우리민족의 역사를 말하는듯 합니다. 은근과 끈기가 항아리 하나하나에 담겨 있음을 느끼겠습니다. 사라질 것 같다가도 끈기를 가지고 은근히 살아나는 달항아리가 우리가 살아온 지난 날들을 얘기해 줍니다. 마치 초생달이 사라져서 뵈이질 않을까 했지만 차츰 둥근달로 돌아오듯이 말입니다. 이 작품을 탄생시킨 강익중 화가는 한국민의 정서를 가장 잘 나타냈다고 사려됩니다.
    그의 시어는 한국어의 묘미를 어찌 그리도 잘 표현했는지 감탄을 하게 합니다. "꽃가람 달무리 첫다솜 은하수" 이런 낱말들을 아름다운 감정으로 몰입시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