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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21.04.13 21:16

(566) 강익중: 누구에게 물어보나

조회 수 142 댓글 1

詩 아닌 詩 (45) 누구에게 물어보나 

 

2 Untitled from Happy World, 3 x 3 in., Mixed Media on Wood, 2021.jpg

 

잠시 

 

잠시 

쉬어가는 세상이기에

새 집을 짓자

 

잠시 

지나가는 이 길이기에

꽃씨를 심자

 

잠시

스쳐가는 인연이기에

다리를 놓자

 

잠시 

머무는 기쁨과 슬픔이기에

마음껏 웃자

 

 

1 From the Happy World, 2021, 3 x 3in., Mixed Media on Wood.jpg

 

누구에게 물어보나 

 

봄이 왔다는데

언제 화분을 내놔야 되나

며칠 두고 봐야 하나

누구에게 물어보나

햇살은 알까

 

봄이 왔다는데

언제 마스크를 벗어야 되나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누구에게 물어보나

바람은 알까

 

 

3 Untitled from Happy World, 3 x 3 in., Mixed Media on Wood, 2021.jpg

 

올해는

 

마당에

새들이 들어오게 하자

 

창문에 

별들이 들어오게 하자

 

부엌에

햇살이 들어오게 하자

 

마음에 

행복이 들어오게 하자

 

세상에

평화가 들어오게 하자

 

 

*Images: Ik-Joong Kang, Untitled from Happy World, 3 X 3 in., Mixed Media on Wood,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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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1.04.15 20:11
    강익중 화가님의 새로운 시가 나와서 반갑네요. 제가 강작가의 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간결입니다. 간결하지만 얘기하고자 하는 알맹이가 뚜렸하고, 이해가 금방됩니다. 복잡하고 길게 늘어뜨리는 현대시((?)와는 대조가 됩니다.
    "올해는 창문에 별들이 들어오게 하자" "언제 마스크를 벗어야 되나" "잠시 머무는기쁨과 슬픔이기에 마음껏 웃자".
    쉽게 쓴듯한 문장같지만 군더더기 없는 간결하고 깨끗함을 느낍니다. 강작가님의 시어는 내 마음에 꼭 들어옵니다. 영어로 번역해서 미국인들도 읽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올려주신 꽃, 새, Robe를 입은 사람의 삽화도 좋아요!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