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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5) 강익중: 생의 한가운데서
詩 아닌 詩 (50) In the Midst of Life/ Mitte des Lebens
Ik-Joong Kang, Untitled from Happy World, 3 X 3 in., Mixed Media on Wood, 2021
계절
오나 싶으면 벌써 가고
가나 싶으면 벌써 오고
피나 싶으면 벌써 지고
지나 싶으면 벌써 피고
짧아지나 싶으면 벌써 길어지고
길어지나 싶으면 벌써 짧아지고
열리나 싶으면 벌써 닫히고
닫히나 싶으면 벌써 열리고
만나나 싶으면 벌써 헤어지고
헤어지나 싶으면 벌써 만나고
Ik-Joong Kang, Untitled from Happy World, 3 X 3 in., Mixed Media on Wood, 2020
내가
흐르는 세월은
서럽지 않은데
막아서는 내가
강물처럼 서럽다
잊히는 인연은
괴롭지 않은데
붙잡는 내가
꽃잎처럼 괴롭다
그리운 고향은
아프지 않은데
두고 가는 내가
바람처럼 아프다
Ik-Joong Kang, Untitled from Happy World, 3 X 3 in., Mixed Media on Wood, 2021
바람
똑똑똑 고드름 소리 처마로
샛바람이 모여들면
초봄이다
깔깔깔 아이들 소리 골목으로
마파람이 놀러 오면
한여름이다
뎅그렁 풍경소리 골짜기로
하늬바람이 불어오면
늦가을이다
휘휘휘 밤나무 소리 고향으로
된바람이 찾아오면
한겨울이다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