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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3) 강익중: 봄, 봄, 봄
詩 아닌 詩 (67) 봄, 봄, 봄
Ik-Joong Kang, Untitled 1, 8 X 8 in., Mixed Media on Paper, 2023
겨울이 떠나가고 있다
겨울이 짐을 싸고 있다
용달차에 세간살이 몰아넣고
빨랫줄 하얗게 걸린 이부자리 걷어낸다
이방 저방 혹시 두고 간 건 없는지
마당 한구석에 심어 놓은 노란 수선화는
산 넘어오는 봄 새댁에게 남겨주기로
종이에 연필로 또박또박
집주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고
놀러 오던 강아지 한 번 더 안아준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아침
흐르는 눈물을 주먹으로 닦으며
어딘지도 모르면서
겨울이 떠나가고 있다
Ik-Joong Kang, Untitled 1, 8 X 8 in., Mixed Media on Paper, 2023
봄꽃들
누가 누굴 지적할
입장은 아니지만
누가 누굴 뭐라 할
입장은 아니지만
아니 요즘 봄꽃을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냐
아무리 봄이라고 하지만
너무 예쁜 거 아냐
Ik-Joong Kang, Untitled 2, 8 X 8 in., Mixed Media on Paper, 2023
봄 마실
꽁꽁 숨어 있던 햇살이 들꽃 위로 다니고
겨우내 내린 눈이 계곡으로 녹을 즈음
우리들 마음에 작은 숲길이 열려 있다는데
풍경을 바라보다 풍경으로 들어간다
알아주지 않아도 그저 좋은 바람처럼
들판이 낸 풋내음 따라 봄 마실 한번 가볼까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봄.봄.봄- 봄을 기다리는 내 마음을 쪽집개로 콕 집어냈네요. 올려주신 그림 3점이 봄을 느낍니다. 노랑색 분홍색 보라색 이 색깔들이 이삿짐을 싸는 겨울을 밖에서 빨리 나오라고 재촉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강익중 화가님의 그림과 시가 이미 내 마음에 봄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