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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c Abstraction: Pollock to Herrera

서사적 추상화전 : 폴락에서 헤레라까지

추상표현주의 여성작가들 <13> 리 크래스너(Lee Krasner)

 

December 17, 2018–ongoing

 

Metropolitan Museum of Art, Galleries 917–925, Floor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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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Krasner, Rising Green,1972, Oil on canvas,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잭슨 폴락과 리 크래스너, 1950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서사적 추상화전: 폴락에서 헤레라까지'는 뮤지엄이 소장한 추상표현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대거 소개하고 있다. 최근 전시작품 몇점이 바뀌었고, 재배치됐다. 흑인 작가 샘 길리엄(Sam Gilliam)의 작품이 두점 새로 걸렸고, 리처드 디벤콘(Richard Diebenkorn)과 잭슨 폴락의 부인이었던 추상화가 리 크래스너(Lee Krasner)의 회화가 등장했다.

 

이 전시에서 주목해야할 여성 화가들을 외국 태생과 미국 태생 작가로 나누어 작품과 삶을 조명해본다. 여성 작가를 계속해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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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적 추상화전'에 새로 설치된 리 크래스너(왼쪽부터), 리처드 디벤콘, 샘 길리엄의 작품.

 

Epic Abstraction: Pollock to Herrera@Metropolitan Museum of Art

 

 

 

 

 

 

 

<13> 리 크래스너 Lee krasner (1908-1984)

                                 

입체파를 버리고 폴락을 흡수한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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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Krasner, Self-Portrait, ca. 1929, Oil on canvas,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 1908년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러시아계 유대인. 본명은 레나 크래스너(Lena Krasner). 크래스너는 쿠퍼유니온, 아트 스튜던트 리그와 내셔널아카데미오브디자인에서 미술 공부를 했다. 독일 출신 화가 한스 호프만 교수로부터 큐비즘을 배워 신입체파 경향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이때 호프만은 크래스너에게 “네 작품이 너무도 훌륭해서 여자가 그린 것인줄 모를 정도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 크래스너는 1935년부터 43년까지 잭슨 폴락, 윌렘 드 쿠닝, 마크 로스코처럼 루즈벨트 대통령의 미술가 후원 프로젝트인 WPA(Public Work of Art Project)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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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Krasner, Gaea, 1966, Oil on Canvas, Museum of Modern Art

 

# 1941년 뉴욕에서 열린 그룹전 ‘프랑스와 미국 회화’전에 초대되었고, 피카소, 브라크, 마티스 등 유럽 회가들과 함께 전시에서 낯선 미국 화가 ‘잭슨 폴락’의 이름을 발견한다. 그리고, 폴락의 작업실을 예고없이 방문, 그의 에너지 넘치는 캔버스에 반하게 된다. 서부(와이오밍) 출신 스코틀랜드와 아이리쉬계 알콜중독자와 동부(브루클린) 출신 철두철미한 러시아계 유대인은 자석처럼 끌렸다.  

 

# 폴락과 크래스너는 1945년 11월 5일 맨해튼 마블 칼리지에이트 교회에서 하객 없는 결혼식을 올린다. 그리고, 맨해튼을 탈출하기 위해 신혼집을 물색하러 이스트햄턴으로 갔다. 스프링 지구에서 어부의 집을 발견한 폴락은 페기 구겐하임으로부터 빌린 2000달러를 다운페이하고, 은행 융자를 빌려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3.jpg 리 크래스너와 잭슨 폴락

 

# 폴락은 처음에 2층의 침실을 작업실로 사용하다가 이듬해 외양간을 스튜디오로 개조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대신 침실은 크래스너의 스튜디오가 됐다. 결혼 후 크래스너는 자신의 작업보다 매니저처럼 폴락을 돌보고, 조언하는데 더 열중했다. "입체파를 버리고, 폴락을 흡수했다"고 고백했을 정도로 폴락은 그녀에게 이미 미술의 한 사조(ism)였다. 

 

크래스너는 종종 자신의 그림을 잘라 콜라쥬 작업을 했지만, 자아비판으로 작품을 파기해 남겨진 작품이 많지 않다. 그러나, 이런 비평가적 시각이 남편 폴락에게는 중요했다. 크래스너와 폴락의 관계는 피카소와 브라크의 관계처럼 서로를 자극했다. 이들은 구태의연한 미술과 타협주의, 억압된 문화에 저항했으며, 즉흥성과 개인적인 표현을 중시했다.

 

 

4.jpg 리 크래스너 1955

 

# 애정이 결핍된 막내로 자랐던 폴락은 아기를 원했다.하지만, 크래스너는 아기를 원치 않았다. 영화 '폴락'(2000)에선 폴락이 이 때문에 폴락의 우울증이 더 심해진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폴락과 크래스너는 대신 개를 키웠다. 1954년 경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위 사진 속의 아이는 누구였을까? 크래스너는 폴락이 바람둥이 아트딜러 페기 구겐하임과 외도를 하며 재정 지원을 받는 것도 눈감아주었으며, 폴락이 루스 클리그만과 열애에 빠졌을 때 유럽으로 여행가며 초연하게 천재화가의 삶을 지켜주었다.  

 

# 크래스너는 여성 작가로서, 잭슨 폴락의 아내로서 정체성의 고민을 했다. 때문에 이름보다 정체성을 알 수 없는 이니셜 L. K.로 전시하기도 했다. 마티스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았던 크래스너는 서예와 콜라쥬를 합성한 회화로 주목을 끌게 된다. 

 

 

5.jpg 잭슨 폴락과 애인 루스 클리그만, 1956년 8월

 

# 1956년 8월 잭슨 폴락은 붓을 꺾고 18세 아래의 미모 화가 루스 클리그만을 이스트햄턴의 집까지 끌어들였다. 어느날 리 크래스너는 클리그만이 집에서 슬그머니 나가는 걸 목격하고, 페기 구겐하임이 있는 유럽으로 간다.  몇주 후엔 폴락의 열애가 식고, 방황이 정리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폴락은 클리그만과 그녀의 친구를 태우고 만취한 채 고속으로 운전하다가 나무와 충돌해 현장에서 사망했다. 

 

집으로 돌아온 크래스너는 폴락을 그린우드 리버에 묻었다. 친구 윌렘 드 쿠닝, 프란츠 클라인도 지켜봤다. 한편, 교통사고에서 살아남은 루스 클리그만은 리 크래스너 측을 상대로 교통사고 부상에 대한 10만 달러 피해보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1만 달러를 받아낸다.

 

# 폴락 사망 후 크래스너는 폴락의 작품을 뮤지엄에 팔고, 관리하면서 붓을 다시 잡았다. 침실에서 나와  폴락이 쓰던 외양간 스튜디오에서 그림을 다시 그리게 된다. 1965년 크래스너는 런던 화이트채플 갤러리와 1973년 휘트니뮤지엄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그리고, 화단에서 '잭슨 폴락의 부인'보다 '리 크래스너'로의 이름을 각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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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Krasner, Untitled,1948, Oil on Canvas, The Jewish Museum

 

# 리 크래스너는 관절염을 앓다가 1984년 6월 19일 75세로 세상을 떠났다. 남편 폴락을 묻은 그린리버 공동묘지 옆에 자신도 묻혔다. 묘비명엔 Lee Krasner Pollock이라고 붙여졌다.

 

# 1983년 가을 휴스턴 뮤지엄에서는리 크래스너의 회고전을 시작했고, 크래스너는 오프닝에 참석했다. 이 회고전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크라이슬러뮤지엄, 피닉스미술관을 거쳐 마침내 MoMA까지 왔지만 볼 수 없었다. 크래스너가 숨을 거둔지 6개월 후였다.  이전에 MoMA에서 여성작가의 회고전이 열린 것은 루이스 부르주아(1982)에 이어 두번째였다. 이후로 MoMA에선 헬렌 프랭켄탈러(1989), 엘리자베스 머레이(2004), 신디 셔만(2012) 회고전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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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아일랜드 스프링스의 폴락-크래스너 하우스 스튜디오에 전시 중인 리 크래스너의 신발.

 

# 리 크래스너 사망 이후 폴락과 살던 집은 폴락-크래스너 하우스 & 스터디 센터가 되었다. 크래스너는 생전에 폴락-크래스너 재단(Pollock-Krasner Foundation)을 설립해 재정지원이 필요한 젊은 화가들을 지원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리 크래스너가 사망했을 때 재단의 자산은 2800만 달러에 이르렀다. 1985년 폴락-크래스너 재단이 설립된 후 매년 100여명 이상의 신인작가들에게 200여만 달러의 그랜트를 수여해오고 있다. http://www.pkf.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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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son Pollock, Autumn Rhythm(#30),1950. Epic Abstraction: Pollock to Herrera, Metropolitan Museum of Art

 

Metropolitan Museum of Art

▶개방시간: 화-목 오전 10시-오후 5시30분, 금-토 오전 10시-오후 9시, 일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1월 1일, 월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25), 65세 이상($17), 학생($12). *뉴욕주 거주자, NY, NJ, CT 학생 추천 기부금(suggested donation). 945 Madison Ave.@75th St. http://www.metmuseum.org

 

 

*천재화가와 두 여인: 잭슨 폴락과 리 크래스너

*'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1> 헤다 스턴(Hedda Sterne)

*'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2> 루이스 네벨슨(Louise Nevelson)

*'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3> 바바라 헵워스(Barbara Hepworth) 

*''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4> 브리짓 라일리(Bridget Riley)

*'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5> 카르멘 헤레라(Carmen Herrera)

*'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6> 유디트 레이글(Judit Reigl)

*'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7> 야요이 쿠사마(Yayoi Kusama)

*'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8> 조안 미첼(Joan Mitchell)

*'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9> 헬렌 프랭켄탈러(Helen Frankenthaler)

*'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10> 조안 스나이더(Joan Snyder)

*'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11> 엘리자베스 머레이(Elizabeth Murray)

*'서사적 추상화전' 여성작가들 <12> 알마 토마스(Alma Thomas)

*메트뮤지엄 서사적 추상화전 <1> 잭슨 폴락 갤러리 

*메트뮤지엄 서사적 추상화전 <2> 마크 로스코 갤러리

 

*MoMA 전후 추상표현주의 여성작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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