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남미식당 (2) 도미니카 공화국: 말레콘(Malecon)과 통닭 구이
모퐁고(Mofongo)를 아시나요?
뉴욕 남미식당 릴레이 <2> 도미니카 공화국: 말레콘(Malecon)과 통닭 구이
맨해튼 워싱턴하이츠의 도미니카 공화국 레스토랑 말레콘(Malecon)의 새우 모퐁고(Mofongo).
카리브해의 도미니카 공화국(Dominican Republic, República Dominicana)은 라 에스파놀라섬 동쪽을 아이티(Haiti)와 마치 분단국처럼 접경한 나라다. 쿠바보다는 작지만, 푸에르토 리코보다는 큰 나라다. 미국의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이민자수는 멕시코, 푸에르토 리코, 쿠바, 살바도르에 이어 다섯번째로 많은 수를 차지한다. 이민자 대부분은 뉴욕, 뉴저지, 플로리다 남부, 보스턴, 프로비던스와 필라델피아에 몰려 살고 있다.
패션디자이너 오스카 드 라 렌타(Oscar de la Renta)의 모친은 도미니카 공화국, 부친은 푸에르토 리코 출신이었다. '아바타(Avartar)'의 주연 조우 살다나(Zoe Saldana)는 부친이 도미니칸, 모친이 푸에르토 리칸이다. '테크니컬러 시대의 여왕'으로 불리웠던 할리우드 스타 마리아 몬테즈(Maria Montez)와 현재 제니퍼 로페즈와 열애 중인 전 양키즈의 야구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즈(Alex Rodriguez)도 도미니카계 미국인이다.
도미니카 공화국 간략사
패션디자이너 오스카 드 라 렌타, 배우 마리아 몬테즈, 조우 살란다, 미셸 로드리게즈.
푸에르토 리코처럼 7세기 이래로 타이노 인디언 원주민이 대거 거주했다가, 1492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도착한 후 원주민의 숫자는 급감했다. 1795년 바젤 조약으로 에스파놀라섬은 프랑스에 지배를 받게 됐으며, 1809년 스페인에 넘어갔다. 1821년 독립을 선포한 후 아이티의 침공으로 지배를 받다가 1844년 2월 27일에 독립했다. 일제 강점기를 연상시키는 역사다.
따라서 한 섬을 갈라 쓰고 있는 두 나라 사이에 긴장감이 돌지만, 2010년 아이티 지진으로 도미니카 공화국은 어부지리로 경제호황을 누렸다. 특이하게 축구보다 야구가 인기있는 나라로 국가 대표팀이 세계 야구 우승을 했을 때 도미니칸 아메리칸들은 바나나 사촌 플랜테인을 들고 뛰며 응원했다고 한다. 수도는 산토 도밍고.
도미니카공화국 식당
# 마고(Margot)
새우요리, 돼지튀김, 비둘기콩밥, 마두로스 모두 소울이 느껴지는 맛. 어떤 이는 뉴욕 최고의 도미니카공화국 식당이라고.
아마도 15년쯤 전 맨해튼 인우드의 어느 도미니카공화국(DR) 식당에 갔을 때 열대풍의 하와이(아마도 카리비안) 인테리어가 톰 크루즈 주연 영화 '칵테일'을 떠올렸다. 그때 '모퐁고'라는 DR 대표 음식을 먹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밍밍하고 심심했다. 바나나 유사하게 생긴 녹색 플랜테인을 튀겨 으깨 둥그런 나무틀에 담았다가 꺼내 내주는 모퐁고는 이름은 재미났지만, 기대만 못했다. 도미니카 공화국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워싱턴하이츠엔 '모퐁고의 집(La Casa Del Mofongo, 1447 St Nicholas Ave.)'이라는 이름의 식당도 있다.
몇년 전 워싱턴하이츠로 갔다가 Yelp를 보고 아주 허름한 DR 식당 '마고(Margot)'가 눈에 띄었다. 옥스테일수프(쇠꼬리탕)을 잘하는 식당이라는 말에 끌려 친구와 가보았는데, 네다섯개의 테이블에 아주머니들이 영어를 전혀 못했다. 와인을 가져갈 수 있는 BYOB가 되길래 손짓 발짓해가면서 옥스테일 수프(Sancocho de Rabo)있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했다. 대신 생선튀김(red snapper), 새우요리, 마두로스(플랜테인 튀김), 돼지고기 튀김(Masitas Fritas), 그리고 콩밥(Moro de Guandules)을 시켰다.
피망과 양파, 그리고 마늘로 볶은 새우요리가 입에서 녹을 정도로 감칠맛이 있었고, 그보다 더 놀란 것은 밥맛이었다. 피죤피(pigeon pea)를 넣은 밥은 기름지고, 고소하고, 쫄깃한 것이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찰밥같았다. 무쇠솥에 밥을 지었을까? 코코넛우유를 넣었을까? 아니면, 콩맛인가? 잊혀지지 않는 콩밥의 맛, 아주머니들의 정성이 가득 담긴 밥상이었다. 남은 밥을 집으로 가져오고 싶을 정도였다. 마고는 쇠족발탕(Concido, cow feet soup)과 양(내장)탕(Mondongo)도 메뉴에 있었다. 다음에 쇠꼬리탕(산코초 데 라보)를 먹으러 다시 가야지 했는데, 40년 영업 후 폐업하고 말았다. 오호통재라! 하지만, 마고는 곧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
# 말레콘 Malecon
말레콘은 라임소스에 찍어먹는 통닭구이가 맛있는 식당이다. 옐로라이스는 마고보다는 못했지만, 마두로스(플랜테인 튀김), 아보카도 샐러드 등 두루 흡족스럽다. 모퐁고 종류도 다양하다.
워싱턴하이츠에서 종종 가는 도미니카 공화국 식당은 통닭구이 전문 레스토랑 '말레콘(Malecon)'이다. 175스트릿 브로드웨이 팰리스시어터 건너편에 자리한 말레콘은 어퍼웨스트사이드 97스트릿@암스테르담 애브뉴 지점이 있지만, 본점보다 맛도 분위기도 뒤진다. 말레콘은 로티써리 치킨이 간판 메뉴다. 로스트 치킨은 통닭 한마리(Pollo Entero Solo), 반마리(Medio Pollo Solo, 치킨)로 사이드와 함께 주문할 수 있다.
상큼한 라임소스에 찍어 먹는 잘 익은 통닭구이, 아보카도 샐러드와 함께 즐긴 후 3종의 우유로 만든 케이크 트레 델 레체(Tres de Leche)까지 코스로 먹어도 저렴하다. DR의 대표 음식인 모퐁고의 종류가 다양하다. 닭, 돼지튀김, 치즈, 스패니쉬 소시지, 스커트 스테이크, 그루퍼생선, 새우, 게살, 랍스터 테일, 해산물 등 선택할 수 있다. 치미추리(도미니칸 버거), 퍼닐(Pernil)과 오렌지 쥬스와 우유 칵테일 모리르 소난도(Morir Soñando)도 물론 구비하고 있다. Malecon(4141 Broadway@175th St. 212-927-3812, http://maleconrestaurants.com)
도미니카 공화국 주요 음식
-모퐁고(Mofongo): 녹색 플랜테인을 튀겨 마늘, 올리브오일, 돼지 튀김, 육수를 섞어 만든 음식. 주로 닭고기 국물과 함께 제공한다. 우리 짜장면처럼 원래 푸에르토 리코에서 유래했지만,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더 인기를 끈 음식.
-망구(Mangú): 매쉬드 포테이토처럼 플랜테인을 으깨서 삶은 것으로 달걀, 살라미 튀김, 아보카도와 함께 아침식사에 주로 먹는다.
-산코초(Sancocho): 국가대표 음식으로 쌀, 붉은 콩, 고기(주로 닭), 옥수수를 넣은 탕요리.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쓰기도 한다. 7가지 고기를 넣은 산코초도 있다.
-소파 드 몬동고(Sopa de Mondongo): 내장(양)탕. 피망, 양파, 당근, 양배추, 셀러리, 토마토, 실란트로, 마늘 등 각종 야채와 함께 끓인다.
-출레타스 프리타스(Chuletas Fritas): 돼지갈비 튀김.
-치차론(Chicharrón): 돼지 삼겹살이나 돼지껍질 튀김. 닭이나 쇠고기 튀김을 가리키기도 한다. 스페인 안달루시아에서 유래한 음식. 주로 토스토네스와 함께 제공한다.
-토스토네스(Tostones/ Fritos Verdes): 녹색 플랜테인을 져며서 두번 튀긴 요리. 감자칩같다. 애피타이저나 사이드 디쉬로 내놓는다.
-마두로스(Maduros): 잘 익은 노란 플랜테인을 한번 튀긴 요리. 달걀, 햄과 아침식사로, 디저트로도 즐긴다.
-치미추리스(Chimichurris): 간 돼지나 쇠고기를 마리 로즈 소스(마요네즈+케첩), 토마토, 양배추를 넣은 도미니카공화국 샌드위치. '치미 버거' '도미니칸 버거' '치미(chimi)'로 불리우기도 한다.
*치미추리(Chimichurri)는 파슬리, 올리브오일, 라임쥬스로 만든 아르헨티나 스테이크용 소스.
-모로 데 구안듈레스 콘 코코(Moro de Guandules con Coco): 쌀, 비둘기콩, 마늘, 토마토 페이스트, 셀러리, 타임, 오레가노, 코코넛 우유 등을 넣고 지은 밥. 크리스마스 전통 음식이다.
-모리르 소난도(Morir Soñando): 취생몽사(醉生夢死)라는 뜻의 음료. 오렌지 쥬스, 크림과 바닐라 혼합 쥬스.
-돌체 드 레체(Dulce de leche): 카라멜 소스.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에 향미로도 쓰인다.
-돌체 트레 레체(Dulce Tres Leche): 소, 염소, 양 우유로 만든 케이크.
-아로즈 콘 레체(Arroz con Leche): 라이스 푸딩.
워싱턴하이츠의 수퍼마켓에 가니 스팸도 치즈, 초리조, 베이컨, 테리야키, 마늘, 라이트, 핫&스파이시, 종류도 다양했다. 김치찌개나 부대찌개를 해먹으면 좋을듯.
남미 식재료 효능
# 플랜테인(Plantain): 사촌 바나나처럼 영양소가 풍부하다. 비타민 A, C, B6와 철분, 마그네슘이 풍부하다. 플랜테인은 면역체계를 증진시키며, 섬유소가 많아 소화를 돕고, 두뇌기능을 향상시키며, 혈압 저하 효능이 있다.
# 유카(Yucca, 카싸바 Cassava): 비타민 C, 엽산이 풍부하다. 비타민 C는 콜라겐 생산을 도와준다. 비누, 로션, 샴푸에 유카 성분이 들어가는 것도 그런 이유다. 유카는 또한 면역체계를 증진시키며, 당뇨병 예방 효능에, 관절염 통증을 완화해주며, 천연 SPF라 할 만큼 자외선 차단 효능이 있다.
# 아보카도(Avocado): 비타민 C, E, K, B-6, 마그네숌, 엽산, 나이아신, 리보플라빈이 풍부하다. 아보카도는 시력을 강화하며, 암과 관절염 예방, 소화기능을 증진하고, 우울증 감소, 해독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 남미 식당 릴레이 <1> 푸에르토 리코: 소프리토(Sofrito)의 돼지족발구이 퍼닐(Pern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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