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 Birkin (1946-2023)

'프랑스의 아이콘' '에르메스 뮤즈' 제인 버킨 별세

'에르메스 버킨백'의 영감이자 프랑스의 아이콘(French icon) 제인 버킨(Jane Birkin, 1946-2023)이 7월 16일 파리에서 별세했다. 향년 76세. 

영국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스타가 된 가수, 모델이자 배우 제인 버킨은 1966년 이탈리아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영화 '확대(Blow-Up)'에 금발 모델로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1969년 프랑스 작곡가이자 남편 세르쥬 갱스부르와 숨 소리가 담긴 에로틱한 듀엣 곡 "Je t'aime... moi non plus"로 1960년대 성 혁명을 상징하는 노래가 됐다. 바티칸은 이곡을 비난했다. 안느 이달고(Anne Hidalgo) 파리 시장은 트위터에 “가장 파리지앵적인 영국인이 우리를 떠났다”고 올렸다. 

제인 버킨은 2018년 2월 카네기홀에서 워드리스 오케스트라(Wordless Music Orchestra)와 'Birkin/Gainsbourg: Le Symphonique' 콘서트를 열었다. 2021년 배우이자 감독 샬롯 갱스부르가 엄마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Jane by Charlotte'가 뉴욕영화제(NYFF59)에서 상영됐다. <2023. 7. 16 Update>

Jane Birkin

제인 버킨 카네기홀 콘서트 Jane Birkin at Carnegie Hall, 2018 

제인 버킨(Jane Birkin, 71)이 뉴욕에 왔다. 

모델, 영화배우, 그리고 가수로 활동해온 제인 버킨, 에르메스 버킨 백(Hermes Birkin Bag)을 탄생시킨 히로인. 작곡가 세르쥬 갱스부르(Serge Gainsbourg)와 콤비로 속삭이는듯 솜사탕처럼 달콤하고, 쉬폰처럼 하늘하늘하며, 바람결처럼 섹시한 샹송을 불렀던 그녀는 7080세대의 향수, 전설의 아이콘이다. 

제인 버킨은 2월 1일 카네기홀에서 워드리스뮤직오케스트라(Wordless Music Orchestra)와  'Birkin/Gainsbourg: Le Symphonique' 콘서트를 연다. 필립프 르리코메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와 샹송을 들려주며, 특별 게스트로는 루퍼스 와인라이트(Rufus Wainwright)가 무대에 오른다. 세르쥬 갱스부르의 곡은 샹송, 재즈, 록, 레개 등 스펙트럼이 넓었다. 

모델, 배우 겸 디자이너인 제인 버킨은 가수로 20여개의 앨범을 녹음했다. 

*Serge Gainsbourg & Jane Birkin (France 1969) Rock, Pop, Chanson <YouTube>

가수, 작곡가, 소설가, 배우, 영화 감독으로 활동하다던 세르쥬 갱스부르가 1991년 사망하자 프랑소아 미테랑 대통령은 "우리의 보들레르, 아폴리네르... 그는 노래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켰다"고 말했다. 이 콘서트는 제인 버킨이 최근 오케스트라와 녹음한 버킨/갱스부르 앨범를 홍보하는 세계 투어 공연의 일환이다. 티켓 $55-$125 https://www.carnegiehall.org

1960-70년대 프랑스의 파워 커플이었던 세르쥬 갱스부르와 제인 버킨.

1946년 런던에서 태어난 제인 버킨은 17살 때 007 시리즈 영화음악 작곡가 존 배리를 만나 결혼 후 딸을 하나 두었지만, 3년 후 이혼한다. 이에 대해 버킨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아내가 되고 싶었지만, 성에 무지했다. 나는 너무 어렸다"고 회고한다. 1968년 파리 영화 오디션 만난 세르쥬 갱스부르와 재혼해 12년간 함께 활동하며 프랑스의 파워 커플로 전성기를 누렸다. 

1980년 마약중독이던 갱스부르와 이혼한 후 영화감독 자크 드와이용과 결혼했다. 자크 드와이용은 제인 버킨을 '여자'가 아니라 '배우'로 대접했다. 다른 배우들은 가슴이 납작한 그녀를 벗기기에 열을 올렸지만, 드와이용은 영화에서 그녀의 목 단추를 여미는 사람이었다. 

제인 버킨은 세명의 남편으로부터 딸을 셋 두었다. 첫 남편 존 배리와 사이에 난 딸 케이트 배리는 사진작가로 활동하다 2013년 자살했다. 둘째 딸 샬로트 갱스부르는 프랑스 톱 클래스 배우로 활동 중이다. 한편, 세째 딸 루 드와이용은 모델이다. 

제인 버킨과 두 딸, 배우 샬로트 갱스부르(왼쪽), 모델 루 드와이용(오른쪽).

제인 버킨은 1968년 프랑스 영화 '슬로건(Slogan)'에 캐스팅되어 불어도 모른채 파리로 날아가 세르쥬 갱스부르를 만나며 가수로도 활동하게 된다. 이 파워 커플은 듀오로 앨범을 발표했다. 1976년 갱스부르가 감독한 영화 '난 더 이상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Je t'aime moi non plus)'는 동명 주제가로도 인기를 끌었다. 이 곡은 갱스부르의 전 애인이었던 브리지트 바르도를 위해 쓴 노래였다고 한다. 1969년 이 곡이 처음 발표됐을 때 노골적으로 성적인 묘사로 스캔달을 일으켰고,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에서 라디오 금지곡이 됐다. 이후 버킨은 20여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영화배우로서 버킨은 1966년 이탈리아 감독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욕망(Blow Up)'부터 세르쥬 갱스부르, 자크 드와이용, 아그네스 바르다, 파트리스 세로 등이 메거폰을 잡은 영화 70여편에 출연했다. 1985년 베니스 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작 '더스트(Dust)'의 연기로 찬사를 받았다. 

제인 버킨은 2013년 홍상수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도 카메오로 출연한 바 있다.2001년엔 영국 정부로부터 OBE(Order of the British Empire) 훈장을 받았다. 

제인 버킨과 에르메스 버킨 백

세계 여성들의 로망이 된 버킨 백은 어떻게 탄생했나?

1983년 에르메스의 대표 장 루이 뒤마(Jean-Louis Dumas)는 파리에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제인 버킨 옆자리에 앉아있었다. 버킨은 지푸라기로 만든 백을 자리 위의 짐칸에 넣었는데, 백이 떨어지면서 소지품이 바닥에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때 버킨은 뒤마에게 마음에 드는 가죽 주말용 백을 못찾았다며 이 모든 것을 담아줄 백을 만들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1984년 뒤마는 버킨을 위해 모형을 카드보드로 만들었다. 버킨은 파리의 에르메스 아틀리에로 가서 포켓을 더 크게 하는 등 몇가지 디자인을 바꾸어 검은색 가죽백으로 만들어졌다. 에르메스엔 벌써 그레이스 켈리 이름을 딴 켈리 백(Kelly Bag)이 있었기에 이 백은 '버킨백'이 된 것이다. 오늘날 버킨 백은 최저 1만 달러에서 15만 달러에 달한다. 크리스티 경매에서도 빈티지 버킨백을 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