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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Modern/Contemporary Artists
2020.08.03 01:21

단색화 거장 박서보(Park Seo-Bo, 92) 화백 별세

조회 수 1720 댓글 2

 

박서보 (Park Seo-Bo, 1931-2023)

 

단색화 거장 박서보(92) 화백이 10월 14일 오전 별세했다. 올 2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화가는 당시 페이스북에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는 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라고 썼다. 

https://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3/10/14/7HYGPHCZ2FBMHOMEQ4TXNOM22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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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박서보 화백 사망기사 크게 보도

 

뉴욕타임스가 10월 23일자에서 14일 작고한 박서보(본명 박재홍) 화백의 삶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1931년 11월 15일 예천에서 남기매와 박재훈의 네 자녀 중 셋째로 태어났으며, 형은 그가 태어난 해에 세상을 떠났다. 법률문서 딜러였던 아버지는 아들이 변호사가 되기를 기대했기에 재홍이 전국학생미술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홍익대학교 미술과에 입학하게 되자 아버지는 1년 등록금을 내 주기로 동의했다고 전했다.

 

박서보 화백은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에 체포돼 선전극단의 지도 그리기와 배경 그리는 일에 투입됐다가, 몇달 후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이 미군과 함께 도착했을 때 탈출했다. 그는 서울로 상경 미군들의 즉석 초상화를 그려 돈을 벌었으며, 홍익대가 임시 이전한 부산으로 가서 서양화과에 재입학해 김환기와 이종우 교수를 사사했다. 박화백은 다시 징집될까봐 불안해 1955년 졸업 하루 전 이름을 '서보'로 바꾸어 위조 신분증을 샀고, 도망쳤다. 수염을 기르고, 페도라 모자 차림으로 몇달 동안 전국을 떠돌다가 복교해 관리실에서 잠을 자고 밤에는 빈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렸다.

 

그후 몇년 동안 그는 임시 사립미술학교를 운영했으며, 미대 후배 윤명숙과 결혼하고, 다양한 그림 스타일을 연구하며 평론을 쓰고, 동료 작가들과 불화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1956년 그와 둉료 작가 문우식 등은 그룹을 결성해 매년 국가가 후원하는 국전에 공개적으로 도전하고 스스로 작품을 선보였다. 이듬해 문우식을 비롯한 젊은 작가 10여 명이 현대미술협회를 결성해 전시를 열었지만 박씨는 제외됐다.

 

이후 박화백은 정기 전시회를 주도하면서 빠르게 집단의 세력이 되었다. 1957년 뉴욕에서 열린 한국작가 전시회에 멤버 중 유일하게 작품이 선정됐다. 1961년엔 유네스코로의 지원을 받고, 파리로 갔다. 파리에선 앵포르멜(Art Informel)을 접하고, 제 2회 파리비엔날레에 한국도 참가하도록 설득했다. 끊임없는 자기 홍보와 연결 추구는 박 화백의 삶의 패턴이 되었다. 이후 홍익대에 돌아가 교수와 학장을 지냈다. 

 

단색화를 세계에 알린 미시간 대학 미술사 조앤 키(Joan Kee) 교수는 “그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데 능숙했다...“박서보가 없었다면 우리가 아는 한국미술의 현대사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Park Seo-Bo, Whose Quiet Paintings Trumpeted Korean Art, Dies at 91

With monochromatic works and the instincts of an avid self-promoter, he helped introduce his country’s art to the world, but not without personal struggle.

https://www.nytimes.com/2023/10/23/arts/park-seo-bo-dead.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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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SEO-BO, Empty the Mind, Arario New York, 2008.  Photo: Sukie Park

 

단색화(Dansaekhwa) 거장들 

<3박서보(Park Seo-Bo 朴栖甫, 1931-2023)

"그림은 치유(治癒)와 수신(修身)"

 

“우리는 전쟁 세대다. 전쟁에 대한 경험, 전쟁의 비극, 단말마의 비명을 내지르는 창백하고 지친 인물들. 나는 나의 내적 인식 속에서 형태를 부여함으로써 그것들을 표현하고 싶다."

-박서보, 1965-

 

박서보 화백은 1931년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박재홍. 어릴 적 안성으로 이사해 성장했다. 1950년 홍익대 동양화과에 입학했다. 당시 이응노(1904-1989) 화백이 교수였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부산까지 피난갔다가 복학했을 때 김환기(1913-1974) 화백이 교수로 부임한 서양화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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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Seo-Bo's works, Forming Nature: Dansaekhwa Korean Abstract Art, 2015, Christie's New York  

 

1962년부터 홍익대에서 가르치기 시작해 1997년 회화과 교수로 은퇴했다. 1994년 심근경색과 2009년 뇌경색으로 쓰러졌으나 열혈 노장으로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 '박서보: 지칠 줄 모르는 수행자'(Park Seo-Bo: The Untiring Endeavorer, 5/18-9/1)가 열렸다.  

 

박서보 화백은 '한국 아방가르드의 선구자'로 불리운다. 1958년 화신백화점에서 열린 현대미술가협회 주최 현대전에 선보인 '회화 No.1'(1957)으로 한국 앵포르멜(Art Informel, 非定形/형태를 부정하며, 질감의 효과를 살리는 즉흥적이며, 격정적인 미술)의 선두주자가 됐다. 한국전쟁의 폐허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물감을 흩뿌리고, 숫돌을 써서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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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SEO-BO at Tina Kim Gallery New York, 2016  Photo © Jeremy Haik

 

1961년 UNESCO 산하 국제조형예술협회(The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Plastic Arts)가 주최한 파리 세계청년화가대회에 한국 대표작가로 파리를 방문해 11개월간 체류 후 귀국하면서 작업에 변화가 왔다. 일상의 오브제를 태워 화면 위에 쌓은 후 나이프로 깎거나 쓸어내린 '원형질' 시리즈다. 이 시기의 작품은 '전쟁의 트라우마'를 연상시킨다. 1968년 인류의 달착륙으로 박서보 화백의 화풍은 기하학적 추상에 팝아트적인 컬러를 구사한 '유전질' 시리즈로 진화한다. 

 

1970년대는 아들이 원고지에 글씨연습하는 모습에서 착안해 캔버스에 응용한 '묘법(描法/ Ecriture/ 에크리튀르) 시리즈로 옮겨갔다. 캔버스에 유백색 물감을 칠한 후 연필로 선긋기를 반복했다. 1980년대 초엔 한지를 캔버스에 발라 마르기 전 긁고 밀어붙이는 지그재그 묘법이 나왔다.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막대기나 자를 이용해 고랑처럼 파인 면과 함께 컬러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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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SEO-BO, Empty the Mind, Arario New York, 2008

  

박서보 화백은 2008년 첼시의 아라리오 갤러리(Arario Gallery)에서 뉴욕 데뷔 개인전 '마음을 비워라(Empty the Mind)'를 열었다.(아라리오 뉴욕은 2010년 폐관했다.) 단색화 바람이 일기 시작하면서 2014년 패로탱 갤러리(Galerie Perrotin) 파리에서 솔로 쇼 'Ecriture(묘법/描法)'를 연 후 이듬해 패로탱 뉴욕 지부로 이어졌다. 이후 화이트 큐브(White Cube, 런던), 도쿄 갤러리, 티나 김 갤러리(뉴욕), 그리고 독일의 노이스 랑겐 재단(Langen Foundation)에서 독일에서의 첫 개인전 'Park Seo-Bo'를 열었다.  https://www.perrotin.com/artists/Seo-Bo_Park/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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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SEO-BO, Johyun Gallery Busan(South Korea), 2015

 

뉴욕의 구겐하임 뮤지엄은 지난해 12월부터 미니멀 추상화 그룹전 'Marking Time: Process in Minimal Abstraction(12/18, 2019-8/2, 2020)'에 박서보 화백의 'Ecriture No. 55-73, 1973)'을 아그네스 마틴(Agnes Martin), 야요이 쿠사마(Uayoi Kusama), 로버트 라이만(Robert Ryman), 브라이스 마덴(Brice Marden) 등의 작품과 함께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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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Reed(1946, San Diego, California-  ), #90, 1975, Oil on five joined canvases (left)/ Park Seo-Bo(1931, Yecheon, Korea - ), Ecriture No. 55-73, 1973, Graphite and oil on canvas. Guggenheim Museum

 

http://www.nyculturebeat.com/?document_srl=3893758&mid=Art

 

Park Seo-Bo

Born in 1931 in Yé-Cheon, Gyeongsangbuk-Do, South Korea

Lives and works in Seoul, South Korea

 

EDUCATION

2000 Honorary Doctoral Degree, Hong-Ik University, Seoul, Korea

1950-54 B.A in Painting, College of Fine Arts, Hong-Ik University, Seoul, Korea.

 

SOLO SHOWS

2019 Ecriture, Galerie Perrotin, Paris, France

        Park Seo-Bo, Langen Foundation, Neuss, Germany 

        Park Seo Bo: The Untiring Endeavorer,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Park Seo-Bo, Johyun Gallery, Busan, Korea

2018 Ecriture, Galerie Perrotin, New York, USA

        ECRITURE 1967-1976, White Cube, Hong Kong 

2017 ZIGZAG: Ecriture 1983-1992, White Cube, London

2016 Ecriture, Black and White, Tina Kim Gallery, New York, USA

        Empty the Mind: The Art of Park Seo-Bo, Tokyo Gallery + BTAP, Tokyo, Japan

        Ecriture, Galerie Perrotin, Hong Kong

        Ecriture (描法) 1967-1981: Curated by Katharine Kostyál, White Cube, London, UK

2015 Park Seo-Bo:Ecriture, Daejeon Museum of Art, Daejeon, Korea

        Ecriture, Galerie Perrotin, New York, USA

        Johyun Gallery, Busan, Korea

2014 Ecriture, Galerie Perrotin, Paris, France

2012 Daegu Art Museum, Daegu, Korea

2011 Park, Seo-Bo, a Forerunner of Korean Avant-garde: Record His 60 Years, Busan Metropolitan Art Museum, Korea

        Johyun Gallery, Busan, Korea

        Kukje Gallery, Seoul, Korea

2008 Empty the mind, Arario Gallery, New York, USA

        Empty the mind, Wellside Gallery, Shanghai, China

2007 Arario Gallery, Beijing, China

        PARK, Seo-Bo Today Playing with Color, Gyeonggido Museum of Art, Ansan, Korea

2006 Cabinet des Dessins, Musée d’art Moderne, Saint-Etienne Métropole, Saint-Etienne, France

        Johyun Gallery, Busan, Korea

2002 Ci-Gong Gallery, Daegu, Korea

        Ace Gallery Los Angeles, LA, USA

        Johyun Gallery, Busan, Korea

        MELBOURNE ART FAIR 2002, Samtuh Gallery, Melbourne, Australia

        Sejul Gallery, Seoul, Korea

        Hyundai Gallery, Seoul, Korea

        Park Ryu Sook Gallery, Seoul, Korea

        Remba Gallery, LA, USA

2000 Tokyo Gallery, Tokyo, Japan

1999 Shilla Gallery, Daegu, Korea

        Ci-Gong Gallery, Daegu, Korea

        Johyun Gallery, Busan, Korea

1998 Tokyo Gallery, Tokyo, Japan

1997 Ace Gallery Los Angeles, LA, USA

        Remba Gallery, LA, USA

        Park Ryu Sook Gallery, Seoul, Korea

        Hyundai Gallery, Seoul, Korea

        Ci-Gong Gallery, Daegu, Korea

1996 BASEL ART FAIR, Park Ryu Sook Gallery, Musée Basel, Basel, Switzerland

        FIAC ‘96, Johyun Gallery, Espace Eiffel Branly, Paris, France

        Jo Hyun Gallery, Busan, Korea

        Ci-Gong Gallery, Daegu, Korea

1994 Bhak Gallery, Seoul, Korea

        Remba Gallery, LA, USA

        Tokyo Gallery, Tokyo, Japan

1993 ART LA 93, The 8th International Contemporary Art Fair, Los Angeles Convention Center, Gallery, World, LA, USA

        NICAF YOKOHAMA ‘93, Sun Gallery, Yokohama, Japan

1991 Park Seo-Bo’s Painting: Its Forty Years, The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Seoul, Korea

        Duson Gallery, Seoul, Korea

        Gallery World, Busan, Korea

        Gallery Kongkan, Busan, Korea

1989 ART LA 89: The 4th International Contemporary Art Fair, Los Angeles Convention Center (Jean Art Gallery), LA, USA

1988 Hyundai Gallery, Seoul, Korea

1987 Inkong, Gallery, Daegu, Korea

1986 Tokyo Gallery, Tokyo, Japan

1985  Ina Gallery, Tokyo, Japan

1983 Space Gallery, Seoul, Korea

1981 Hyundai Gallery, Seoul, Korea

1978 Tokyo Gallery, Tokyo, Japan

        Tong-In Gallery, Seoul, Korea

1973 Muramatsu Gallery, Tokyo, Japan

        Myungdong Gallery, Seoul, Korea

1970 Seoul Gallery, Seoul, Korea

1962 National Central Library Gallery, Seou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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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12세기 초 청자양각연판문주자와 박서보 화백의 단색화 'Ecriture No. 000308, 000303'(2000), Art of Korea, Brooklyn Museum,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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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0.08.07 23:11
    한국의 거장들의 전시회를 거의 못 가봤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주위에 미술에 조예가 깊은 분들도 없고 하다보니까 그냥 지나치게 됐습니다. 이번에 stay home이란 불청객 때문에 컬빗을 매일 찾게됐고, 가까운 친구가 됐습니다. 이런 유익하고 좋은 친구를 갖게해 주신 후배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박서보 화백의 단색화를 읽고 사진으로 보고 나니까 박 화백의 전시회가 열리면 꼭 갈겁니다. -Elaine-
  • sukie 2023.10.27 16:16
    박서보 화백의 서거가 NYT에 보도됐고 소개됐다니 그의 위상이 얼마나 큰지를 알겠습니다. 그림은 치유와 수신이라는 그분의 명언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치유와 수신을 위한 그림이니 얼마나 큰 정신적인 노력을 담아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단색화지만 그속에 담고있는 의미를 읽고 싶습니다. 치유와 수신이 있기에 박서보 화가의 그림은 복잡한 현대에 사는 우리에게는 꼭 봐야되는 작품이라고 사려됩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