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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강인한 여성(La Donna Forte) <5> Louise Bourgeois 

루이스 부르주아: 이 세상의 어머니(Maman)들을 위하며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Rigoletto, 1851)'에서 만투아 공작은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고(La donna è mobile)"라 노래했다. 여성을 변덕스럽고, 편협하다고 묘사한 "라 돈나 에 모빌레"는 오페라 사상 가장 여성 혐오적인 노래로 꼽힌다. 뉴욕컬처비트는 '강인한 여성(La Donna Forte)'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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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Mapplethorpe, Louise Bourgeois, 1982/ Spider Couple, Guggenheim Museum Photo: David Heald

 

"거미는 나의 엄마에 대한 송가(ode)다. 엄마는 내 최고의 친구였다. 거미처럼 엄마는 베짜는 사람이었다. 우리 가족은 태피스트리 복원사업을 했으며, 엄마는 워크숍을 책임졌다. 거미는 엄마처럼 매우 영리했다. 거미는 모기를 잡아먹는 친근한 존재다. 우리는 거미가 질병을 퍼트리므로 원치않는다. 그래서 거미들은 우리 엄마들처럼 도움이 되고 보호한다."

-루이스 부르주아-

 

 

Louise Bourgeois: Paintings April 12–August 7, 2022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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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e Bourgeois, Roof Song, ca. 1946–48

 

루이스 부르주아 Louise Bourgeois(1911-2010)는 대형 거미조각 '마망(Maman)'으로 널리 알려진 조각가다. 부르주아가 첫 거미 조각을 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 그녀가 1947년 그렸던 잉크와 목탄 드로잉 '거미'에서 착안했다. 1911년 파리의 태피스트리 복원 가정에서 태어난 부르주아는 1938년 미술사학자와 결혼한 후 뉴욕으로 이주, 10여년간 드로잉과 회화에 몰두했다. 1940년대 중반 맨해튼 아파트에서 버려진 나무로 조각을 시작해 1949년  페리돗 갤러리(Peridot gallery)에서 첫 조각 개인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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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e Bourgeois, Fallen Woman (Femme Maison), 19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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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e Bourgeois, Femme Maison, 1946–47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은 루이스 부르주아  조각의 토대가 된 1940년대 회화를 모은 특별전 'Louise Bourgeois: Paintings'(4/12-8/7)를 열고 있다. 이 전시에는 '집(maison)'을 메타포로 부르주아가 갈망했던 가정과 엄마의 역할에 대해 묘사하는 그림들이 대거 소개된다. 전시는 뉴올리언스미술관(NOMA/ New Orleans Museum of Art, 9/7-1/1/2023)으로 순회된다. 

https://www.metmuseum.org/exhibitions/listings/2022/louise-bourgeois-pain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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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e Bourgeois: Paintings  April 12–August 7, 2022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루이스 부르주아 Louise Bourgeois (1911-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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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e Bourgeois, Reparation, 1945

 

#태피스트리 복원사업 가정: 1911년 크리스마스 파리에서 태피스트리 복원 사업을 하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이 사업은 외가에서 부모가 물려받은 것이었다. 직물은 훗날 부르주아의 작품에 영향을 준다.  

 

#아버지의 바람과 배신: 어린 루이스에겐 영국에서 온 가정교사 겸 내니(Sadie)가 있었다. 영어를 가르친 내니가 아버지와 바람을 피우는 것을 알게되어 두 사람 모두에게 배신감을 느끼며 자살까지 시도했다. 그러나, 당시 치명적인 유행병이었던 스페인 독감에 걸린 엄마를 8살 때부터 간호하면서, 태피스트리 도안 작업을 했다. 1932년 21살 때 엄마가 세상을 떠난다. 이때부터 평생 버림받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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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e Bourgeois, Self-Portrait as Bird, 1945, MoMA

 

#"나선: "나선은 내게 중요하다. 나선은 비트는 것이다. 어릴 적에 강물에 태피스트리를 빤 이후 난 비틀어서 고리를 만들었다...그후엔 아버지의 애인에 관한 꿈을 꾸었다. 그녀의 목을 조르는 꿈을 꾸었다. 통제와 자유를 상징하는 나선을 사랑한다."

 

#수학 전공: 소르본느대에서 수학과 기하학을 전공하면서 아버지 바람으로 흩어진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지만, 규칙이 아무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1932년 엄마가 사망하자 충격을 받아 수학을 버리고, 미술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아버지가 화가를 경멸하며 학비 지원을 거부하자 영어 통역가로 일하면서 수업료를 면제받았다. 이때 스승 페르낭 레제를 만났고, 레제는 그림보다는 조각을 하라고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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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e Bourgeois: Paintings  April 12–August 7, 2022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뉴욕 이주: 부르주아는 아버지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1938년 파리에서 만난 미국인 미술사학자 로버트 골드워터(Robert Goldwater)와 결혼해 뉴욕으로 이주했다.  

 

#미술사학자 남편: 로버트 골드워터는 컬럼비아대와 하버드대 석사를 거쳐서 뉴욕대에서 '현대미술 속의 원시주의(Primitivism in Modern Art)'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루이스 부르주아와 결혼 후 퀸즈 칼리지와 뉴욕대 교수로 강의하다가 1957년 미드타운 54스트릿의 원시미술관(Museum of Primitive Art) 초대관장을 지냈다. 골드워터는 뉴욕 뮤지엄 최초로 아프리카 미술 전시회를 기획했다. 넬슨 록펠러가 창립한 원시미술관은 1976년 폐관하고, 컬렉션은 메트로폴리탄뮤지엄으로 들어갔다. 골드워터는 1973년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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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e Bourgeois & Robert Goldwater

 

#제리 고로보이(Jerry Gorovoy): 1980년 부르주아는 조지아 오키프와 후안 해밀턴의 관계처럼 여생의 우정을 지속할 젊은 조수 제리 고로보이를 만났다. 당시 큐레이터였던 고로보이와의 만남에 대해 부르주아는 말한다. "당신이 우물의 바닥에 있을 때 주변을 살펴본다. 누가 나를 밖으로 이끌어낼까? 이 경우 제리가 다가와 밧줄을 던져주고, 나를 끼워서 세상 밖으로 끌어냈다"고 밝혔다. 고로보이는 현재 루이스 부르주아 재단의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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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e Bourgeois Retrospective, Nov 3, 1982–Feb 8, 1983, MoMA. https://www.moma.org/calendar/exhibitions/2243?

 

#MoMA 회고전: 1982년 70세에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여성작가로 최초 회고전을 열었다. 

 

#베니스 비엔날레 1993: 루이스 부르주아는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미국관 대표로 선발되어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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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e Bourgeois, Maman, Guggenheim Museum Bilbao Spain  Photo: Didier Descouens/ Wikipedia

 

#거미 조각 '마망': 1996년 부르주아는 1947년 잉크&목탄 드로잉으로 그렸던 거미에서 착안해 첫 강철 거미 조각 'Spider'를 제작했다. 거미는 부르주아의 엄마에게 헌사하는 작품으로 '베틀을 돌리고, 짜고, 양육하고, 보호하는 모성'을 상장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999년에 런던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미술관을 위해 '마망(Maman)'을 제작한다. '마망'은 테이트 모던을 비롯, 삼성 리움미술관, 빌바오 구겐하임뮤지엄, 캐나다국립갤러리(오타와), 도쿄 모리미술관, 크리스탈브리지 미술관(아칸사주 벤튼빌), 도하 카타르국립컨벤션센터 등에 소장되어 있다.  

 

"거미는 나의 엄마에 대한 송가(ode)다. 엄마는 내 최고의 친구였다. 거미처럼 엄마는 베짜는 사람이었다. 우리 가족은 태피스트리 복원사업을 했으며, 엄마는 워크숍을 책임졌다. 거미는 엄마처럼 매우 영리했다. 거미는 모기를 잡아먹는 친근한 존재다. 우리는 거미가 질병을 퍼트리므로 원치않는다. 그래서 거미들은 우리 엄마들처럼 도움이 되고 보호한다."

-루이스 부르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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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 van Gelder, Armed Forces(Louise Bourgeois), 2009. Hauser & Wirth

 

#98세로 사망: 2010년 5월 31일 루이스 부르주아는 세상을 떠났다. 사망 직전 첼시의 타운하우스 옆 건물을 매입해서 학자와 아티스트들을 위한 리서치 센터로 만들 예정이었다. 부르주아의 작품과 일기 등을 볼 수 있도록 .

 

#거미 경매:  2011년 '거미(Spider)'는 1070만 달러에 경매되며 여성작가 최고가를 기록했다. '거미'는 2015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2820만 달러에 낙찰되며, 그 기록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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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e Bourgeois, Red Night, 1945-1947

 

#유족: 로버트 골드워터와 사이의 아들 셋은 엄마 성을 따랐다. 입양한 아들 장-루이 부르주아(Jean-Louis Bourgeois, 1940-)는 하버드대에서 문학과 건축사를 전공한 작가로 아프리카 말리에서 살고 있다. 알랭 부르주아(1941- ), 막내 아들 미셸 부르주아는 1990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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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e Bourgeois: Paintings

April 12–August 7, 2022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https://www.metmuseum.org/exhibitions/listings/2022/louise-bourgeois-pain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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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2.05.24 10:20
    조각가 루이스 부르조아를 읽었습니다. 강인한 여성임을 알았습니다. 좋은 가정에서 태어났고 타피스트리 복원작업을 하는 일을 하는 부모와 환경 속에서 자랐기 때문일까 어린시절부터 미술을 접하면서 남다른 예술적 감각을 키울 수 있음을 보았습니다. 엄마가 타피스트리 작업을 하는 게 거미가 거미줄을 짜서 거미집을 만드는 과정과 비교했다는 발상이 놀랍습니다. 어미거미 마망을 사진으로 처음 봤습니다. 어미 거미 마망을 사진을 확대해서 들여다 봤습니다. 다리가 몇개인지 세어 봤지만 정확히 멏개인지 셀 수가 업게 묘하게 돼있었습니다. 거미가 이렇게 한 여성에게 뛰어난 조각품을 만들게 한 배경을 알았습니다. "마망"이 삼성 리움 미술관에도 전시돼 있어서 한국에서도 볼 수 있으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강인한 여성은 남디른 인내가 있네요. 루이스 부르조아도 8살때 아버지의 불륜과 배반으로 큰상처를 입었지만 인내를 갖고 현실을 극복하는 과정이 정신력이 강인함을 보여주네요. 특히 엄마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그냥 주저앉지 않고 어미거미 마망이란 위대한 작품을 만들었음이 강인함을 보여줍니다.
    아들 셋을 두었는데 두 아들이 엄마인 루이스 부루조아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슬픔이 있었지만 그녀의 강인함으로 극복하지 않았나 사려됩니다. 98세까지 장수한 비결도 강인한 예술 혼을 지녔기 때문인가 합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