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에 오마쥬: BTS RM의 '인디고(Indigo)' 앨범, 디아비컨(Dia Beacon) 콘서트
RM '인디고(Indigo)'의 영감은 현대미술?
윤형근, 존 체임벌린, 댄 플래빈, 리처드 세라에 오마쥬
RM, INDIGO cover Photo: Big Hit Music/ RM Live in New York @Dia Beacon, https://youtu.be/gduuajhODOU
12월 2일 데뷔 스튜디오 앨범 '인디고(Indigo)'를 출시한 BTS의 멤버 RM(김남준)이 12월 8일 업스테이트 뉴욕의 미술관 디아 비컨(Dia Beacon)에서 촬영한 미니 콘서트를 공개했다.
미술 애호가이자 컬렉터인 RM가 BTS 유튜브 공식채널 BANGTANTV에서 공유한 12분짜리 스페셜 라이브 콘서트(RM Live in New York @Dia Beacon) 비디오는 '인디고'에 수록된 4곡을 미술관 갤러리와 정원을 배경으로 노래했다. 흥미로운 점은 각곡을 편집 거의 없이 원 테이크로 촬영했다는 점이다.
10개의 곡을 수록한 앨범 '인디고'는 RM의 미술 사랑이 듬뿍 담겨있다. 앨범 커버엔 RM이 단색화가 윤형근(Yun Hyong-Keun, 1928-2007) 화백의 그림 '청색'이 걸린 벽에 기대앉아 있다. 그의 옆엔 청바지 더미가 올려진 의자가 보인다. 앨범 타이틀 '인디고(Ingigo)'는 blue와 violet 사이의 청색으로 우리 말로는 '쪽빛'에 가까운 색이다. 인도에서 자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색상으로 알려져 있다. 윤형근 화백의 그림 '청색'과 낮은 의자에 쌓여있는 청바지는 이상과 현실, 유토피아와 청춘의 궤적을 은유하는 것일까?
RM, INDIGO 사진: 빅히트뮤직/ Big Hit Music
"평생 진리에 살다 가야한다 이거야. 플라톤의 인문학에서는 인간의 본질인데, 진선미 진실하다는 ‘진(眞)’자 하고 착할 ‘선(善)’자하고 아름다울 ‘미(美)’하고 인데 내 생각에는 진 하나만 가지면 다 해결되는 것 같아." -윤형근(1928-2007)
인트로곡 'Yun'은 윤형근 화백에서 영감을 받아 쓴 힙합곡으로 윤형근 화백의 육성이 나온다. 소울가수 에리카 바두(Erykah Basu)가 참가했다. 가사 중엔 "그는 말했지 늘, 먼저 사람이 돼라/ 예술할 생각 말고 놀아 느껴 희로애락..."이 나온다. 윤형근 화백은 김환기 화백의 사위이기도 했다.
*단색화의 거장 <1> 윤형근(Yun Hyong-Keun, 1928-2007)
https://www.nyculturebeat.com/?document_srl=3924756&mid=Art2
Dia:Beacon
허드슨강변의 디아 비컨은 오레오 쿠키로 유명한 나비스코(Nabisco, National Biscuit Company)의 박스를 인쇄하던 공장건물을 개조해 2003년 오픈한 미술관이다. RM은 디아 비컨 미니 콘서트에서 미술관 정원, 프랭크 스텔라의 메탈 조각, 댄 플래빈의 조명 설치작, 리처드 세라의 육중한 강철 조각을 배경으로 4곡을 불렀다.
*디아 비컨(Dia: Beacon), 허드슨강변의 첼시, 미니멀리즘의 메카
https://www.nyculturebeat.com/?document_srl=3738918
RM Live in New York @Dia Beacon
RM Live in New York @Dia Beacon, https://youtu.be/gduuajhODOU
#'Wild Flower(들꽃놀이)'와 로버트 어윈(Robert Irwin)의 정원
싱어송라이터 RM은 인디고 미니 콘서트 첫곡을 'Wild Flower'를 겨울나무 숲이 있는 디아 비컨의 정원에서 선사했다. 흰 티 위에 회색 셔츠와 팬츠 차림의 RM은 앙상한 겨울나무 산과 푸릇푸릇한 미술관 정원(hawthorn and crab apple trees), 그리고 미술관 건물을 배경으로 노래했다. 디아 비컨의 조경은 조명 작가 로버트 어윈(Robert Irwin, 1928- )이 설계했다.
카메라는 정원의 공중 숏에서 시작하는데, 숲 사이 +자의 길이 인생의 교차로처럼, 혹은 종교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지상으로 내려온 카메라는 때로 트래킹하면서 RM을 360도 회전 촬영하고, 뒤로 빠진다. '낭만 고양이'로 유명한 록그룹 체리필터(Cherry Filter)의 보컬 조유진(Youjeen)이 참가했다.
*RM 'Wild Flower (with youjeen)' Official MV
https://youtu.be/u18be_kRmC0
*로버트 어윈: 빛과 그림자, 그리고 공간의 3중주@휘트니뮤지엄, 2013
http://www.nyculturebeat.com/?document_srl=2888360&mid=Art2
RM Live in New York @Dia Beacon, https://youtu.be/gduuajhODOU
#'Still Life'와 존 체임벌린(John Chamberlain)
한국계 힙합가수 앤더슨 팩(Anderson .Paak)과 콜라보한 두번째 곡 'Still Life'는 조각가 존 체임벌린(John Chambelain, 1927-2011)의 갤러리에서 촬영했다. 존 체임벌린은 자동차를 찌그러트린듯한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추상 조각가다. RM은 회색 수트 위에 갈색 가죽 수트와 팬츠를 겹쳐 입고 노래한다.
제목 '정물(Still Life)'다. 정물화에서 영감을 받아 "그건 여전히 인생(It's still Life)"라는 두가지 의미를 갖는 가사가 등장한다. "I'm still life....난 still life, but I'm movin;...멈추지 않는 정물/ 또 피워 나의 꽃을/ Gimme no name cuz I’m untitled/ 계속 전시되는 내 삶/ 그래도 삶 아직도 삶/ 과건 가버렸고 미랜 모르네/ 두 갈래길에서 숨 고르네/ 벗어나고 싶어 이 캔버스의 틀..."
RM은 자신이 액자에 박제된 정물이지만, 여전히 살아 있고, 이 액자에 갇히지 않고 살아갈 것"이라는 자신의 인생철학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존 체임벌린의 구겨진 고철 조각은 한때 자동차로서 달리던 시절이 있었다. RM의 박제된 정물('Still Life')같은 액자 속 삶은 고철의 과거와 대조적으로 액자를 탈출할 것을 예고한다는 의미에서 대조적이다. 체임벌린 갤러리의 스카이라이트와 격자의 창틀이 갤러리 벽에 반사되어 드라마틱하다.
*RM 'Still Life (with Anderson .Paak)' Official MV
https://youtu.be/2vfmL4q2koo
RM Live in New York @Dia Beacon, https://youtu.be/gduuajhODOU
#'Change. 2'와 댄 플래빈(Dan Flavin)
초록색 조명에 RM의 실루엣이 검게 보이게 촬영한 'Change. 2'의 배경은 일명 '형광등 조각가' 댄 플래빈(1933-1996)의 작품이다. RM은 재킷을 벗고 읊조리듯이 속삭이듯이 노래한다. "You gotta admit it/ Don’t you get it still/ Someday a great grief will do come for you/ And then you’ll know it too/ You can’t love someone like I do/ That’s all I can say to you"
*'빛의 미니멀리스트' 형광등 조각가 댄 플래빈
http://www.nyculturebeat.com/?document_srl=3733324&mid=Art2
RM Live in New York @Dia Beacon, https://youtu.be/gduuajhODOU
#'No.2'와 리처드 세라(Richard Serra)
"그대여 더는 뒤돌아보지 마/ 그 많은 파도 다 지난 뒤에/ 무수한 만일이 널 괴롭혀도/ 이젠 니가 널 지켜줄 거야...."
박지윤이 보컬에 참가한 'No. 2'는 강철 조각가 리처드 세라(Richard Serra, 1938- )의 갤러리에서 촬영했다. 카메라는 RM의 뒷모습을 따라 잡고, 그는 뒤돌아 보지 않는다. 격자 창으로 들어오는 겨울의 햇살이 조각과 갤러리 벽에 반사되면서 조명예술을 만들어내고 있다. 리처드 세라의 작품이 이토록 매력적인 적은 처음으로 느껴진다.
베이지색 수트 차림의 RM은 후회와 아쉬움없이 살아가라고 노래한다. 리처드 세라의 강철조각은 노래 속의 "나로 가득 차 터져버린 나의 풍선/ 터지고 안 건 그 안은 텅 비어있었단 거..."와는 달리 육중한 존재감과 자신감을 상징하는듯 하다.
*RM 'No.2 (with parkjiyoon)' Visualizer
https://youtu.be/EJiPWFZjFxU
RM, INDIGO tracks
1. Yun (with Erykah Badu)
2. Still Life (with Anderson .Paak)
3. All Day (with Tablo)
4. Forg_tful/ 건망증 (with Kim Sa-wol/ 김사월)
5. Closer (with Paul Blanco, Mahalia)
6. Change pt.2
7. Lonely
8. Hectic (with Colde)
9. 들꽃놀이 (with Youjeen/ 조유진)
10. No.2 (with Park Ji-yoon/ 박지윤)
RM은 미술 후원자 -NYT
https://www.instagram.com/rkive
한편, 뉴욕타임스는 올 8월 RM을 미술 후원자로 조명하는 기사(RM, Boy Band Superstar, Embraces New Role: Art Patron)를 실었다.
RM은 뉴욕에 머물 때 그랜드센트럴터미널에서 메트로 노스 기차를 타고 디아 비컨(Dia Beacon)을 방문했으며, 시카고 콘서트 투어 중엔 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로 가서 쇠라와 모네의 그림에 매료됐다고 전했다. RM은 아트 컬렉터이기도 하다. 박수근, 장욱진, 백남준, 윤형근, 그리고 서예가 김정희 등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RM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권진규 회고전에 자신이 소장한 테라코타 말 조각품을 대여해주었으며, 2020년엔 국립현대미술관(MMCA)에 절판 미술도서를 재발행해 도서관에 배포할 수 있도록 1억원을 기부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RM을 2020년 '올해의 예술후원인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는 2년 연속 해외 문화재 보존과 복원을 위한 기금 1억원을 기부했다.
그의 세계적인 영향력은 측정불가한 범주에 있다. BTS의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7천만명이 넘으며, RM의 인스태그램 팔로워만도 3천700만명이다. 지난 여름 스위스 아트 바젤에 방문한 후 올린 브이로그(35분)은 조회수가 600만이 넘었다면서 NYT는 고립되고, 뚫을 수 없는 세계에서 그는 '꿈의 대사(dream ambassador)'라고 묘사했다.
RM Live in New York @ Dia Beacon
https://youtu.be/gduuajhODOU
#RM #Indigo #RMLiveinNY #DiaBeacon
SET LIST
0:00 Wild Flower (with youjeen)
4:32 Still Life (with Anderson .Paak)
7:29 Change pt.2
9:27 No.2 (with parkjiyoon)
Credits:
Director: Woonghui (wwhh)
Assistant Director: Jooyeol Kim (wwhh)
Executive Producer: Jungik Jang (wwhh)
Executive Producer: Lennie Im, Sam Lee (XOLOGY)
Production Manager: Ben Koh
Bilingual Asst. PD: Jon Lim
Director Of Photography: Sungin Kim
1st AC: Seungjong Lee
2nd AC: Ilho Bae
Gaffer: Jonghwan Oh
Best Boy: Hyunggyoon Kim
Gaffer: Piotr “Ski” Jagninski
Key Grip: Chris Caiati
Best Boy Grip: David Rhanghelli
Electric Driver: Scott Giameo
Sound Mixer: Sean Hutchinson
Asst. Sound: David Hart, Andrew Gerheart
Mixing Engineer: Jeong Woo Yeong
Recording Engineer: Son Yu Jeong
Brand Experience Design: Hyeri Lee
Visual Creative: Jae Yoo, Leehyun KIM, Yeona, GANi
Makeup: Kim Da Reum
Hair: Han Som
Styling: Kim Young Jin, Kim Ye Song
Office PA: Sean Connor
Truck PA: Alfonso R. Graham Jr.
Set PA: Eli Joseph, Junior Joseph
Artist PA Key: Jae Young Won
Artist PA: Ben R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