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ndez-Vous with French Cinema(3/5-15)

2020 프랑스 영화와의 랑데부 <1>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The Truth/ La Vérité) 


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의 간판 영화제는 가을의 뉴욕영화제(New York Film Festival)와 봄의 프랑스 영화제(Rendez-Vous with French Cinema)다. 올해로 58회를 맞는 뉴욕영화제(9/25-10/11)는 정치적올바름(PC)의 시대흐름에 따라 집행위원장은 유진 헤르난데스(Eugene Hernandez), 프로그램 국장은 데니스 림(Dennis Lim)의 비백인 쌍두마차가 이끌게 된다. 한편, 제 25회를 맞은 프랑스 영화제(3/5-15)는 여전히 '불란서 영화' 신작 22편을 상영한다. 올해엔 관객상을 마련했다. 



3월 5일 개막작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The Truth/ La Vérité) ★★★

카트리느 드뇌브와 줄리엣 비노슈, 허구의 삶과 진실의 연기


The-Truth.jpg

The Truth/ La Vérité by Hirokazu Kore-eda


*The Truth / La Vérité(2019) 예고편


2020 프랑스 시네마와의 랑데부의 개막작은 카트리느 드뇌브, 줄리엣 비노슈, 그리고 에단 코헨의 화려한 캐스팅의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The Truth/ La vérité)'이다. 감독은 2018년 '어느 가족(Shoplifters, 만비키 가족)'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히로카즈 고레-에다. 아시아의 가난한 가족 이야기를 그렸지만, '기생충'과 비교할 때 솜사탕같은 작품이었다. 어쨋거나 고레-에다 감독은 칸의 영광을 안고 초호화 캐스팅으로 프랑스 가족 이야기를 연출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이제 조연급으로 물러난 왕년의 스타 파비안느(카트리느 드뇌브 분)은 최근 회고록 '진실'을 출간했다. 떠오르는 스타의 엄마 역으로 영화에 출연 중인 파비안느에게 뉴욕에 사는 시나리오 작가 딸 루미르(줄리엣 비노슈 분)가 미국의 2류 배우인 남편 에단 호크, 딸과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La-vérité-La-verità-film-Hirokazu-Koreeda-deneuve.jpg

The Truth/ La Vérité by Hirokazu Kore-eda


파리 외곽의 성채같은 저택에 사는 파비안느(카트리느 드뇌브 분)는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파비안느는 비서가 가져온 녹차가 미지근하다고 불평한다. 어느 연예 기자들이나 상투적인 질문을 던진다. "천국이 있다면, 문에 도착했을 때 하나님이 무슨 말을 해주기를 바랍니까?" 미국 TV 배우 인터뷰 프로그램 'Inside the Actor's Studio'에서 사회자 제임스 립턴이 배우들과의 인터뷰 후 마지막으로 묻는 질문이다. 그녀의 삶은 진실했을까? 연기처럼 픽션이었을까? 고레-에다 감독은 프랑스 영화인 가족의 이야기에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Rashomon, 1950)' 의 화두인 진실에 질문을 던진다.


파비안느는 유일한 외동딸 루미르를 돌보지 않고, 연기와 이미지 관리에만 충실했다. 이기적이며, 제멋대로인 디바. 루미르에게는 엄마같은 사라가 존재했지만, 파비안느의 라이벌이었던 사라는 일찍 사망했다. 루미르는 엄마의 회고록을 '교정'하듯이 샅샅이 읽으면서 비판한다. 왜 "사라 이야기는 한줄도 없느냐?"고. 마침내 파비안느에겐 수족이었던 오랜 비서 뤽 마저 그만 둔다. 회고록에 한줄도 안써준 파비안느에게 실망했기 때문이다.  



verite2.jpg

The Truth/ La Vérité by Hirokazu Kore-eda


파비안느에게 사과는 없다, 변명이 있을 뿐이다. "나는 배우야. 난 적나라한 사실을 말하지 않아. 재미있지 않기 때문이지."하며 진실을 왜곡하는 것을 정당화한다. 또한, "난 나쁜 엄마나 나쁜 친구들이지만, 좋은 여배우로 남기를 바래."라고 파비안느는 해명한다. 여배우라는 삶의 특권이 있지만, 이 영화는 가정과 커리어를 둘 다 잘하는 수퍼 우먼 대신 여배우로 승부를 걸고 싶었던 디바의 핑계다. '여자는 무엇으로 사나'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삶이다. 

  

파비안느의 성채같은 저택은 감옥 앞에 자리해 있다. 넓은 정원에는 오래된 거북이가 살고 있다. 파비안느의 삶이 겉으로는 화려한 성채같지만, 엄마와 아내의 역할을 포기한 채 나르시스트의 감옥에서 살아온 것을 은유하는듯 하다. *카트리느 드뇌브의 본명이 카트리느 파비안느 돌레악(Catherine Fabienne Dorléac)이다. 드뇌브는 배우로 활동하며 엄마의 성을 따른 것이다.



la-verite_copy.jpg

The Truth/ La Vérité by Hirokazu Kore-eda


코레-에다 감독의 '진실'은 황혼기에 들어선 여배우의 삶을 수채화처럼 그려낸다. 때문에 각 캐릭터들에 깊이가 부족하다. 사위 에단 호크는 왕년의 스타 카트리느 드뇌브의 팬처럼 보여지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호화 캐스트가 아까와지는 영화다. 카트리느 드뇌브와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사이의 딸 키아라 마스트로얀니(Chiara Mastroianni)가 딸 루미르 역을 맡았더라면? 그러면, 다큐멘터리, 시네마 베리테가 되었을 것이다. 키아라 마스트로얀니는 올 프랑스 영화제에 '마술같은 밤(On a Magical Night)'에로 찾아온다.  


1964년 뮤지컬 영화 '셸부르의 우산'으로 스타덤에 오른 카트리느 드뇌브는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에게 트로피를 안겨주었다. 2019 베니스영화제 상영작. 106분. (3월 5일 오후 6시 30분-줄리엣 비노슈, 에단 호크 소개/ 3월 5일 오후 9시 15분) *상영에 앞서 5일 오후 5시엔 줄리엣 비노슈와 에단 호크가 코레-에다 감독과의 작업 경험을 토론한다. 


Rendez-Vous with French Cinema 2020

March 5-15, 2020

Walter Reade Theater (165 West. 65th St.)

https://www.filmlinc.org/festivals/rendez-vous-with-french-cinema



000.jpg *프랑스의 연인 '카트린느 드뇌브'에 대하여

*프랑스 영화와의 랑데부(3/5-15) (2) 마술같은 밤에(On A Magical Night) ★★★★

*프랑스 영화와의 랑데부(3/5-15) (3) 사슴 가죽(Deerskin/ Le daim) ★★★★

*프랑스 영화와의 랑데부(3/5-15) (4) 내가 누군지 아니(Who You Think I A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