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브첸코의 무성영화 '대지'와 다카브라카 연주
Dovzhenko's 'Earth' & DakhaBrakha
도브첸코의 무성영화 '대지'와 다카브라카 연주
Earth, 1930
뉴욕에선 종종 서프라이즈 문화행사가 벌어진다.
러시아 초기 영화사에서 세르게이 에이젠쉬타인, 푸세볼로트 푸도프킨과 함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알렉산더 도브첸코의 무성영화 '대지(Earth, 1930)'를 큰 화면으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다.
DahkaBrakha
페이스대학 내 쉬멜센터에서 5월 21일 '대지'를 그것도 라이브 콘서트와 함께 상영한다고 했다. 인터넷도 유튜브도 없던 오래 전 영화를 공부하던 시절, 흐릿한 VHS 테이프로 보았던뉴욕필하모닉도 채플린의 '시티 라이트'와 디즈니의 '환타지아'를 라이브 연주로 공연하는 이즈음이지만, 우크라이나 출신 밴드 '다카브라카(DakhaBrakha)'의 연주는 특별했다. 도브첸코가 우크라이나 출신 외교관으로 감독이 되었기 때문이다.
영화 촬영 중인 도브첸코
'대지'는 우크라이나의 농촌을 배경으로 지주가 트랙터를 도입하면서 집단 농장화하려는 시도에 대항하는 농민들의 반발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배 농장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는 한 노인 모습으로 시작해서 신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 소와 트랙터로 대표되는 계급 갈등, 그리고 어린아이와 비가 내리는 토지로 이어지면서 자연의 순화를 서정적으로 그렸다.
몽골의 '롱송', 유고슬라비아의 집시 뮤직을 연상시키는 우크라이나 4인조 밴드 다카브라카(DakhaBrakha)는 첼로, 키보드, 드럼, 아코디언, 보컬로 음향 효과까지 내면서 도브첸코의 몽타쥬(에이젠쉬타인의 '전함 포템킨'보다는 속도가 느려 서정적인)를 싱크로나이즈로 최면적으로 들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