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의 맛 (1) '마르디 그라(Mardi Gras)' 디너@록펠러센터 씨그릴(Sea Grill)
Mardi Gras Dinner@Sea Grill
뉴올리언스의 맛 <1> 씨그릴 '마르디 그라' 디너
2011년 1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여행 중 삼보드로무(Sambadromo) 스태디움에서 리오 카니발 '삼바 퍼레이드' 리허설을 본 적이 있다. 브라질 사람들은 1년 평생을 벌어 나흘간의 리오 카니발에 모두 바친다. 성형수술에 의상까지 1년 총수입을 축제에 올인한다는 것.
매년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New Orleans)는 리오의 카니발을 방불케하는 축제의 도시가 된다. '재즈의 고향'이자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A Streetcar Named Desire)'의 도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간 상흔 남아있는 뉴올리언스의 최대 축제 카니발 '마르디 그라(Mardi gras)'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프랑스어로 '기름진 화요일(Fat Tuesday)' 혹은 '참회의 화요일'라는 의미의 '마르디 그라'는 기독교에서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념하는 사순절(Lent) 기간(*재의 수요일/Ash Wednesday부터 성토요일/Holy Saturday, 부활절 전날인 안식일까지)의 금식, 절제, 회개의 기간을 앞두고 기름진 음식을 먹고, 음주가무를 즐기는 나흘간의 축제다. 마르디 그라의 클라이맥스는 참회의 화요일에 벌어지는 퍼레이드다. 프렌치 쿼터에서 악단이 재즈 음악을 연주하며, 가면 분장한 이들이 퍼레이드를 하면서 보라색(정의), 녹색(신뢰), 황금색(권력) 구슬을 던진다.
Mardi Gras
뉴욕과 뉴올리언스. 여러모로 대조적이다. 뉴욕은 빅 애플(Big Apple), 뉴올리언스는 느긋한 빅 이지(Big Easy). 뉴욕엔 추수감사절 퍼레이드와 할로윈 퍼레이드가 있고, 뉴올리언스엔 마르디 그라가 있다. 연간 축제가 135개에 달하는 뉴올리언스의 모토는 "좋은 시간을 돌아가게 합시다(Laissez les bon temps rouler/ Let the good times roll)".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약칭은 놀라(NOLA).
뉴올리언스에 아직 가보지 못했다. 버킷 리스트에 올라있는 도시다. 매년 뉴올리언스 마르디 그라 축제에 내려가는 친구들이 있다. 뉴욕의 한겨울 추위와 비바체 리듬에서 벗어나 뉴올리언스의 열정적인 축제와 라르고 리듬에 취해 에너지를 충전하고 귀환하는 뉴요커들.
뉴올리언스가 마르디 그라 축제의 클라이맥스에 달했던 3월 6일 뉴욕 록펠러센터의 씨푸드 레스토랑 씨그릴(Sea Grill)에선 마르디 그라 셀레브레이션 디너를 열었다. 아이스스케이트 링크의 전망과 재즈 뮤지션들의 라이브 뮤직에 현란한 마스크까지 제공된 축제 분위기 속에서 4코스로 뉴올리언스 음식과 칵테일을 맛볼 수 있었다.
MARDI GRAS CELEBRATION DINNER AT SEA GRILL
March 5, 2019
MARDI GRAS CELEBRATION DINNER AT SEA GRILL
뉴올리언스는 미국에서 가장 프랑스풍이 많이 남아 있는 도시다. 1803년 미국령이 되기 전까지 루이지애나주는 프랑스와 스페인의 식민지였다. 멕시코만으로 흘러들어가는 미시씨피강 덕분에 해산물을 이용한 조리법이 발달했다. 케이준과 크레올은 뉴올리언스의 양대 산맥이다. 하지만, 케이준과 크레올 요리에 관한 구분은 닭과 달걀처럼 모호하다. 뉴올리언스 요리에서 성 삼위일체(holy trinity)는 양파, 피망, 셀러리를 말한다. 이 세가지 식재료는 검보, 잠발라야, 에투페 등을 만들 때 베이스로 사용된다.
# 케이준(Cajun): 프렌치 캐나다계 이주자들. 1760-70년대 영국의 마리타임에 의해 캐나다 노바스코시아(아카디아)에서 추방되어 루이지애나로 남부의 시골에 정착한 프랑스계 이주자들과 후손을 지칭한다. 케이준 요리는 프렌치 테크닉을 로컬 식재료에 적용한다. 크레올보다 생선 대신, 갑각류, 돼지, 사냥고기를 위주로 셀러리, 피망, 양파, 마늘, 필레파우더 등을 사용한다. '시골 음식(country food)'으로 불리운다.
# 크레올(Creole): 루이지애나주에 정착한 유럽인들(프랑스/스페인)과 그의 후손으로 아프리카/카리비안/인디언 원주민과의 혼혈까지 통칭한다. 따라서 음식도 퓨전이다. 크레올 요리는 어패류 위주로 양파, 피망 셀러리, 오크라, 고추, 크림, 버터, 후추, 마늘 등 향신료를 듬뿍 쓴다. 케이준과 달리 요리에 토마토를 사용하며 '도시 음식(city food)'로 불리운다.
# 칵테일: 케이준 크로대드 블러디 메리(CAJUN CRAWDAD BLOODY MARY, right): 보드카에 토마토 쥬스, 핫소스와 레몬을 섞고, 크로피시 머리를 꼬치에 끼워 칵테일 안에 숨겼다. 매콤한 블러디 메리로 식욕을 자극했지만, 글래스 테두리의 셀러리솔트가 너무도 짰다. 비유 카레(VIEUX CARRÉ, left): 코냑과 위스키 칵테일. '오래된 광장'이라는 뜻으로 뉴올리언스의 카루셀 바에서 개발했다고.
# 1코스, 애피타이저 모듬: 1. 오이스터 포보이 슬라이더(OYSTER PO'BOY SLIDERS): 굴튀김 미니 버거. '포 보이'는 가난한 남자(poor boy)가 먹는 음식이라고. 그랜드센트럴터미널 안의 '오이스터 바'의 굴튀김이 더 맛있다. 2. 새우 구이(BLACKENED SHRIMP) 3. 할라피뇨 & 체다 허쉬퍼피(JALAPENO & CHEDDAR HUSH PUPPIES): 할라피뇨 고추과 체다 치즈에 밀가루, 옥수수가루, 달걀, 버터밀크로 버무려 튀긴 것으로 바삭, 매콤하고, 짭조롬하다. 4. 바비큐 삼겹살(BBQ-GLAZED PORK BELLY): 주사위 크기의 삼겹살이 바비큐향과 함께 입안에서 녹았다. 5. BOUDIN BALLS: 돼지고기를 저며 크레올 겨자에 버무려 튀긴 것. 미트볼보다 색다른 맛이다. 뉴올리언스 음식이 한인에게 잘 맞는 이유 중의 하나는 향신료를 듬뿍 써서 나오는 매콤함이다.
# 2코스: 해물 검보(SEAFOOD GUMBO, left): 뉴올리언스 음식이 한인에게 잘 맞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밥심으로 산다는 것. 대표음식 검보, 잠발라야, 에투페에 모두 밥이 들어가서 뉴올리언스를 여행할 때 밥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다. 해물 검보는 굴, 새우, 크로피시, 개구리 다리(!)에 앙두이 소시지, 야채, 향신료를 듬뿍 넣고 밥을 말아주어서 마치 해장국을 먹은듯 속이 시원했다. 그런데, 개구리 다리의 특별한 맛을 놓쳤다. 게살 새우(CRISPY CRAB-STUFFED SHRIMP, right): 친구가 선택한 이 메뉴에선 게살인지, 대구살인지 알 수 없어서 실망했다. 소스로는 타르타르와 유사하지만, 마늘, 파프리카와 케이준 양념이 들어간 머스타드 레물레이드가 곁들여졌다.
# 3코스: 붉은 도미 구이와 잠발라야 (RED SNAPPER A LA PLANCHA, left): 잠발라야는 빠예야와 유사한 뉴올리언스 요리인데, 안두이 쇼시지 국물이 자작했는데도, 매콤함이 부족했고 밋밋했다. 이 요리는 이탈리아 식당 치프리아니에서 먹은 도미와 유사했다. 요리사가 향신료를 빼먹은 것은 아닌지. 새우와 그리츠(SHRIMP AND GRITS): 씨푸드 전문 식당 씨그릴의 해물은 대개 싱싱하다. 그리츠(옥수수 가루)의 맛은 남부 요리를 잘하는 한인 요리사 에드워드 리의 워싱턴 D.C. 레스토랑 서코타쉬(Succotash)의 그리츠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우거지같은 콜라드 그린의 맛이 보완해주었다.
# 4코스: 바나나 포스터(BANANAS FOSTER,left): 나온 모양새는 흉해 보여도 꿀맛 디저트였다. 흑설탕에 카라멜 소스로 조린 따끈한 바나나가 별미다.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궁합이 좋다. 따끈한 베니에(WARM BEIGNETS, right): 파우더 슈가를 입혀나온 프랑스식 네모 도넛 베니에를 초콜릿액에 찍어 먹는다. 이스트빌리지의 수길(Soogil)과 브루클린의 밴더빌트에서 먹은 막대 도넛이 한수 위다.
씨그릴에서 맛본 마르디 그라 메뉴는 뉴올리언스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워주었다. 재즈와 전차, 크로피시와 잠발라야, 그리고 검보, 카페 뒤 몽드의 베니에와 카페오레... 본고장의 맛을 보고 싶다.
The Sea Grill
19 West 49th St. (5th & 6th Ave.) 212-332-7610
http://www.patinagroup.com/restaurant.php?restaurants_id=31
뉴올리언스 음식 Cuisine of New Orleans
에투이(왼쪽부터), 크로피시찜, 킹케이크, 스노우볼 https://www.neworleans.com
-앙두이(Andouille): 훈제 소시지. 프랑스 이민자들이 루이지애나에 정착하면서 전해졌다. 돼지어깨살 구이에 마늘,과 향신료를 넣어만든 소시지로 검보와 잠발라야의 재료로도 쓰인다.
-부댕(Boudin): 돼지고기와 쌀에 케이전 향신료를 넣어 만든 소시지. 부댕볼은 튀겨서 이탈리아 아란치니(주먹밥)같다.
-더티 라이스(Dirty rice): 전통 케이전, 크레올 요리로 쌀에 닭과 각종 야채에 카이옌과 후추를 뿌린 밥.
-에투페(Étouffée): 치킨이나 주로 크로피쉬, 새우, 게 등 갑각류를 버터에 오래 조리해(smothering) 밥과 함께 제공한다. 일종의 해물 덮밥.
-크로피시(crawfish/crayfish): 늪지대에 사는 '미니 랍스터' 크로피시(crawfish, crayfish)를 옥수수, 감자, 매콤한 향신료와 함께 찐다.
-검보(Gumbo): 고기나 갑각류 생선에 셀러리, 피망, 양파, 오크라 등을 넣어 조리한 수프. 밥에 말아먹는다.
-잠발라야(Jambalaya): 치킨, 새우, 소시지, 야채에 크레올 향신료를 넣고 조리한 밥. 스페인의 빠예야와 유사하다.
-오이스터 로커펠러(Oysters Rockefeller): 생굴에 버터, 파슬리, 허브, 빵가루를 올려 구워낸다. 1889년 뉴올리언스의 안투안(Antoine's) 식당에서 처음 만들었으며, 이름은 당시 미국 제일 부자 존 D. 록커펠러의 이름에서 따왔다.
-포보이(Po' boy): 바게트에 새우, 굴, 캣피시 등 해물튀김과 상치, 토마토, 레이멀라드 소스를 바른 샌드위치. 1920년대 뉴올리언스의 세인트 클로드 애브뉴에서 전차 운전자 출신 클로비스와 벤자민 마틴 형제가 처음 만들었다. 이름은 Poor Boy에서 왔다고.
-콩과 밥(Red beans and rice): 케이준 향신료, 햄, 야채를 넣고 조리한 강낭콩, 흰쌀밥과 함께 나온다. 뉴올리언스에선 월요일에 콩을 하루 종일 조리한 후 먹는다고. 재즈 트럼펫주자 루이 암스트롱은 종종 편지 끝에 "Red beans and ricely yours"라고 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우 크레올(Shrimp Creole): 토마토, 양파, 피망, 셀러리 등에 케이준 양념이나 매운 고추 소스를 넣고 조리한 요리로 흰쌀밥과 함께 제공한다.
2018 브루클린 거리축제 아틀랜틱 앤틱에서 검보 브로스(Gumbo Bros)가 악어구이를 내놓았다.
-악어 구이(Grilled Alligator): 남부지방에서는 악어를 구워 먹고, 꼬리는 튀겨 먹는다. 닭고기 맛과 유사하다고.
-거북이 수프(Turtle soup): 거북이 고기에 크레올 향신료를 넣고 조리한 수프.
-바나나 포스터(Bananas Foster): 바나나에 흑설탕, 계피, 럼주, 바나나 리커로 조리해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함께 서브한다. 1951년 뉴올리언스의 브레난(Brennan's) 레스토랑에서 폴 발랑제가 개발한 디저트.
-베니에(Beignet): 네모난 도넛으로 파우더 슈거를 뿌려준다. 베니에는 대개 치코리를 가미한 카페 오레(café au lait)와 함께 제공된다.
-브레드 푸딩(Bread pudding): 빵에 우유, 달걀, 설탕을 넣어 만든 푸딩으로 위스키 소스, 럼 소스나 카라멜 소스를 뿌려 낸다.
-킹 케이크(King cake): 브리오쉬 반죽에 계피를 넣고, 자주색, 녹색, 황금색 설탕 프로스팅으로 장식한다. 케이크 한에는 플라스틱 아기 인형이 들어있다. 뉴올리언스에서 마르디 그라 카니발 시즌에 먹는다. 유럽에선 동방박사 세명이 아기 예수를 만나러 베들레헴을 찾은 것을 기리는 공현 대축일(1월 6일)의 빵이다.
-스노우볼(Sno-ball): 얼음을 간(shaved ice) 빙수에 과일향미 시럽을 얹는다.
-허리케인(Hurricane): 럼주, 패션프룻시럽에 레몬쥬스를 혼합한 칵테일.
뉴올리언스
뉴올리언스는 1718년 프랑스의 식민지로 설립됐다. 1762년 루이 15세가 루이지애나를 카를로스 3세에게 넘겨주었다. 그리고, 1800년 나폴레옹이 스페인으로부터 탈취했으며, 1803년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이 나폴레옹으로부터 1500만 달러에 루이지애나를 매입했다. 2009년 '트래블+레저' 잡지의 '미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도시' 조사에서 뉴올리언스가 1위를 차지했다. 라이브 콘서트, 스타일리쉬한 부티크 호텔, 칵테일바, 공동품과 빈티지숍, 카페, 레스토랑, 행인들 구경하기, 주민의 친절도, 다민족 음식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https://www.neworlea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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