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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와 차이나 커넥션 Cuba-China Connection

칼레 오초(Calle Ocho)의 매혹적인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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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e Ocho, NYC

 

지난 2월 필름포럼(Film Forum)에서 개봉된 러시아 흑백영화 '나는 쿠바다(I am Cuba, 1964)'를 보면서 쿠바라는 나라에 대한 신비감이 들었다. 카스트로의 나라, 북한과 함께 코카콜라가 금지된 나라, 파스텔톤의 벽에 빈티지 자동차들이 슬로모션으로 움직이는 이미지의 쿠바는 빔 벤더스 감독의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으로 쿠바 음악이 새로 조명됐다. 쿠바는 언젠가 가보고 싶은 나라다. 

 

하지만, 뉴욕에서 쿠바의 맛을 볼 수 있다. 군옥수수 엘로테(elote)로 유명한 소호의 카페 하바나(Cafe Havana, 17 Prince St.), 첼시의 24시간 쿠바 식당 코펠리아(Coppellia,  207 West 14th St.)도 인기있다. 또한, 2017년 US 오픈 테니스를 관람한 후 코로나의 링콘 크리오요(Rincon Criollo)에서 쿠바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이 식당에서 발견한 요리 로파 비에야(Ropa Vieja)는 쿠바의 간판 요리다. 

 

맨해튼에도 근사한 쿠바 식당이 있었다. 센트럴파크웨스트 미자연사박물관 옆의 호텔 안에 자리한 고급 레스토랑이다. 오파 비에야를 찾아서 칼레 오초(Calle Ocho)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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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e Ocho, NYC

 

칼레 오초(Calle Ocho)는 스페인어로 8 스트릿이다. 왜 81스트릿  식당에 이런 이름을 지었을까? 마이애미의 쿠바 타운 '리틀 하바나(Little Havana)의 중심 거리가 바로 8스트릿(27애브뉴)이다. 맨해튼 32스트릿이 한인타운이듯, 마이애미 8스트릿은 쿠바 타운이다. 칼레 오초는 마이애미의 유명한 쿠바 음악제(Calle Ocho Music Festival/ Festival de la Calle Ocho) 이름이기도 하다.   3월 초 20여개 블럭에 걸쳐 열리는 칼레오초 뮤직 페스티벌은 미국 내 최대의 히스패닉 축제라고 한다. 

 

그 유명한 쿠바 샌드위치도 쿠바에는 없고, 마이애미로 가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리틀 하바나'는 쿠바 이민자들의 고향이다. 1959년 카스트로의 쿠바 혁명 이후 고국을 떠난 쿠바인들이 마이애미로 대거 이주해 현재 100만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그 중심부 '리틀 하바나'는 쿠바 커피, 럼주, 시가, 그리고 음식과 음악까지 쿠바 문화를 간직하며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는 타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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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e Ocho, NYC

 

뉴욕의 칼레 오초 레스토랑은 센트럴파크 인근, 자연사박물관 건너편 엑셀시어 호텔(Excelsior Hotel) 안에 자리해 있다. 1923년에 건축된 후 2007년 보수공사를 거친 15층 호텔이다. 복잡한 미드타운이나 차가운 로어 맨해튼보다는 쾌적한 로케이션인데, 이 호텔 안에 프랑스나 이탈리아 식당 대신 업스케일 쿠바 식당이라... 레스토랑은 천장이 높고, 공간도 널찍하며, 쾌적했다. 따뜻한 오렌지색의 벽에 라틴풍 회화들이 경쾌하게 달려있다. 맨해튼엔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식당들이 다반사인데, 칼레 오초는 우아하고, 여유로웠다. 평일 저녁이라 한산했는지도 모르겠다. 라틴어 엑셀시어는 '높이 더 높이'라는 의미로 뉴욕주의 모토이기도 하다. 

 

칼레 오초는 쿠바 요리가 주를 이루지만, 페루에서 도미니카 공화국, 브라질, 베네주엘라, 코스타리카, 스페인 요리까지 라틴음식을 총망라하는 팬라틴 레스토랑이다. 리우 데자네이루에서 먹었던 코코넛 새우 수프 모케카(Moqueeca), 페루의 상큼한 사시미 샐러드 세비체(ceviche)는 여섯가지 스페셜을 제공한다. 'Taste of South America'에서 남미 요리를 테이스팅할 수 있다. 

 

푸에르토리코에서 태어나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서 수학한 셰프 지오반니 벤추라(Giovanni Ventura)가 지휘하는 키친에선 남미요리를 광범위하게 조리하고 있다.

 

Taste of South A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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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리마 파티의 살테냐(왼쪽), 리우데자네이루 식당의 새우 모퀘카.

 

-살테냐(Saltena, 볼리비아): 감자, 쇠고기 만두 구이/엠파나다. 콜롬버스 서클 지하철 아케이드의 볼리비아 리마 파티(Bolivia Llima Party, http://www.blp.nyc)에서 맛보았는데, 감칠맛이 그만이다.

-모퀘카 데 카마라오(Moqueca de Camarao, 브라질): 코코넛, 토마토 소스레 조린 새우찌개. 리우데자네이루의 코파카바나 해변 인근 식당에서 처음 먹어봤는데,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맨해튼 9애브뉴의 브라질 식당 '라이스 앤 빈즈(Rice 'N' Beans, https://www.ricenbeansnyc.com)'에서도 맛볼 수 있다.

-파스텔 데 초클로(Pastel de Choclo, 칠레): 연어구이와 옥수수 푸딩.

-아사도 데 티라(Asado de Tira, 아르헨티나): 갈비구이와 치미추리 소스

 

-피카로네(Picarones): 링도넛, 슈가 케인 시럽, 루쿠마(망고와 유사한 과일) 아이스크림

 

하지만, 칼레 오초를 찾은 이유는 '로파 비에야(Ropa vieja)'가 아니었던가? 

 

 

A Dinner at Calle O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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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너스 빵(Pan de bono)

 

탁구공 만한 빵이 Rothchild라 써있는 시가 박스에 나왔다. 밀가루 대신 유카(yucca)와 치즈로 만든 콜롬비아식 빵. 쫄깃쫄깃, 짭조롬하고, 흑두(black bean) 딥이 달지 않아 손이 자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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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믹스 세비체(Ceviche Fosforito)

페루의 간판 음식이자 노부 마추히사(Nobu Matsuhisa)의 특기인 세비체가 여섯가지 종류나 있었다. 문어, 랍스터, 연어, 새우, 믹스, 그리고 중국-라티노(Chino-Latino, 아히 투나, 아보카도, 간장-유주 소스)라 4종을 샘플러($45)로 주문하려다가 너무 비싸고, 배부를 것 같아 믹스 세비체를 시켰다. 새우, 문어, 랍스터에 오징어 먹물과 매콤한 고추, 라임, 식초의 맛이 상큼하게 어우러져서 남은 먹물 쥬스까지 마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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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바노 클라시코(Cubano Clasico)

칼레 오초에서 로파 비에야는 '클래식 쿠바'라는 이름으로 메뉴에 올라 있었다. 스페인어로 '낡은 옷'이라는 뜻의 로파 비에야는 쇠고기 양지살(brisket)을 갈래갈래 찟어 토마토 등 야채를 넣고 푹 조리한 요리다. 퀸즈 엘름허스트의 쿠바 식당 링콘  크리오요(Rincon Criollo)에서 처음 맛보았을 때 장조림을 연상시켰다. 칼레 오초의 루파 비에야는 조금 고기가 질겼다. 크리오요의 루파 비에야는 토마토 소스가 강하게 느껴지고, 고기가 더 부드러웠다. 블랙 빈은 꼬들하고, 고소했으며, 플렌테인은 시큼, 달콤한 맛이 완벽했다. 적양파 피클이 새콤해서 입맛을 돋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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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전빵으로 배를 채워서 루파 비에야는 절반도 먹지 못한 채 집으로 가져왔다. 집에서 토마토 소스와 핫소스를 넣고 조려서 다음날 점심 식사로 충분했다. 먹다 남은 프로방스 로제 2018 Château de Berne, a Côtes de Provence 'Romance'와도 잘 어우러졌다.

 

유튜브에서 로파 비에야 레서피를 찾아보니 어느 셰프는 양지살이나 flank, skirt살을 삶아 후추, 마늘, 셀러리, 그리고 간장을 썼다. 삶아진 고기를 갈기갈기 찢은 후 각종 야채를 넣고, 토마토 소스와 와인에 오랫동안 조려냈다. 간장을 쓴다는 것이 놀라웠다. 

 

쿠바와 중국의 음식 커넥션이 있다.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쿠바의 음식은 스페인은 물론 원주민, 아프리카, 카리비안 음식의 영향을 받았다. 1800년대 중반 아프리카 노예가 불법화되면서 중국인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되었으며, 하바나에도 차이나타운이 생겨났다. 두 나라 모두 쌀이 주식이며, 쿠바인들은 중국식 볶음밥(arroz frito, fried rice)을 즐겨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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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 이 티에라(Mar y Tierra, surf & turf)

스테이크와 생선 콤보 요리, 즉 서프&터프다. 뼈 없는 어깨 부채살 스테이크(Flat Iron Steak)와 버튼 버섯 소스, 랍스터 모퐁고(mofongo), 마늘 크림시금치와 아스파라거스가 나왔다. 모퐁고는 원래 푸에르토리코 전통요리지만,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더 인기있는 요리로 녹색 플렌테인(바나나 사촌)을 튀긴 후 으깨서 각종 양념을 넣은 것이다. 랍스터 살 대신 속을 채웠다고나 할까. 레어 스테이크는 육질이 부드럽고, 육집이 흘렀다. 쿠바-중국 커넥션을 염두에 두니 스테이크 소스도 흑두를 쓴 춘장(black bean sauce)가 아닐까 싶게 독특한 카라멜 향이 났다. 흑두(black bean)를 쓴 쿠바의 'grilled pork chops in black bean sauce'도 인기있는 음식이라고 한다. 크림시금치는 가짜 랍스터 소스를 부은 것처럼 입에 맞지 않았다.  

 

넓은 레스토랑 저편에서 중국인들 서너명이 있는 테이블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약간 취한듯한 중국 남자가 소리를 지르는데, 이처럼 우아한 레스토랑에서 고성을 지르고, 이를 자제하지도 않았다.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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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루과이 레드 와인 Ombu Braccobosca Reserva

와인 리스트엔 스페인, 칠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 남미 와인들이 많았다. 이중 요즘 한창 뜬다는 우루과이 아틀란티다의 레드 와인 Tanat, Ombu Braccobosca Reserva 2016를 골랐다. 타나(tanat)라는 포도 품종은 원래 프랑스와 스페인 접경 지대 바스크 지방이 고향이다. 미국, 남미, 호주에서 타나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색이 검붉으며, 초콜릿 향, 건포도 향이 진동했다. 우아함과 롱 피니시는 없었다. 얼음 조각 하나를 넣어서 희석시켜서 마셨다. 첫 모금에는 부담스러웠지만, 시간이 가면서 로파 비에야와는 잘 맞았다. https://www.braccobosca.com   

 

 

쿠바 주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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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노(Cubano): 쿠바 샌드위치. 원래 플로리다주 키웨스트의 한 카페에서 쿠바 노동자들에게 제공했던 햄&치즈 샌드위치로 시작됐다. 쿠바 브레드에 로스트 포크, 스위스 치즈, 피클, 머스타드로 만들며, 살라미를 넣기도 한다.  

-메디아노체(Medianoche): '한밤중'이라는 뜻, 즉 야식. 쿠바 나이트클럽에서 자정에 즐겨먹는 샌드위치로 유명해졌다.  돼지고기, 햄, 스위스 치즈와 피클, 머스타드를 넣어 만든다. 쿠바 샌드위치(Cubano)와의 차이점은 부드러운 빵을 사용하며, 프레스에 눌러 따뜻하게 제공한다.

-프리홀레스 네그로스(Frijoles negros): 검은 콩 요리

-모로스 이 크리스티아노스(Moros y Cristianos): 검은 콩과 흰밥 요리. 원뜻은 '무어인과 기독교인(Moors and Christians)로 8세기 초 이베리아 반도를 지배한 아프리카 이슬람교도 무어족과 15세기 무어족을 쫒아낸 스페인 기독교인들을 비유해서 흑두와 백미로 불렀다고.   

-피카디요(Picadillo): 간 쇠고기, 토마토아 향신료를 널어만든 요리로 타코나 패이스트리, 고로케 속에 넣는다. 칠리와 유사하다.

-아로즈 콘 뽀요(Arroz con pollo): 치킨 & 라이스

 

-로파 비에야(Ropa vieja): 스페인어로 '낡은 옷'이라는 뜻으로 쇠고기 양지살을 갈래갈래 찟어 토마토 등 야채를 넣고 푹 조리한 요리.

-바카 프리타(Vaca Frita): '소 튀김'이라는 뜻으로 쇠고기 가슴살 혹은 양지살을 갈래갈래 찢어 튀긴 요리 위에 양파를 얹는다. 주로 검은 콩&밥을 함께 제공한다.

-파파 렐레나(Papa rellena): 감자 고로께

-플라타노스 마두로스(Plátanos maduros): 노랗게 익은 플랜테인 튀김

-토스토네스(Tostones): 안익은 녹색 플랜테인 튀김. 쿠바에선 타치노스/차티노스(Tachinos/Chatinos)로 부르기도 한다.

-목소(Mojo): 마늘과 파프리카, 커민, 쿨리안더 등을 믹스해 만든 매콤한 소스. 

-쿠쿠루초(Cucurucho): 코코넛, 오렌지, 파인애플, 구아바를 갈아 만든 디저트로 야자수 이파리에 싸 콘 모양으로 제공한다.

-부누엘로(Buñuelo): 도너스 볼

-아로즈 콘 레체 (Arroz con leche): 라이스 푸딩

-엠파나다(Empanada): 반달 모양 빵만두.

-돌체 트레 레체(Dulce Tres Leche): 소, 염소, 양 우유로 만든 케이크.

-다이퀴리(Daiquiri): 럼, 라임주스, 시럽, 잔얼음으로 만드는 칵테일.

 

-쿠바 리브레(Cuba Libre): 럼과 콜라, 라임 주스 믹스.

 

 

남미 식재료 효능

 

# 플랜테인(Plantain): 사촌 바나나처럼 영양소가 풍부하다. 비타민 A, C, B6와 철분, 마그네슘이 풍부하다. 플랜테인은 면역체계를 증진시키며, 섬유소가 많아 소화를 돕고, 두뇌기능을 향상시키며, 혈압 저하 효능이 있다.  

 

# 유카(Yucca, 카싸바 Cassava): 비타민 C, 엽산이 풍부하다. 비타민 C는 콜라겐 생산을 도와준다. 비누, 로션, 샴푸에 유카 성분이 들어가는 것도 그런 이유다. 유카는 또한 면역체계를 증진시키며, 당뇨병 예방 효능에, 관절염 통증을 완화해주며, 천연 SPF라 할 만큼 자외선 차단 효능이 있다.

 

# 아보카도(Avocado): 비타민 C, E, K, B-6, 마그네숌, 엽산, 나이아신, 리보플라빈이 풍부하다. 아보카도는 시력을 강화하며, 암과 관절염 예방, 소화기능을 증진하고, 우울증 감소, 해독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000.jpg *뉴욕 남미 식당 릴레이 <1> 푸에르토 리코: 소프리토(Sofrito)의 돼지족발구이 퍼닐(Pernil)

*뉴욕 남미 식당 릴레이 <2> 도미니카공화국: 말레콘(Malecon)과 통닭구이

*뉴욕의 남미식당 릴레이 <3> 퀸즈의 링콘 크리오요(Rincon Criollo)

*뉴욕의 남미식당 릴레이 <4> 자메이카 레스토랑 아일랜드(The Islands)

*퀸즈 미슐랭 1스타 멕시코 식당 '카사 엔리케(Casa Enrique)'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여행 가이드

*브라질 요리, 뉴욕 브라질 식당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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