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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음식축제  雨中飮食祝祭

2013 그레이트 구가무가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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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들의 식탐은 타 도시인들의 추종을 불허한다.
마더스 데이와 메모리얼데이에 샌드위치된 5월의 셋째 주말 뉴욕 곳곳에선 음식축제가 열렸다.

화창하리라는 일기 예보가 빗나가며 보슬비가 내린 18-19일 맨해튼 헬스키친에선 제 40회 9애브뉴 국제음식축제, 트라이베카에선 ‘트라이베카의 맛’, 브루클린 애틀랜틱애브뉴 핸슨플레이스에선 맥주 축제, 그리고 프로스펙트 파크에선 제 2회 그레이트 구가무가 페스티벌이 펼쳐졌다. 그리고, 마리오 바탈리의 이탈리안 델리 Eataly에선 맥주 축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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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행사가 취소된 구가무가 현장의 벤더들.  Photo: Instagram/Northern Spy Food Co.


그레이트 구가무가 세번째날 19일은 비로 인해 행사가 취소됐다. 주최측 수퍼플라이는 행사 시작 후 80여분이 지난 오후 12시 20분 
트위트로 공식 발표했으며, 티켓 소지자들에겐 오후 2시 경 E-메일로 통보했다. VIP 티켓 구입자들은 환불을 약속했다. 
벤더들은 남은 음식을 푸드뱅크에 기증하거나, 루크 랍스터는 레스토랑에서 $2 할인해주기도 했다.  

보슬비가 내렸지만, 18일 티켓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2013 Great GoogaMooga Report(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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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프로스펙트파크(526에이커)와 센트럴파크(843에이커)는 조경건축가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의 작품이다. 실제로 옴스테드는 센트럴파크보다 프로스펙트파크를 사랑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5월 프로스펙트파크에서 첫번째 구가무가 페스티벌이 열렸을 때 날씨는 화창했다. 먹거리와 음식축제 구가무가의 티켓은 일찌기 매진됐고, ‘우드스탁 페스티벌’에 참가하듯 히피 패션의 젊은이들도 몰려 들었다.


하지만, 구가무가에 대한 평은 지극히 나빴다. 머나먼 프로스펙트파크 중 축제장으로 들어가는 길이 지독히 멀었고, 들어가서는 음식과 와인을 사는데 필요한 티켓 구입 라인이 100미터 이상 늘어졌다. 배고픈 뉴요커들은 짜증을 내고 있었다. 또한 WiFi가 터지지 않았고, 전화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또한 VIP를 위한 엑스트라 구가티켓($250)을 따로 팔았는데, 음식이 일찍이 동나는 바람에 멀리 브루클린까지 나들이한 젊은이들의 분통도 터졌다. 

뉴욕타임스의 영화비평가 A.O. 스캇조차 “옴스테드가 무덤 속에서 머리가 돌아버릴 것”이라고 트위트를 하기도 했다.
구가무가 1회는 ‘똥 같은 쇼(Shitshow)’라는 별명이 생겼다. 주최측은 엑스트라 구가티켓 구매자들에게 환불해주며 악평을 진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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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그레이트 구가무가 페스티벌은 17일 오프닝 나잇 콘서트로 시작하며 하루를 더 늘렸다. 
18일 프로스펙트파크의 니더 메드(Nethermead)로 가는 길 안내(지하철 F/G 타고 프로스펙트파크 15스트릿)도 티켓에 있었지만, F트레인은 식탐 뉴요커들을 이 역에서 몽땅 토해냈다. 돌아가는 F트레인이 이 역을 건너뛴다는 안내는 플랫폼에만 있었다.
 
역시 공원 입구에서 구가무가 현장까지 가는 길은 1마일쯤 되는 것 같았다. 녹음이 우거진 프로스펙트파크, 중간 중간에 표지판이 있어서 지난해보다는 친절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IMG_7441.JPG  IMG_7414.JPG 패셔니스타


구가무가 페스티벌은 식도락가들의 디즈니랜드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지만, 힙한 젊은이들은 여전히 패션센스를 잊지 않았다. 메인 콘서트 무대의 잔디밭에도 지난해는 콩나물 시루였지만, 토요일 잔디밭엔 용감한 젊은이들이 블랭킷을 깔고, 우산을 바치고 앉아 소풍을 즐겼다.


티켓의 긴 줄은 해결이 됐지만, 역시 혼동이 있었다. 와인과 맥주만 티켓이 필요하고, 음식은 현금으로 구입해야 하는 것. 그래서 티켓 줄도 음식 구매 줄도 길지 않았다. 음식 벤더 중 가장 긴 줄은 트러플이 들어간 버거를 파는 ‘우마미 버거(Umami Burger)’ 정도였고, 기다리는 시간도 5분이 넘지 않았다고 한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뉴요커들은 먹거리의 디즈니랜드에서 ‘구가무가’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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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구가무가 페스티벌의 음식 벤더는 호화캐스팅이었다. 

주연급에 스타 요리사 다니엘 불루의 DBGB 키친& 바와 데이빗 장의 모모푸쿠 밀크 바(Momofuku Milk Bar)를 비롯, 톰 콜리치오의 크래프트 바(Craft Bar), 퀸즈 롱아일랜드시티의 다이너 M, 웰스(M. Wells), 브루클린 부쉬윅의 로버타즈 피자(Roberta's Pizza), 브루클린의 폭폭 팻타이(Pok Pok Phat Thai), 브런치로 인기있는 다이너 마일스 엔드 델리카트센(Miles End Delicatessen), 브루클린의 비네거힐 하우스(Vinega Hill House), 르 파커 메리디안 호텔 내의 버거 조인트(Burger Joint) 등 명품 식당들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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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랍스터롤 전문인 브루클린 레드훅의 랍스터 파운드(Red Hook Lobster Pound)와 소호의 루크즈 랍스터(Luke Lobster), 그리고 첼시마켓의 랍스터 플레이스(Lobster Place) 등 랍스터 트로이카도 등장했다.

조연급으로 치자면, 이스트빌리지의 핫도그 전문 크리프 독스(Crif Dogs), 첼시의 로스트치킨 전문 더티 버드 투 고우(Dirty Bird to Go), 바비큐 전문 패티 큐(Fatty Cue)와 힐 컨트리 바비큐 마켓(Hill Country BBQ Market), 웨스트빌리지의 미트볼 숍(Meatball Shop), Eater.com이 추천한 우마미 버거(Umami Burger)는 결국 가장 인기있는 벤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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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한인 로린 천이 대표로 있는 마더인로 김치(Mother-in-Law Kimchi)는 소바 김치샐러드를 선보였으며, 로어이스트사이드의 치즈숍 색셀비 치즈몽거즈(Saxelby Cheesemongers)와 트럭으로 유명해진 빅 게이 아이스크림(Big Gay Ice Cream)도 참가했다.

대부분의 벤더들이 단일 메뉴를 제공했고, 가격은 다소 비쌌다. 누가 버거 조인트 햄버거와 크리프 독의 핫도그를 10불에 사먹고 싶을까? 
그리고, 단일 메뉴의 대부분은 햄버거와 바비큐 샌드위치라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배려는 부족했다. 지난해 참가자들 불만 중의 하나는 베이컨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었다. 올해는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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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훅 랍스터파운드의 랍스터롤(왼쪽)과 차 넘버4의 케이전 더티 라이스.



레드훅 랍스터파운드의 랍스터롤은 $16로 다소 비쌌지만, 토스트한 빵과 푸짐한 랍스터가 만족스러웠다. 브루클린의 남부요리 전문 식당 차 넘버4(Char No. 4)의 케이전 더티 라이스(Cajun Dirty Rice, $10)는 새우 검보와 유사한 요리로 밥이 짰지만, 입맛에 딱 맞았다.

패티 큐의 풀드포크 샌드위치($10)는 바클레이센터에 농구 보러갔다가 먹어보고 매콤한 맛에 반해 다시 먹었는데, 역시 감칠맛이 좋았다.
웨스트빌리지 씨푸드 전문 제프리즈 그로서리(Jeffrey’s Grocery)의 크랩케이크 샌드위치($13)는 매콤하지만, 마요네즈 맛이 진했다. 

지난해 미션 차이니즈 푸드와 함께 돌풍을 몰고 온 폴폴 팻 타이는 못가봤기에 구가무가에 잔뜩 기대를 걸고 갔는데, 패드 타이가 너무 조악해 보였고 가격도 비싸($10) 포기했다. 9애브뉴 국제음식축제에 가면, 3-5불에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쨌거나 폴폴 팻 타이의 요리사도 미국인이 아닌가?

덤보 인근 비네거힐 하우스는 콜 택시 타고 갔건만 1시간 이상 기다려야한다고 해서 포기한 식당이었는데, 구가무가 메뉴가 흥미롭지 않아 포기했다. 마더-인-로 김치는 포기김치와 백김치를 살 수 있을까 싶었는데, 김치소바샐러드만 팔기에 그만 두었다. 홀푸드에 가서 사라고 했다.
 

▶Wine                                                                                                                                                                     




IMG_7406.JPG 가운데가 알도 솜.


와인 텐트는 비를 피하려는 식도락가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리슬링에서 호주 와인까지 세계 100여종의 와인을 소멀리에들이 직접 나와 소개했다. 미슐랭 3스타 르 버나단(Le Bernadin)의 소믈리에 알도 솜이 자신의 고향인 호주 와인을 소개했으며, 이스트빌리지 허스(Hearth)의 소믈리에 폴 그리에코는 독일 리슬링을 홍보하면서 팔뚝에 리슬링 문신도 새겨주었다.


IMG_7401.JPG 폴 그리에코.


와인은 시음에 $4, 글래스(구가무가 플라스틱 컵에 1/3 정도)에 $10으로 역시 비쌌다. 하지만, 폴 그리에코는 여러 리슬링을 시음용 와인을 무료로 따라주었다.

지난 봄 허스에서 버건디 와인과 치즈 테이스팅 행사에서 그리에코가 열변을 토했었다. '사실 레드 버건디와 와인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솔직한 소믈리에라 신뢰가 간다.  그리에코는 대니 메이어의 레스토랑 그래머시 테번에서 소믈리에로 일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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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텐트에는 들어가지 않았고, 콘서트 음악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식탐에 빠져 와인 텐트 안에서 비를 그으며 블랑켓을 깔고 앉아서 스파클링 와인과 랍스터롤과 케이전 더티 라이스를 즐겼다. 역시 힙스터 젊은이들은 오래 서서 이야기하는 것에 익숙한듯. 나이 들어가는 것의 비애를 느끼게 하는 구가무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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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은 그레이트 메도우를 횡단하며 그랜드아미 플라자로 향했다. 비가 내린 탓에 우거진 숲은 레인 포레스트처럼 운치있었다. 군데군데 잘 생긴 고목 아래서 피크닉을 즐기는 뉴요커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틀림없이 허리케인 샌디로 뿌리째 뽑혀 나동그라진 고목이 있었다. 고목은 헨리 무어의 조각처럼 위대해 보였다. 다른 젊은 나무들은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데…
프레데릭 로 옴스테드가 인공 공원 센트럴파크보다 프로스펙트파크를 사랑한 이유가 보다 자연스러워서가 아니었을까?  

2번 트레인을 타고 집으로 오는데, 애틀랜틱 애브뉴 바클레이센터에서 젊은 남녀들이 우르르 올라탔다. 시끌벅적 청년 중 한명은 글래스를 들고 있었다. 이들은 핸슨 플레이스에서 열린 맥주 축제에서 나온 것이 분명했다. 뉴욕의 5월은 식도락가들의 배가 불러지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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