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레미뇽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80년 역사 플로렌스 미트 마켓의 스테이크 자르는 법
안심에서 필레미뇽으로, 플로렌스 미트 마켓의 스테이크 만들기
How to Butcher a Beef Tenderloin Into Filet Mignon
@Florence Meat Market, Greenwich Village
바쁜 일상에서 도시인들은 모든 식료품을 한 수퍼마켓에서 구입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밭에서 식탁까지(Farms to Table)' 철학을 신봉하는 웰빙족은 표준화된 수퍼마켓의 식재료보다 로컬 농부들이 기른 채소나 인근 바닷가에서 잡은 생선이 나오는 도심의 장터 그린마켓(Green Market)으로 향한다.
소고기 부위와 용도를 우리말로 기억하기를 힘들지만, 영어로 암기하는 것은 더 어렵다.
그러면, 고기는?
뉴욕에서 식도락가들이 애용하는 푸줏간이 따로 있다. 어퍼이스트사이드의 로벨(Lobel's)은 부자 동네인 만큼 비싸다. 그리고, 쌀쌀맞다. 양키 스태디움까지 진출했지만.
다운타운 아스터 플레이스 인근의 일본 정육점 재팬 프리미엄 비프(Japan Premium Beef, 57 Great Jones St.)는 고베와 와규를 취급하면서 컬트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 모임에서 만난 금발의 미모 여인은 자신의 직업이 푸줏간 도살업자(Butcher)라면서 그레이트 존스 스트릿 프리미엄 비프 단골이라고 했다.
내년이면 개업 80주년이 되는 플로렌스 프라임 미트 마켓. 스테이크가 유명한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이름을 따왔다.
그리니치빌리지의 플로렌스 프라임 미트 마켓(Florence Prime Meat Market)은 비싸지 않다. 또한, 로벨 직원들처럼 도도하지도 않다.
이 푸줏간은 자갓(Zagat) 서베이에 의해 30점 만점에서 29점을 고수한 명가다. 친구가 살던 존스 스트릿(Jones St.)의 허름한 빌딩, 비닐 레코드숍 옆에 자리한 이 푸줏간도 부동산 개발 허리케인으로 풍전등화처럼 보여서 불안하기도 하다.
플로렌스 미트 마켓은 1936년 3월 그리니치빌리지에 오픈한 전설의 고깃간이다.
1917년 엘리스아일랜드에 도착한 이탈리아 움브리아 출신 우발디(Ubaldi)의 아들 잭 우발디는 7살이었다. 푸줏간을 운영하던 아버지 아래서 10살 때부터 일하던 잭 우발디는 청년이 된후 식당에서 경력을 쌓은 후 1936년 3월 6일 플로렌스 미트 마켓을 열었다. 제 2차 세계대전 중에는 문을 닫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폐업"이라는 안내문을 붙였다.
베니 피주코 대표
전쟁 후 플로렌스를 운영하다가 1975년 오랫동안 직원이었던 토니 펠리그리노에게 팔았고, 1995년 베니 피주코가 인수하게 된다. 플로렌스 고깃간은 이름대로 이탈리아계가 지속적으로 운영하게 됐다.
피주코는 롱아일랜드 볼드윈 하버에 고깃간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리니치빌리지 플로렌스 미트 마켓에 취직한 후 빗자루를 들면서 시작해 돈을 벌어, 마침내 사업체를 인수하게 된 것. 현재까지 피주코씨의 철학은 창업자 우발디처럼 '오로지 프라임 비프만 제공하는 것'. 프라임 비프는 일리노이주 오로라 농장에서 오며, 고기는 25-30일간 건조 숙성시킨 후 판매한다.
플로렌스 미트 마켓에서 직원이 베이컨을 자르고 있다.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여사는 생전에 운전사를 보내 송아지(veal) 고기를 픽업시켰고, 에드 카치 전 뉴욕 시장은 램찹(lamb chop)을 즐겨 찾았다고. 내년이면, 80주년이 되는 고깃간. 바닥에 깔린 톱밥이 더욱 정겨운 푸줏간이다.
가장 인기있는 고기는 삼각형 모양의 채끝살(sirloin) 뉴포트 스테이크(Newport Steak), 포터하우스, 두꺼운 삼겹살은 주말 달걀과 곁들인 아침식사에 좋다. 뉴포트 스테이크는 플로렌스 미트 마켓에서 처음 담배 뉴포트 포장의 나이키 모양에서 착안해 이름을 붙였다고.
플로렌스 미트 마켓의 뉴포트 스테이크. http://greenwichvillageitalian.com
최근 연이어 생선만 먹다가 오랫만에 고기 생각이 나서 플로렌스 마켓으로 향했다.
필레미뇽(filet mignon)과 양 소시지(lamb sausage)를 사기 위해서였다. 6-7온스짜리 필레미뇽 2개를 주문했더니, 필레미뇽을 만들어야 한다고 10-15분 쯤 기다려달라고 했다. 덕분에 기술자가 안심에서 필레미뇽을 만들어내는 걸 구경할 수 있었다.
안심에서 필레미뇽 만들기, 플로렌스 미트 마켓
필레 미뇽(filet mignon)은 프랑스말로 부드러운 안심살이라는 뜻으로, 특히 안심의 끝 뾰족한 살을 가리킨다. 미국에선 '메달리온(medallions)이나 안심 스테이크(tenderloin steak)로, 영국에선 필레 스테이크(filet steak)로 부르기도 한다.
아래 소의 부위에서 안심의 빨간 부분이 필레 미뇽. 비계가 별로 없어서 지방이나 삼겹살로 둘러 보관하고, 조리한다.
# 일리노이주 오로라 농장에서 가져와 건조 숙성시킨 소에서 나온 안심(tenderloin).
# 안심은 원뿔처럼 생겼다. 꼬리 부분이 프티 필레. 도살용 칼로 비계를 벗겨낸다.
# 잘라낸 짜투리 살은 간 쇠고기, 소시지용, 햄버거 패티용으로 쓸 수 있다. 소는 버릴 것이 없다고.
# 안심을 실로 묶어준다.
# 암심은 부드럽고, 지방이 적은 대신 풍미가 적다. 오래 익히면 질겨질 수도 있으므로 안심 스테이크인 샤토 브리앙이나 필레미뇽은 미디움 레어가 좋다고. 지방(*sweet fat이라고)이 여기서 유용하다.
# 모나리자와 오페라가 있는 푸줏간. 비계를 기계로 저민다.
# 왁스 페이퍼에 비계를 촘촘하게 깔아준다.
# 그 위에 왁스 페이퍼를 깐 후 쇠 용구로 판판하게 두드려준다. 그러면, 비계들끼기 부착이 되는 듯.
# 비계를 김처럼, 안심을 밥처럼...김밥처럼 둥글고, 길게 말아준다.
# 비계로 말고 남은 끄트머리를 칼로 말끔하게 잘라낸다.
# 그 위에 다시 실로 묶어준다. 필레를 자를 것을 감안해서 약 20개 실로 하나씩 묶었다.
# 김밥처럼 안심 롤의 끄트머리를 잘라낸다.
# 푸줏간집 고양이가 마실나왔다. 생선을 좋아할 고양이는 쥐 퇴치를 위한 것인지도.
# 아이들이 고양이에게 다가갔다.
# 안심 롤을 자른다. 김밥처럼.
# 비계에 싸여서 안심이 더 마르는 것을 방지하고, 촉촉한 비계의 맛이 추가된다.
# 두 조각의 필레 미뇽. 살엔 지방이 별로 없다. 대신 든든한 비곗살 옷을 입었다.
# Filet Mignon to Go.
피터 루거 스테이크하우스
스팍스(Spark's)의 필레미뇽. 아스파라거스와 감자요리는 스탠다드. 베이컨이 둘러 나왔다.
스테이크 전문 팜(Palm) 레스토랑에선 베어네즈 소스(Béarnaise sauce)를 쳐서 먹었다. 달걀 노른자, 버터, 타라곤, 샬롯으로 만든 소스. 홀란데즈 소스(Hollandaise sauce)는 레몬 주스를 섞는다는 점이 차이.
Florence Prime Meat Market
5 Jones St. New York 212-242-6531
*Tues-Sat: 8:3-am-6:30pm, Sun-Mon: closed
*필레미뇽+프아그라+트러플=로시니 스테이크@라 시렌느(La Si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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