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해피 아워' 간소 야키(Ganso Yaki) 테이스팅
GANSO YAKI 간소 야키
이자카야 간소(元祖) 야키의 '해피 아워' &오마카세
찬 바람이 불면 생각나는 우리의 탕요리와 일본 라멘.
뉴욕에서 처음 간 일본라멘집은 미드타운 삿포로였지만, 주인이 바뀌어서 깔끔해졌지만, 발길이 뜸해졌다. 2004년 한인 2세 데이빗 장이 '모모푸쿠 누들바'로 뉴욕에 일본라멘 열풍을 불러일으켰지만, 가장 좋아하는 라멘집은 브루클린의 간소(GANSO, 元祖) 라멘이다.
본드스트릿의 간소라멘
2012년 가을 간소(한자로는 원조) 라멘이 문을 열었을 때 눈길을 끄는 것은 음식에 관해 글쓰는 미국인 해리스 살랏(Harris Salat)과 일본인 요리사 류지 이리에(Ryuji Irie)가 운영한다는 것이었다. 무언가 진지한 분위기가 흘렀다.
모모푸쿠 누들바를 닮은 나무 인테리어에 오픈 키친, 젊은 요리사 이리에가 키친을 지키면서 담백하고, 깊은 맛이 있는 라멘을 조리해냈다. 쇼유 라멘, 스태미나 라멘, 새로 메뉴에 올린 트리플 슈림프 라멘과 스파이시 소보로 미소 라멘까지 진화하는 라멘집이다. 그뿐인가? 바삭한 날개가 달린 교자도 히트였다.
간소 라멘 트리플 슈림프 라멘 스파이스 소보로 미소 라멘
음식 맛이 좋고, 컬트적인 인기를 누려도 갑자기 문닫을 수 있는 곳이 뉴욕이다. 게다가 요즘처럼 럭셔리 콘도 개발로 브루클린까지, 특히 간소 주변에 크레인이 여기저기 올라가고 있으니, 간소의 열혈 팬으로서 불안하기도 했다.
그런데, 간소가 불타고 있다! Is Ganso Burning?
간소가 올 봄 자매식당으로 구이 전문 식당 '간소 야키(GANSO YAKI)'를 오픈한 것이다. 키친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에 닭, 오징어, 오리, 주먹밥도 구우며 일본 길거리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 이자카야(居酒屋, いざかや)을 선보였다는 희소식이 들렸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브루클린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던 윌리엄스 세이빙스 뱅크 타워, 콘도 빌딩에 밀려났다.
미국인 음식 저술가와 일본 요리사, 이번에는 타다시 오노(Tadashi Ono)와 자존심을 걸고 의기 투합한 간소 야키, 간소 라멘에서 몇 블럭 떨어진 브루클린 아카데미 오브 뮤직(BAM)과 바클레이 센터(Barclay Center) 인근에 자리해 있다.
브루클린 하이츠 집에서 지하철로 3 정거장, 15분 내에 갈 수 있는 이자카야, 게다가 일주일 내내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해피 아워'도 유혹했다.
맨해튼에 'Oyster Happy Hour'로 생굴을 1달러에 제공하는 식당은 많다. 와인과 맥주도 할인해주지만, 한번 식당에 앉으면, 굴만 먹을 수는 없는 일. 그러다보면, 정가의 안주를 더 시키게 되기 마련이다. 간소에는 $5 안주가 여러개 있었다. 최근 간소에서 해피 아워와 테이스팅 메뉴를 시도해보았다.
GANSO YAKI HAPPY HOUR & OMAKASE
아틀랜틱 애브뉴의 코너에 자리한 간소 야키는 간소 라멘보다 널찍하고, 풍수도 좋다.
간소 라멘보다 높은 천장, 뒤쪽엔 그룹 손님을 위한 공간도 있다. 이자카야인 만큼 사케가 오픈 키친 위에 진열되어 있다.
안주($5), 생맥주($4, $6), 7코스 테이스팅 메뉴(오마카세, Chef's Choice)가 2인용에 $60라 시도해보기로 했다.
Happy Hour: 5-7pm(Mon-Sun)
오후 6시 30분 경 간소 아키에 가서 오마카세(7코스) 전에 해피 아워부터 시작했다.
대부분 해피 아워는 금요일-일요일 주말은 제외하는데, 간소는 예외가 없었다. 이점 또한 화끈했다.
# 고추 구이(Shishito Peppers)와 야채 튀김(Vegetable Tempura): 스페인 타파스의 대표 요리처럼 꽈리 고추를 꼬지에 끼워서 다시 양념에 구운 후 가츠오부시(보니토, 가다랑어포)를 고명으로 올렸다. 입맛을 돋구기에 충분했다. 야채튀김 중에선 가지 튀김의 맛이 탁월했다.
# 프라이드 치킨(Fried Chicken): 한입에 쏙 들어가는 작은 사이즈로 잘라 간장 양념에 튀긴 일본 스타일의 닭튀김, 카라아개. 잇푸도의 맛에는 떨어졌지만, 삿포로 생맥주 안주용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닭튀김 한 접시에 맥주 한잔=10불. 간소 야키 해피 아워에 종종 가고 싶어진다.
Chef's Choice(Omakase for Two)
둘이서 7가지 코스를 나누어 먹는데 $60이니 참으로 착한 가격이다. 맨해튼의 고급 식당에 비하면, 브루클린의 순박한 인심, 상심같다. 이럴 때는 과연 저녁으로 충분한지 근심이 된다. 그래서 따로 오징어 구이와 오코노미야키까지 주문하는 식탐을 발휘했다.
# 히야야코(Hiyayako) & 고마 애(Goma-ae): 난 두부가 좋다. 트라이베카의 엔 재피니즈 브라써리(En Japanese Brasserie)와 브루클린 헨리 스트릿의 히비노(Hibino)의 가정식 두부 맛은 천국이다. 간소의 두부가 home-made라는 증거는 없지만, 새콤한 샐러드 양념이 스타터로 좋았다. 고마 애는 아스파라거스를 쪄서 깨양념에 버무린 것인데, 깨양념이 우리의 깨송편 속의 맛과 같았다. 고로 달아서 스타터로는 약점이었다.
# 야키 슈마이(Yaki-Shumai): 간소는 참 만두를 잘한다. 간소 라멘의 날개 달린 교자의 바삭함과 알찬 속만큼이나 간소 야키의 돼지고기 만두도 속이 탄탄하고, 감칠맛이 있었다. 미니 프라이팬에 타파스처럼 나와서 더 멋스럽다. 그러나 무척 뜨거워서 입을 데일 우려가 있다.
# 사몬 찬찬(Salmon Chan Chan): 된장 소스를 바른 연어를 구운 후 연어알을 고명으로 올렸다. 호카이도섬의 향토 음식이라는데, 달착지근한 된장과 연어가 조화롭기보다는 충돌하는 것 같았다. 연어의 신선도가 떨어진 것을 보완하려는 레시피는 아닌지? 게다가 연어 위의 연어알은 닭고기 위에 계란을 올리는 것처럼 부자연스럽고, 함께 먹기 미안해진다.
# 주먹밥 구이(Yaki Onigiri): 그랜드 센트럴 인근의 오니기리 전문점 Oms가 문을 닫아서 무척 아쉬웠는데, 간소 야키의 메뉴에서 주먹밥, 그것도 야키 오니기리가 있어 반가왔다. 자그마한 삼각 주먹밥을 간장 소스와 된장 소스를 칠한 후 구워낸다. 사실 안에 연어나 히시키, 우매보시가 있으면 더 맛있을 것 같은데 조금 지루했다. 우리의 누룽지도 식당의 한 메뉴로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지 않을까?
# 유주 치즈케이크(Yuzu Cheesecake): 디저트로 나오는 치즈 케이크는 집으로 싸갖고 와서 다음날 아침식사로. 뉴욕 치즈케이크처럼 헤비하지 않고, 유주(유자) 맛에 페퍼민트 이파리가 있는 치즈케이크는 상큼하고 가벼웠다.
À La Carte 추가 주문 메뉴
오마카세에는 없지만, Yelp에서 인기있는 메뉴를 시도해보고 싶었다.
오코노미야키! 일본 거리 음식으로 빼놓을 수 없는 메뉴. 어학 연수생 시절 기숙사에서 일본인 친구가 열심히 만들던 일본식 피자/팬케이크/양배추전. 그리고, 간소 야키의 간판 메뉴인 오징어 구이를 추가로 주문했다.
# 오코노미야키(Okonomiyaki): 오사카 스타일로 양배추, 삼겹살에 마요네즈와 가츠오부시를 뿌렸다. 주문할 때 마요네즈를 약간만 뿌려달라고 한 것이 이 정도. 오코노미야키와 타코야키 전문인 이스트빌리지의 오타푸쿠(Otafuku)에선 늘 오징어와 새우 오코노미야키를 먹어왔기에, 삼겹살이 물컹 십히는 것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하지만, 겉이 바삭바삭하고, 감칠맛은 좋았다. 오코노미야키는 역시 오타푸쿠로.
# 통오징어 구이(Japanese Squid): 생강-간장 양념에 재워 구운 쓰루메 통오징어. 그리스가 자랑하는 문어구이보다 부드럽고, 쫄깃쫄깃하며, 양념이 입에 착착 달라붙는 통오징어 구이. 간소 야키의 스타임이 분명하다.
Ganso Yaki
515 Atlantic Avenue, Brooklyn, NY
http://gansonyc.com/ganso-ya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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