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씨그램 브라써리~ 2회의 고별 디너 테이스팅
씨그램 프랑스 식당 브라써리(Brasserie) 폐업
31일 뉴이어스이브 디너와 함께 56년 역사 속으로
파크 애브뉴의 걸작 씨그램(Seagram) 빌딩의 지진.
1959년 미스 반 데어 로에가 설계한 씨그램 빌딩(Park Ave.@52nd St.)은 건축가들의 향연이었다.
필립 존슨이 디자인했고, 피카소 커튼이 걸려 있던 52스트릿의 포시즌 레스토랑(Four Seasons Restaurant)은 뉴욕 파워 엘리트와 식도락가들을 서비스해온 업스케일 식당 포시즌은 2016년 7월로 문을 닫는다. 빌딩의 새 주인 에이비 로젠이 포시즌에 월 300만 달러의 렌트를 요구하면서 포시즌이 항복한 것.
375 파크 애브뉴의 씨그램 빌딩(왼쪽)과 53스트릿의 브라써리 레스토랑 입구.
씨그램 빌딩에서 쫒겨나는 레스토랑이 포시즌 뿐 아니다. 53스트릿 반대편의 프렌치 레스토랑 브라써리(Brasserie)는 이에 앞선 12월 31일 뉴이어스이브 디너로 커튼을 내린다. 브라써리는 포시즌처럼 1959년 오픈했으며, 1995년 화재 후 2000년 딜러 스코피디오+렌프로(Diller Scofidio + Renfro)의 모던한 설계로 다시 오픈했다.
하이라인, 링컨센터 등을 설계한 딜러 스코피디오+ 렌트로는 현재 미민속박물관(American Fork Art Museum) 철거 후 뉴욕현대미술관(MoMA) 확장 공사를 총 지휘하는 건축회사. 미 건축가 그룹은 2001년 토드 윌리엄스 빌리 치엔(Todd Williams Bille Tsien)이 설계한 미민속박물관의 철거에 강력하게 항의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딜러 스코피디오+렌트로 자신도 브라써리의 클로징에는 무력해질 수 밖에. 규모가 다르기는 하지만.
딜러 스코피디오+렌트로가 설계한 브라써리(Brasserie)는 콘서트홀과 공항을 연상시킨다.
브라써리는 록펠러센터 '씨그릴', 링컨센터 '링컨 리스토란테', 메이시 백화점 내 '스텔라 34', 그랜드센트럴터미널에 '라 폰다 델 솔' 등을 소유한 레스토랑계의 큰 손 파티나 그룹이 운영하고 있다. 파티나 그룹에서 브라써리 직원들을 흡수해줄 것을 기대해 본다.
1959년 문을 연 브라써리는 한때 24시간 영업하며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요커들에게 사랑받았다. 화재로 2000년 다시 오픈한 후엔 오전 6시 30분부터 새벽 1시까지 운영하면서 미드타운 뉴요커들과 비즈니스 출장객들에게도 인기를 얻어왔다.
브라써리의 폐업이 아쉬운 것은 오이스터 해피아워 뿐만 아니라, 브런치 2코스($19), 디너 3코스($35)로 연중 내내 레스토랑 위크보다 저렴한 서비스를 해왔다는 것을 그동안 몰랐다는 사실이다. 맨해튼 미드타운에 직장이 있었다면, 뒤늦게 오호통재라 하지 않을 것을...
브라써리 바엔 오이스터 해피아워 퇴근길 직장인들이 몰려든다.
브라써리는 12월 31일 뉴이어스이브 디너($65)를 끝으로 씨그램 빌딩과 56년만에 작별을 고하게 된다. 메뉴는 푸아그라, 비프 웰링턴, 프렌치 오니온 수프 등. *뉴이어스이브 3코스 메뉴 보기
뉴욕의 명물들이 부동산 개발업자들과 건물주들의 탐욕에 의해 사라져가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영원한 클로징을 앞둔 브라써리에12월 초 처음 가본 후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것이 아쉬워서 다시 갔다. 포시즌에 앞서 문을 닫는 브라써리와의 정식 고별을 위해. 아마도 레스토랑 이름으로는 이제 너무 평범해진 '브라써리' 대신, 다른 이름으로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브라써리는 주중 오이스터 해피 아워 Oyster Happy Hour(월-금 오후 4시 30분-7시 30분)엔 생굴 $1, 와인 $8과 함께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쾌적한 인테리어에 해피아워, 친절한 서비스의 브라써리가 떠나는 오늘의 뉴욕, 뉴욕...
# A Dinner at Brasserie (December, 2015)
브라써리는 콘서트홀같기도, 공항의 라운지같기도 했다. 딜러 스코르디오 +렌프로 디자인의 인테리어는 2015년에도 참신했다. 기찻간처럼 칸막이가 있는 테이블은 만석이었고, 와인 병으로 장식한 벽과 10여개의 TV가 달린 바는 해피 아워 오이스터를 즐기는 이들로 붐볐다. 에버리피셔홀의 인테리어같은 메인 다이닝룸엔 30여명의 중국계 직장인들이 단체로 식사 중이었다. 그래서 조금 어수선한 저녁식사가 되었다.
해피 아워 오이스터 언제나 유혹적인 1달러 생굴.그랜드센트럴 오이스터바 못지않은 신선도. 칵테일 소스에 얼음 핫 소스까지. 원래는 주중, 바에서만 해피아워가 적용되지만, 저녁식사 예약을 했기에 해피아워 테이블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테이블 오이스터는 개당 $3.75.
키르 로얄(Kir Royale) 칵테일 웨이터의 추천으로 프랑스 칵테일 키르 로얄을 주문했다. 포도 대신 블랙터런트로 만든 샴페인 크렘 드 카씨스로 만든 칵테일이 굴과 잘 어우러졌다. 3코스 디너 정식($35)과도 즐길 수 있으며, $10.
점보 럼프 크랩 케이크(애피타이저) 파티나 계열의 씨그릴(록펠러센터) 처럼 바삭 고소하지는 않았지만, jumbo lump인 만큼 통통 게살이 듬뿍 들어갔다. 옆에 가니쉬로 나온 페널은 언제나 그렇듯이 컬빗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부이야베즈(BOUILLABAISSE) 프랑스 마르세이유식 해물탕. 랍스터, 홍합, 새우, 스캘롭, 씨배스, 연어에 사프론을 가미한 부이야베즈는 깊은 보울이 아니라 접시에 나왔다. 싱싱 해물. 가격도 다른 식당보다 저렴한 편인 $22.
치즈코스 디저트 식전 바게트와 부이야베즈로 배가 불러 달달한 디저트 대신 치즈 모듬을 주문했더니, 다시 바게트가 나왔다. 브리야 사바랑, 똠므 드 사보이, 훔볼트 포그(염소젖), 로크포르가 나왔다. 프랑스 식사의 좋은 피날레.
# Another Dinner at Brasserie (December, 2015)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저녁 브라써리는 한산했다. 많은 뉴요커들이 도시를 떠난듯. 그래서 첫번째 식사보다 훨씬 쾌적했다. 오이스터 해피아워에서 시작해 테이블 디너로 옮겨갈 계획이었지만, 3미니버거의 맛이 좋아서 2 접시를 시킨 후 바에서 식사를 계속했다. 해피 디너!
메리 크리스마스, 메인 다이닝룸은 쾌적했다.
오이스터 해피 아워 언제나 반가운 1달러 오이스터 해피 아워, 해피 와인, 해피 타임.
구제레 '슬라이더' GOUGÈRES "SLIDERS" 그뤼에르 치즈와 베이컨이 첨가된 베이비 버거와 프렌치 프라이. 한 접시 추가했다.
노바 스코시아 랍스터 비스크 NOVA SCOTIA LOBSTER BISQUE 오래 전 이맘 때 플로리다 키웨스트에 여행갔다 오는 길 마이애미 공항에서 갈아 타려는데 날씨로 항공편이 취소됐다는 안내를 받았다. 그래서 포기하고, 공항 위 마리옷 호텔에서 랍스터 비스크를 먹고 내려오니, 그 사이에 "비행기가 떴다 떴다"고 했다. 짐 가방은 비행기와 함께 뉴왁 공항으로... 망연자실해서 다음 날 돌아왔던 악몽. 한동안 먹지 않았던 랍스터 비스크. 헤비하지 않아 좋았다.
부이야베즈 BOUILLABAISSE 이번 부이야베즈엔 홍합이 훨씬 많았다. 홍합은 싸니깐. 해물이 대체적으로 더 신선해서 맛이 좋았다. 부이야베즈 담당 요리사가 바뀌었는지, 아니면 해물이 그날 공급됐는지 모르겠지만.
랍스터 비스크에 홍합과 스캘롭을 섞으니, 보다 실한 수프가 되었다.
Brasserie, 전에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브라써리 Brasserie
100 E 53rd St.(bet. Park & Lexington Ave.)
212-751-4840 https://www.patinagroup.com/brasser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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