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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가 원하는 미국 작가

줄리 머레투 Julie Mehretu

이디오피아, 흑백 혼혈, 레즈비언, 맥아더 천재, 타임 100...

 

Mar 25–Aug 8, 2021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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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e Mehretu, Transcending: The New International, 2003. Ink and acrylic on canvas, 107 × 237 inches. Collection Walker Art Center, Minneapolis 

 

휘트니뮤지엄(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이 줄리 머레투(Julie Mehretu) 회고전을 3월 25일부터 8월 8일까지 연다.

 

LA카운티뮤지엄(LACMA,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의 한인 큐레이터 크리스틴 Y. 김(Christine Y. Kim)과 휘트니의 루예코 호클리(Rujeko Hockley)가 공동으로 기획한 이 전시는 원래 2019년 11월부터 LACMA에서 시작, 지난해 6월 휘트니를 거쳐, 애틀란타의 하이뮤지엄(High Museum of Arts), 올 7월 11일 미네아폴리스의 워커아트센터(Walker Art Center)에서 미 순회 전시를 끝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술관들이 봉쇄되면서 회고전은 지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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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e Mehretu, Cairo(detail), 2013. The Broad Art Foundation, Los Angeles

 

#BlackLivesMatter 시대에 줄리 머레투의 회고전은 특별히 주목을 끈다. 머레투는 이디오피아에서 혼혈로 태어났다. 그리고, 동성애자로 동료 화가와 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 미술계에서 흑인, 여성, 레즈비언으로서 3중의 굴레를 갖고 있는 아티스트지만, 혁혁한 존재감을 발휘해왔다. 머레투는 맥아더 천재상을 수상했으며, 뉴욕 골드만삭스 빌딩 로비에 벽화를 설치했고,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했으며, 타임지 100에 선정됐다.

 

이 정도의 화려한 이력을 갖추고서야 휘트니뮤지엄을 비롯 미 대도시 주요 미술관에서 순회 회고전의 자격을 얻었을까? 줄리 머레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2009-2017)과 카멜라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 그리고 2013년부터 시작된 #BlackLivesMatter 운동의 수혜 작가라면 과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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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e Mehretu, Epigraph, Damascus, 2016. Photogravure, sugar lift aquatint, spit bite aquatint, and open bite on six panels, 97 1/2 × 226 in.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줄리 머레투의 아이덴티티는 뿌리를 이디오피아에 둔 이민자 작가이자 성적인 소수계 여성 작가다. 머레투의 이 독특한 경력은 작품에도 드러난다. 인사이더와 아웃사이더의 글로벌 시각, 미술과 정치, 사회, 환경의 테마를 혼합하는 융통성, 드로잉, 회화, 판화의 장르를 넘나드는 개방성, 캔버스 안에 층층이 쌓아놓은 3차원적 표면...그의 작품을 멀리서, 그리고 가까이서 감상해야하는 이유다. 

 

머레투의 작품은 잭슨 폴락, 윌렘 드 쿠닝, 프란츠 클라인 등 1950년대 뉴욕 추상표현주의 화가들을 연상시키는 커다란 캔버스가 중심이다. 그 백인 남성들처럼 박력있는 액션 페인팅이나 붓질 대신 드로잉, 판화의 섬세함 속에 건축 도면, 지도, 유럽 역사 회화, 아프리카 해방운동의 기호 등을 겹겹이 쌓아올린 3차원적인 회화다. 점, 원, 십자가, 화살표, 아령, 눈동자, 곤충, 날개, 부리 등의 모티프가 산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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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e Mehretu, Haka (and Riot), 2019. Ink and acrylic on canvas, 144 × 180 in.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머레투의 작품은 사이즈면에서 남성적이면서도 섬세한 드로잉면에서는 여성적이다. 건축도면과 회화라는 장르 사이에서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그의 관심은 도시, 정치사회적인 사건과 기억의 3중주다. 그는 어떤 시대의 풍경화도 그 정치적인 배경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는 작가다. 그는 식민지주의, 자본주의, 기후변화에서 아랍의 봄, 월스트릿 점령 시위, #BlackLivesMatter 등 지구촌 혁명의 물결까지 담아낸다.

 

머레투가 캔버스 위에 던져놓은 코드들은 수수께끼적이며, 미궁 속의 뒤죽박죽 내러티브같기도 하다. 복잡 미묘한 드로잉에서는 사이 트웜블리(Cy Twonbly), 리드미컬한 선과 컬러에서는 바실리 칸딘스키(Vassily Kandinsky)를 연상시킨다. 작가의 의도가 함축된 캔버스인지, 아니면 정신분열적인 이미지의 집합인지는 관람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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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e Mehretu, Mogamma (A Painting in Four Parts) (1 of 4), 2012. Ink and acrylic on canvas, 180 × 144 in. Guggenheim Abu Dhabi/ Stadia II, 2004. Ink and acrylic on canvas, 107 3/8 × 140 1/8 in. Carnegie Museum of Art, Pittsburg(right)

 

머레투는 1970년 이디오피아의 아디스 아바바에서 이디오피아인 아버지, 미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77년 내전(*1974년 마르크스주의를 표방하는 데르그가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 1세에 대항하여 일으킨 쿠데타. 반란군 연합은 1991년 정권을 전복시켰다. 내란으로 23만명-140만명 사망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위키백과-)을 피해 가족과 함께 미시간주 이스트랜딩으로 이주해 성장했다. 아버지가 미시간대에서 경제지리학과에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머레투는 칼라마주대 재학 중 세네갈 다카의 UCAD대에서 1년간 연수를 했다. 이어 로드아일랜드디자인대학교(RISD)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뉴욕에 정착해 작업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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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e Mehretu, The Mural, 2010

 

2004년 휘트니 비엔날레에 참가했으며, 2005년 맥아더재단(MacArthur Foundation)의 펠로쉽, 일명 '천재 그랜트(genius grant)'를 받았다. 2009년 뉴욕의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 타워에 벽화(Mural, 23ft x 80ft)를 설치했으며, 2017년엔 샌프란시스코현대미술관(SFMOMA)의 위임으로 두점의 대형 벽화(HOWL, eon (I, II) , 27 x 32 ft)를 제작했다.

 

2019년 제 58회 베니스 비엔날레의 본전시 'May You Live in Interesting Times'에 초대됐으며, 2020년 주간 타임(TIME) 선정 '세계에서 영향력있는 인물 100인'(The 100 Most Influential People of 2020)'에도 오른 스타 아티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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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e Mehretu, Transcending: The New International, 2003. Ink and acrylic on canvas, 107 × 237 inches. Collection Walker Art Center, Minneapolis 

 

경매 시장에서도 고가에 팔리고 있다. 2010년 소더비에서 '무제'가 1020만 달러, 2014년 아트 바젤에서 'Mumbo Jumbo, 2008)'가 500만 달러에 팔렸다. 머레투는 호주 출신 아티스트 제시카 랜킨(Jessica Rankin)와 세 아이를 키우며 작업하고 있다.  

 

휘트니 회고전에는 회화 35점과 종이 작품 35점, 그리고 타시타 딘(Tacita Dean)이 제작한 머레투에 관한 비디오가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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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e Mehretu, Mar 25–Aug 8, 2021,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코로나 팬데믹으로 휘트니뮤지엄 방문 시에는 사전 티켓을 예약해야 한다. 티켓: $25(성인), $18(노인, 학생, 장애인),무료(18세 이하). 목요일 오후 1시 30분부터 6시까지는 '맘대로 내세요(Pay What You Wish on Thursdays) 시간대다. https://whitney.org/vis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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