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s
2013.08.21 20:57
한식과 와인, 궁합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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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Food & Wine Pairing
맵고, 짜고, 시고, 달고... 한식에 어울리는 와인은?
키안티, 보르도, 소비뇽블랑, 로제, 리즐링, 샴페인, 아써티코, 버건디... 한식과 잘 맞는 와인을 찾아볼까?
한식과 와인,
어쩐지 위태로운 결합(marriage)일 것 같다.
갈비, 불고기, 비빔밥, 잡채, 김치찌개, 육개장, 아구찜까지 맵고, 짜고, 신맛이 점령하는 테이블에서 도대체 어떻게 와인과 매치할 것인가? 한꺼번에 주식과 반찬이 한 상으로 나오는 식탁에서 어떻게 와인과 함께 한식을 즐길 수 있을까?
‘한식 세계화’라는 구호는 오래 전부터 외쳐졌지만, 몇 년 전까지도 와인 리스트를 제대로 구비한 뉴욕 한식당은 몇 곳에 지나지 않았다. 메뉴의 ‘드링크’ 섹션에 맥주/소주/와인 정도로 분류된 리스트엔 주로 white/red 하우스 와인만을 제공했다.
주간 '타임'지의 정치 칼럼니스트 조 클라인(뒷줄 왼쪽)과 조나단 코니츠 UCLA 교수 일행이 코리아타운 '큰집'에서 와인과 소주를 곁들인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Photo: Sukie Park
이점이 와인을 즐기는 미국인들에겐 한식을 탐험하는데 장애가 될 수도 있다.
뉴욕의 고급 식당들은 와인을 가져가서 오픈할 경우(BYOB, Bring Your Own Wine) 벌금, 즉 코키지 피(corkage fee)를 $10에서 $50까지 받는다.
하지만, 화이트와 레드 와인만 조촐하게 구비하고 있는 레스토랑에서 이 벌금은 다소 비싼 느낌을 준다. 차이나타운 식당은 대개 코키지 피가 무료이지만, 씨푸드 전문 '오리엔탈 가든(Oriental Garden)'은 10달러를 부과한다.
미슐랭 1스타 한식당 단지에서 저녁식사로 갈비찜과 오스트리아 레드와인 즈와이겔트, 안다우 2009을 매치시켰다.
올해 미슐랭 원 스타를 획득한 트라이베카의 정식당(Jungsik)은 뉴욕 톱 레스토랑에 비견될만한 와인리스트를 자랑한다.
박진영씨가 대표로 있는 36스트릿 크리스탈벨리(Kristabelli)는 식당 입구에 대형 와인셀러가 손님을 맞는다. 라운지가 있는 펜트하우스 레스토랑 가온누리(Gaonnuri)도 근사한 와인리스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니엘 출신 후니 김이 운영하는 미슐랭 스타 단지(Danji)도 간소하지만, 정갈한 와인을 구비하고 있다.
*정식당 와인 리스트 http://jungsik.kr/winelists/Winelist_130509.pdf
*단지 와인 리스트 http://www.danjinyc.com/wine.html
*한잔 와인 리스트 http://www.hanjan26.com
*크리스탈벨리 와인 리스트 http://kristalbelli.com/wine
*모모푸쿠 쌈바의 와인 메뉴 http://momofuku.com/new-york/ssam-bar/beverage/#wine
한식과 와인의 궁합 찾기
"먼저 한식에는 한 가지 와인으로 모든 음식에 매칭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한식은 한 상차림으로 제공되고 식사 도중 국을 먹거나 여러 반찬들을 먹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소 한 종류의 화이트와 레드 와인을 준비해야 좋다. 반찬과 전 류는 피노 그리(Pinot Gris), 세미용(Semillion)과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을 블랜딩한 와인, 베르데호(Verdejo), 피노 블랑(Pinot Blanc) 등 개성이 강하지 않은 중성적인 품종의 화이트 와인이 잘 어울린다.
메인 음식에는 키안티(Chianti)나 알리아니코(Aglianico), 네로 다볼라(Nero d’Avola), 프리미티보(Primitivo) 등의 부드럽고 달콤한 성격의 남부 이탈리아 와인이 잘 어울린다. 부드럽고 마시기 쉬운 스타일의 신대륙 멀로(Merlot)도 훌륭하다. 다만 너무 오크 풍미가 강한 와인은 맞지 않는다. 한식엔 입안을 리프레싱해주는 와인을 매칭하는 것이 기본이다."
-마스터 오브 와인, 지니 조 리(Jeannie Cho Lee)-
웨스트빌리지 도화(Dohwa)의 김치찌개는 맵고 시지만, 잡채와 콩자반은 달다.
와인과 음식의 완벽한 궁합에 정답은 없다. 와인의 어휘 중 바디(body: 무게감과 강도)로 말하자면, 음식과 와인도 권투 시합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이를테면, 경량급과 헤비급이 복싱 매치를 할 수 없듯이 같은 급끼리 해야 어느 한쪽이 순식간에 KO당하지 않는다.
파스타에서도 화이트와인과 올리브유로만 간을 한 Linguini with Clam(조개 링귀니)와 토마토 소스를 얹은 조개 링귀니는 각기 다른 와인이 걸맞듯이, 생갈비와 양념갈비, 대구탕과 대구지리도 맞는 와인이 따로 있을 것이다.
#1 대조의 맛
와인의 떫은 맛은 지방기 많은 음식과 잘 어울린다.
카버네 소비뇽(Carbernet Sauvignon)이나 쉬라(Syrah)는 포도 줄기, 껍질과 함께 숙성되기 때문에 입 안에 떫은 맛이 건조한 느낌을 주며, 지방을 만나 분해되며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이를 ‘와인과 음식의 줄다리기’라고 부른다.
▶레드 와인과 육류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기는 레드 와인, 생선은 화이트 와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공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레드 와인은 아보카도, 버터 바른 빵, 리코타 치즈, 맥&치즈 등 지방기가 많은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신맛(Acidity)과 톡 쏘는 음식
김치 같은 짜릿하고 톡 쏘는(tangy) 음식은 와인 매치가 까다롭다. 식초가 들어간 새콤한 샐러드 드레싱이나 소스엔 이와 같은 레벨의 신맛이 있는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북부 이탈리아나 프랑스, 캘리포니아 해안 등 선선한 지역에서 생산된 화이트가 제격이다.
▶한식과 스위트 와인
매운 맛이 지배하는 한식엔 당도가 높고 알코올이 낮은 와인이 추천된다. 당도가 매운 요리의 열기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레스토랑 금강산의 잔치용 대형 비빔밥.
#2 공식을 깨는 매치
한식에선 육류 레드 와인, 생선 화이트 와인의 공식을 버리는 것이 좋다. 보르도나 버건디는 섬세하고, 정교한 프랑스 요리와는 잘 어울리지만, 한식처럼 강한 맛에 어울리는 와인은 아니다. 보졸레는 너무 가벼워 한식에서 두드러지지 않는듯하다. 한편, 진판델이나 로제가 한식 상차림에서는 두루 잘 어울릴 수도 있다.
고기요리
크리스탈벨리에서 프리미엄 와규비프 생갈비(살치살), 와규비프 꽃등심과 버건디 도메인 샤를르 오도인 보르고뉴(2009 Domaine Charles Audoin Bourgogne)를 곁들였다.
▶생갈비=버건디(보르고뉴)는 양념되지 않은 바비큐, 즉 생갈비나 살치살, 립아이에는 잘 어울렸다.
▶불고기, 갈비=미국산 진판델, 프랑스 론와인 샤토네프드파프, 호주나 칠레산 쉬라(Shiraz), 그레나쉬(Grenache), 키안티(Chianti), 카버네 쇼비뇽이 추천된다. 진판델로는 털리(Turley)와 리지(Ridge)가 찰떡 궁합이다.
털리는 우리가 한식과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진판델이다.
▶삼겹살=이탈리아 터스칸 키안티 클라시코 리저바 펠시나(Chianti Classico Reserva-Felsina)
▶갈비찜, 장조림=상큼하고 달착지근한 진판델 샤토네프드파프, 쉬라.
불고기, 갈비, 스테이크, 버거에 어울리는 캘리포니아 카버네 소비뇽 안티카.
해산물요리
캘리포니아 샤도네이는 오크향이 강할 경우 한식과 잘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생선전=산뜻해 해물과 잘 어울리는 상세레나 스페인 알바리뇨, 소비뇽 블랑.
▶생선구이=화이트 알바리뇨, 로제.
캘리포니아 샤도네이 한젤(Hanzell)은 생선전이나 통닭구이와 어울릴 듯 하다.
▶조개탕, 대구지리=샤도네이
▶해물파전=산도가 높고, 드라이한 리즐링(Reisling), 즉 카비넷(Kabinett)이 무난하다.
▶낙지볶음, 아구찜=카버네 소비뇽(매운 맛을 감싸주는), 쉬라(떫은 맛을 내는 탄닌이 많고 무거운 느낌)
▶삼계탕=신맛과 과일향이 강한 소비뇽 블랑
감미옥의 설렁탕과 김치전.
▶녹두전=쉬라(Syrah)
▶만두=로제
산토리니의 아서티코와 겉절이는 최상의 매치.
▶김치=아서티코(그리스, 산토리니)
▶잡채=너무 강하지 않고 적당한 산도가 있는 피노 누아, 피노 그리지오, 로제
▶구절판=화이트와인(산뜻하고 약간 신 화이트와인) 탄닌의 떫은 맛이 약간 나는 가벼운 레드와인
▶돌솥 비빔밥=그레나쉬, 샤토드뇌파프
▶디저트=아이스와인, 스파클링 와인
#3 다목적 와인
한식처럼 다양한 맛이 공존하는 식탁에서는 어느 음식에도 무난한 와인이 안성맞춤일 것이다.
알코올 농도가 너무 높거나 낮지 않고, 태닌(떫은 맛)과 바디(무게감)가 너무 강하거나 약하지 않으며, 지나치게 복잡하지 않은 와인, '중용의 와인'이 최고의 선택이라고나 할까.
‘Food & Wine’에서 선정한 5가지 다목적 와인(Five All-Purpose Wines)을 소개했다.
*괄호 안은 뉴욕 인근에서 구입할 수 있는 와인 스토어와 가격.
▶샴페인 Champagne
▶그루너 벨트리너 Grüner Veltliner
▶피노 누아 Pinot Noir
▶리요하 Rioja
▶말벡 Malb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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