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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병렬/은총의 교실
2021.10.17 16:33

(589) 허병렬: 국가 브랜드-한국은 어떤 나라일까?

조회 수 210 댓글 1

은총의 교실 (72) Nation Brand 

 

한국 국가 브랜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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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에는 으레 상표가 있다. 요즈음은 '상표'라는 말보다 '브랜드'에 더 익숙해졌지만. 그런데, 어느 틈에 브래드의 뜻까지 달라졌다. 브랜드가 뭔가, 브랜드를 보고 샀는데...의 뜻은 단순한 상표이다. 브랜드가 있는 물건, 브랜드 매니아 등의 말은 상표 이상의 명품을 뜻한다. 그래서 브랜드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나, 브랜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세상 풍조는 브랜드 차지하기가 생활습관이 되어 버렸다. 

 

물건에서만 브랜드를 찾는 것일까. 아니다. 인물, 사회단체, 모임, 더 나아가서 추상명사에서도 명품을 찾게 된다. 소위 일류학교 교풍, 미식가가 찾는 요리점 분위기, 어떤 분이 애용하는 어휘, 모 스포츠 단체의 투혼, 뜨거운 사람, 봉사 정신... 등 온갖 무형의 현상에도 빠짐없이 브랜드를 찾게 된다. 한마디로 브랜드는 믿음이고, 기호품이고, 내 자신이 된다. 

 

이런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샤넬 No.5가 세계의 향수가 되기까지 노력한 과정 중에 인상 깊었던 것은 같은 일을 몇 사람에게 나누어서 맡긴다는 점이다.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 경쟁심을 자극하려는 의도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몇 대를 이어가며 같은 일을 가업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오랜 세월 정성을 쏟아 품질의 향상을 도모하며 명품을 만드는 과정이다. 어떤 명에서나 브랜드가 되려면 꾸준히 지혜와 노력을 쏟아 부어야만 가능하다. 

 

세계 여러나라의 인상이 제각기 달라서 흥미롭다. 예절 바른 나라, 친절한 나라, 멋쟁이 나라, 음식이 맛있는 나라, 말이 고운 나라,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나라 등 고유의 색깔을 지니고 있다. 이렇게 알록달록한 브랜드는 그 나라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쌓은 삶의 무늬이다. 또한, 그들이 지향하는 국가의 자랑이고 비전이기도 하다. 국제 브랜드위원회가 정한 국가 브랜드 1위는 독일의 'Land der Ideen(Land of Ideas)'라고 한다. 독일이 창조적인 생각을 낳는다는 자존심의 표현이라고 본다. 실로 자랑스러운 브랜드다. 한국은 현재 국가 브랜드 33위인데 2013년까지 15위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국가브랜드위원회가 발표했다. 그래서 의문이 생긴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경제 5개년 계획 같은 것과는 전연 성질이 다르다고 본다. 내가 향상되도록 노력했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눈에 어떻게 보녔느냐에 따라서 순위가 정해지는 일이다. 그리고, 한 나라의 국가브랜드를 정책으로 정하는 것은 국내용과 국민용이고, 그것을 목표로 실천하는 것은 온 국민의 몫이 된다. 국민들이 공감하고 생활화해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한마디로 정했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쟎은가.

 

온 국민이라고 하는 것은 국내와 국외에 거주하는 한국계 모든 사람들을 뜻한다. 이 모든 사람들이 한국계로서 세계인으로서 이 브랜드를 중심으로 품격을 갖춘다는 뜻이다. 한국의 국가브랜드가 되려면, 한국의 역사, 전통, 문화가 바탕에 깔리고, 한국 고유의 것이고, 세계에 공헌하고, 미래에 희망이 되는 것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만 온 국민의 긍지를 높이고 사랑을 받게 될 줄 안다. 

 

그런 것이 있을까. 찾아보면 있을 게다. 언뜻 떠오르는 것은 '한글이 숨쉰다'이다. 한국의 국보 제일은 '한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글은 역사성, 창의성, 활용성, 미래성, 문화성에서 우수하기 때문이다. 한국이 세계 IT강국이 된 것도 한글 덕택이다. 한글이 아니었다면 눈부신 속력으로 정보왕국이 되었을까. 한국 국가브랜드는 심사숙고하고, 국민의 동의를 얻어서 결정될 문제이다. 그리고 이것은 경제와는 무관한 문화적인 것이 되기를 바란다. 경제 상태는 세계가 서로 도우면서도 싸울 수 있지만, 문화는 평화적이며 서로의 마음에 보탬을 주는 영향력이 있다. 

 

문화는 경쟁 자료가 아니고, 친목의 다리를 놓는 작용을 한다. 한국인이 긍지를 가져야할 것은 반만년 동안 지정학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아름다운 정신문화를 이어왔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것이 국가브랜드에 반영되기를 바란다. 보이거나, 보이지 않거나 각 가정에 가훈이 있고, 마을마다 마을정신이 있고, 학교에 교훈이 있고, 나라에는 철학이 있어 요즈음 표현으로 국가브랜드가 있다. 이 국가브랜드를 세련된 작품으로 세계에 공표하는 일은, 또 하나의 특제품을 만들어서 세계에 알리는 뜻이다. 모름지기 모든 사람의 지혜가 모이기를 바란다. <2009> 

 

*2020 가장 가치있는 국가 브랜드 톱10 by Brand Finance

1. 미국 2. 중국 3. 일본 4. 독일 5. 영국 6. 프랑스 7. 인도 8. 캐나다 9. 이탈리아 10. 한국

https://www.visualcapitalist.com

 

*2020년 국가브랜드 톱10 by Anholt Nation Brand 

1. 독일 2. 영국 3. 캐나다 4. 일본 5. 프랑스 6. 이탈리아 7. 스위스 8. 호주 9. 스웨덴 10. 미국  ...25. 한국 

https://www.ipsos.com

 

 

허병렬 (Grace B. Huh, 許昞烈)/뉴욕한국학교 이사장

1926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성여자사범학교 본과 졸업 후 동국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60년 조지 피바디 티처스칼리지(테네시주)에서 학사, 1969년 뱅크스트릿 에듀케이션칼리지에서 석사학위를 받음. 서울사대부속초등학교, 이화여대 부속 초등학교 교사를 거쳐 1967년부터 뉴욕한인교회 한글학교 교사, 컬럼비아대 한국어과 강사, 퀸즈칼리지(CUNY) 한국어과 강사, 1973년부터 2009년까지 뉴욕한국학교 교장직을 맡았다. '한인교육연구' (재미한인학교협의회 발행) 편집인, 어린이 뮤지컬 '흥부와 놀부'(1981) '심청 뉴욕에 오다'(1998) '나무꾼과 선녀'(2005) 제작, 극본, 연출로 공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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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1.10.23 22:53

    허병렬 선생님의 글은 언제 어디서 읽건간에 글 전체속에 한글 사랑이 변함없이 흐르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 글을 읽고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생각해 봤습니다. 한글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한글만큼 쉽게 터득해서 읽을 수있는 글자는 없습니다.뜻은 몰라도 자음 모음만 알고 설명을 해주면 읽기를 합니다. 글의 구조가 과학적이고 간단하게 돼있어서 눈에 잘 익혀집니다. 글이 꼬불꼬불 꼬이면 눈에 들어오지를 않아요. 한글은 세계적인 글이라는 것이 이미 널리 알려졌습니다.
    음식도 국가 브랜드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바로 김치입니다. 일본의 스시처럼 김치는 이제 세계인의 입맛 속으로 침투하고 있습니다. 그 맛은 맛있다가 아닌 맛의 은근함을 간직하게 합니다. 허병렬 선생님께서 한글을 국가 브랜드라고 하셨드시 저는 김치를 브랜드로 넣고싶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