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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병렬/은총의 교실
2021.07.11 16:14

(578) 허병렬: 비빔밥 가족

조회 수 528 댓글 1

은총의 교실 (69) 생각의 날개 

              

비빔밥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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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 비빔밥을 좋아하는 가족이 있나봐. 그런 가족이야 흔하지 않을까."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지 않나. 여기서 말하는 것은 가족이 모여서 비빔밥이 된다는 것이다. 비빔밥에 섞이는 밥, 나물들, 고기, 고추장, 참기름...의 역할을 제각기 맡는다는 것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가족의 구성 인원에 여러가지 변화가 왔기 때문이다. 새로운 가족이나 가정의 수효가 늘어나고 있다. 서로 다른 민족끼리 결혼을 하여 자녀가 생겼거나, 낳은 부모의 자녀와 입양아가 같이 생활하거나, 자녀가 없는 부모와 입양아가 이룬 가족이거나, 아빠 둘, 엄마 둘의 가정에 입양아가 있을 수도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개인의 생활에 간섭할 일이 아니다. 우리는 다 함께 조화를 이루며 생활할 따름이다.

 

가족의 모양새가 달라진다는 것은 학생의 구성에도 영향을 준다, 교사는 어떤 학생도 소외되지 않게 각별히 마음을 쓰도록 한다. 누구나 친구들끼리 잘 어울리고, 학습의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렇다면 학교 생활이 전보다 복잡해진 것인가. 다양한 학생들은 학교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 그들은 많은 문제를 가져오는가. 아니면 학교 생활에 색다른 도움을 주는가. 가족의 구성이나 학생의 다채로움은 하나의 자극제이다. 어떤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준다. 자유롭게 창공을 날게하고 싶은 '생각'에 날개를 달아준다. 그래서 현실에 눈을 감지 말고, 눈을 더욱 크게 뜨고, 현실을 똑바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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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Korea BBQ Restaurant, NYC  https://www.misskoreabbq.com

 

떤 모임에서 한 분이 오한은 한글, 한지, 한식, 한복, 한옥이라고 말하자 모인 사람들이 공감하였다. 같은 모임에서 앞으로 오랫동안 살아남을 말은 아마 한식 중에서 '비빔밥'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고개를 끄덕이게 하였다. 비빔밥에 대하여 골똘히 생각하게 된 것은 외국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한식이 비빔밥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특별히 주목을 받고 있는 건강식과 관계가 있고, 여러가지 식품이 섞여서 하나의 독특한 맛을 내는 까달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비빔밥을 철학적인 의미로 설명하게 한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보잘 것 없는 것들을 섞고 비벼서 하나의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고 생각하면 깊이가 생긴다. 약한 힘이 합쳐져서 눈에 보이는 큰 힘을 만든다는 믿음을 준다. 그래서 모든 사람 각자의 작은 힘이라도 틀림없이 사회에 공헌하고 있음을 깨닥게 한다. 이것이 비빔밥이 주는 교훈이다.

 

한 발 더 나아간 생각은 각자가 비빔밥을 이루는 식품이 되는 것이다. 숙주나물, 고비나물, 시금치나물, 고기볶음, 버섯볶음, 밥, 고추장, 참기름...중의 하나가 되어 비빔밥을 만드는 것이다. 즉 비빔밥의 한가지 요소가 되는 기쁨을 느끼도록 한다. 이렇게 되면 비빔밥 가족, 비빔밥 교실, 학교, 사회, 국가, 민족...으로 발전하면서 개인이 큰 덩어리 안에서 자기 발전과 기쁨을 깨닫게 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비빔밥 교실, 학교, 학부모의 공헌을 생각하게 된다. 사회의 변화를 기존의 그룹에 새로운 식품이 하나 더 첨가된 것으로 본다. 이것을 유익하게 활용하면 색다른 맛을 가진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비빔밥을 퇴보기키는 일이 아니고, 한층 더 풍미를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변화하는 현실을 유효적절하게 활용하는 열린 마음이 개인의 기쁨을 넘어 사회에 이바지한다고 본다. 

 

비빔밥을 만들어서 먹다가 어느 틈에 자신 스스로가 비빔밥이 된다는 것은 한 개인의 향상이고, 나아가서 그가 속한 큰 그룹의 발전이 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회상에 무관심하거나, 비켜서거나, 항거하거나. 생각없이 휩쓸리거나 하는 이외의 방법은 없는가? 있다.

 

우선 생각하면서 태도를 결정한다. 변화하는 양상을 내가 하는 일에 유효하게 적용하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그 과정을 지나서 얻은 결과는 내 자신이 비빔밥에 섞여서 맛을 내는데 보탬이 되는 것이라고 깨닫는다.  

 

 

허병렬 (Grace B. Huh, 許昞烈)/뉴욕한국학교 이사장

1926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성여자사범학교 본과 졸업 후 동국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60년 조지 피바디 티처스칼리지(테네시주)에서 학사, 1969년 뱅크스트릿 에듀케이션칼리지에서 석사학위를 받음. 서울사대부속초등학교, 이화여대 부속 초등학교 교사를 거쳐 1967년부터 뉴욕한인교회 한글학교 교사, 컬럼비아대 한국어과 강사, 퀸즈칼리지(CUNY) 한국어과 강사, 1973년부터 2009년까지 뉴욕한국학교 교장직을 맡았다. '한인교육연구' (재미한인학교협의회 발행) 편집인, 어린이 뮤지컬 '흥부와 놀부'(1981) '심청 뉴욕에 오다'(1998) '나무꾼과 선녀'(2005) 제작, 극본, 연출로 공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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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1.07.15 10:49
    허병렬 선생님의 비빔밥을 읽고 그 내용에 많은 동감을 했습니다. 갖은 나물과 고추장 참기름으로 마무리해서 쓱쓱 비벼서 먹는 그 맛이 새삼스럽네요.
    찬밥이 많이 남았을 때 덥혀서 그위에 냉장고에 있는 야채를 손질해서 얹어서 참기름과 고추장을 넣고 비벼먹으면 찬밥도 해결되고 따로 반찬을 하지않아도 되기에 속성 비빕밥을 해먹습니다. 비빕밥 한그릇에는 많은 영양가가 포함돼있어서 외국인에게도 자신있게 권할 수 있습니다. 한글에서 '우리'라는 말이있습니다. 우리 엄마 우리 할머니처럼 비빕밥이야말로 여러가지 재료를 함께 섞어서 만들기 때문에 단수가 아닌 복수인 우리를 붙여서 "우리밥"이라고 하면 어떨까 생각을 해뵜습니다.
    추신: 허병렬 선생님의 건강을 빕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