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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22.01.18 12:19
(602) 강익중: 가는 세월
조회 수 118 댓글 1
詩 아닌 詩 (54) 가는 세월
Ik-Joong Kang, Untitled from Happy World, 2021, 3 x 3 in. Mixed Media on Paper
내가
흐르는 세월은
서럽지 않은데
막아서는 내가
강물처럼 서럽다
잊히는 인연은
괴롭지 않은데
붙잡는 내가
꽃잎처럼 괴롭다
그리운 고향은
아프지 않은데
두고 가는 내가
바람처럼 아프다
Ik-Joong Kang, Untitled from Happy World, 2021, 3 x 3 in. Mixed Media on Paper
세월이 살아있음을 알 수 있다
휘휘 부는 바람 소리로
세월이 숨 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꾸 닳는 구두 뒤축으로
세월이 걷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으로
세월이 늙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때맞춰 피는 들꽃으로
세월이 한결같음을 알 수 있다
바람이 별 사이로 다니는 밤으로
세월이 살아있음을 알 수 있다
Ik-Joong Kang, Untitled from Happy World, 2021, 3 x 3 in. Mixed Media on Paper
다시
새벽이 아침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아침이 한낮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한낮이 저녁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저녁이 한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한밤이 새벽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그리고 다시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바람소리로 세월이 숨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람처럼 아프다'를 절감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시어를 찾아서 썼을까? 올려준 시 세편을 계속 읽습니다.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