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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중/詩 아닌 詩
2022.03.22 16:03

(612) 강익중: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조회 수 122 댓글 1

詩 아닌 詩 (56) 마음 잡기 

 

Untitled from Happy World 3, 3 x 3 in, Mixed Media on Wood.jpg

Ik-Joong Kang, Untitled from Happy World 3, 2022, 3 x 3 in, Mixed Media on Wood

 

모르고 살았다 

 

크게 떠벌릴 줄만 알았지

세상을 품은

아침이슬을 모르고 살았다 

 

유행을 따를 줄만 알았지

매일 변하는

산과 들을 모르고 살았다

 

소문난 음식만 좋은 줄 알았지

식은 보리밥에

깍두기 국물을 모르고 살았다

 

 

Untitled from Happy World2, 3 x 3 in, Mixed Media on Wood.jpg

Ik-Joong Kang, Untitled from Happy World 2, 2022, 3 x 3 in, Mixed Media on Wood

 

문제

 

욕심은 누구나 있는데

욕심을 너무 부려서 문제

 

재주는 누구나 있는데

재주를 너무 부려서 문제

 

여유는 누구나 있는데

여유를 너무 부려서 문제

 

열심은 누구나 있는데

열심을 너무 부려서 문제

 

식탐은 누구나 있는데

식탐을 너무 부려서 문제

 

 

Untitled from Happy World 4, 3 x 3 in, Mixed Media on Wood.jpg

Ik-Joong Kang, Untitled from Happy World 4, 2022, 3 x 3 in, Mixed Media on Wood

 

이해할 수 있다

 

어느 나라든지 

공항 입국 순서를 기다리다 보면 

대충 그 나라를 이해할 수 있다

 

어느 식당이든지 

먼저 나오는 밑반찬들을 먹어 보면 

대충 그 식당을 이해할 수 있다

 

어느 집안이든지 

현관 입구에 놓인 신발들을 보면 

대충 그 집안을 이해할 수 있다

 

어느 누구든지 

어떻게 새벽을 맞이하냐는 걸 보면 

대충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

 

 

*첫 시집 '달항아리' 출간한 화가 강익중씨

*강익중 인터뷰: 세계로, 미래로 뛴다 

*강익중씨 런던 템즈강에 '꿈의 섬(Floating Dreams)' 설치

*An Interview with Ik-Joong Kang, Inside Korea(The New York Times) 

*강익중 순천국제정원박람회 설치작 '꿈의 다리' 

*NYCB 갤러리(17): 강익중 신작@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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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kie 2022.03.24 20:41
    강익중 작가의 시 세편을 잘 읽었습니다. 늘 그랬드시 그의 시는 읽고나면 편안함이 옵니다. 미사여구가 아니드라도 마음에 울림과 감동을 줍니다. 강익중씨의 시는 대중 속으로 걸어가면서도 그 속에 진주를 발견하게 해줍니다.
    식은 보리밥에 깍두기국물은 우리 밥상의 진수입니다. 어떻게 이런 것을 찾아냈을까? 감탄이 나옵니다.
    무제 삽화중에서 인간의 온몸에 수없이 구멍이 뚫렸는데 평화보다는 섬뜻한 느낌이 드네요.
    -El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