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위크 리뷰 (5) 델모니코 ★★★★☆ by 류원혜 인턴기자
로어맨해튼 델모니코(Delmonico's) ★★★★☆
1837년 오픈, 미 최초의 고급(fine-dining) 레스토랑
류원혜/뉴욕컬처비트 인턴기자
2017 뉴욕 섬머 레스토랑 위크가 지난 달 24일 시작됐다. 뉴욕 레스토랑 위크는 참가 레스토랑에서 3코스 메뉴를 런치 $29, 디너 $42의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이달 18일까지 열린다. 올해는 행사 개최 25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인 약 390개의 레스토랑이 참가하고 있다.
그 중 필자의 선택은 1837년 로어맨해튼에 오픈한 미국 최초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델모니코(Delmonico's). 약 열흘 전에 예약하여 7월 28일 금요일 점심식사를 했다. 드레스 코드는 굳이 자켓이나 타이까지는 필요없고, 캐쥬얼하되 갖춰입은 복장이다. 모자, 반바지, 민소매셔츠는 허용되지 않는다.
설레는 마음으로 델모니코의 문을 열었다. 첫 느낌은 상당히 고전적이고 전통있는 레스토랑 같았다. 특히 델모니코의 로고와 샹들리에, 벽에 걸린 그림들과 벽지 등이 그러했다. 금요일 점심시간이라서인지 비어있는 테이블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안쪽 테이블로 안내해주어 자리 잡았다. 메뉴판을 보며 주변을 둘러보니 과도하게 우아하거나 고풍스러운 느낌은 아니였지만, 오래된 역사에서 풍겨나오는 편안함과 안락함이 나의 식욕을 자극하는듯 했다.
식사는 애피타이저/앙트레/디저트에서 각각 한 가지씩 정할 수 있다. 추가금(supplement)이 있거나 저녁에만 주문가능한 메뉴가 있었지만, 기존 가격에 먹을 수 있는 메뉴들만 주문해보았다.
본격적인 식사를 하기에 앞서 식전빵이 제공됐다. 보통 차갑게 식어 나오는 빵이 대다수였는데 델모니코스의 식전빵은 따뜻하고 버터도 고소했다.
애피타이저에서 에어룸 토마토 샐러드(Heirloom Tomato Salad)는 평범해 보이는 비주얼이지만, 부라타(Burrata)치즈가 쫄깃하여 막상 먹어보면 반전매력이 있는 메뉴였다. 베이비 아이스버그 웻지 샐러드(Baby Iceberg Wedge Salad)는 처음 먹어보는 블루치즈 냄새가 꽤나 고약하다하여 모험심으로 주문했었는데, 생각보다 깊고 진한 맛의 치즈가 샐러드에 잘 어우러졌다. 하지만 다소 평범한 맛이었다.
애피타이저 중 가장 특이하고 맛있었던 메뉴는 네이키드 라비올리(Naked Ravioli)다. 쫀득한 감자피 안에 부드러운 크림치즈가 일품이었고, 적당히 양념이 배인 버섯과 함께 입에 넣으면 쫄깃함과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루어 기분좋은 식감이었다.
앙트레/메인요리로는 클래식 치킨 알라 킨(Classic Chicken A La Keene)은 오일을 두른 두꺼운 파스타 면 위에 구운 닭가슴살이 올라가있는 요리였다. 퍽퍽한 닭가슴살 때문에 파스타면에 오일을 듬뿍 둘러 볶은 것 같았지만 지나치게 미끌거려서 입 안에서는 느끼한 맛이었다. 더군다가 닭가슴살의 겉면에는 오일이 스며들어 부드러웠지만 속살은 퍽퍽한 편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팬로스트 스트라입 배스(Pan Roasted Striped Bass)를 추천한다. 농어의 일종인 생선요리로 적당한 굽기에 적당한 양념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것 같았다. 나쁘게 말하면 무난하고 평범하다고 들릴 수도 있겠지만, 레스토랑 위크 때 다양한 레스토랑으로 전세계에서 찾아온 관광객들과 까다로운 뉴요커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는 제격인 메뉴였다. 고소한 콘소스에 찍어 먹으면 짭쪼름한 생선살이 부드럽게 입 안에서 퍼진다. 다시 찾아간다해도 이 메뉴를 주문할 것 같다.
디저트에서는 추가금 없이 시도가능한 메뉴가 두가지 뿐이라서 다크 초콜릿 무스 케이크(Dark Chocolate Mousse Cake)와 뉴욕 스타일 치즈케이크(New York Style Cheesecake)를 주문했다. 우리가 사진찍을 때 얼굴을 들이밀며 장난을 치던 웨이터가 디저트 주문을 받으면서 "Coffee?"라고 묻기에 포함된 줄 알고 "Yes, please."라고 대답했지만 커피는 따로 $4를 지불해야 했다.
다크 초콜릿 무스케이크는 진한 초콜렛 안에 초코퍼지가 들어있어 달달한 것이 먹고 싶을 때 알맞는 디저트였다. 뉴욕 치즈케이크는 너무 부드럽고 달콤했다. 라즈베리 소스를 살짝 묻혀 함께 입 속에 넣으면 눈 녹듯이 사라진다. 그리고 나서 커피 한모금을 마시면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커피 역시 텁텁하거나 쓴 맛이 전혀 없는 향긋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그리고 애피타이저부터 메인요리, 디저트까지 주문했던 요리들의 공통점은 입으로 맛보기 전에 눈으로 먼저 먹는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플레이팅이 하나같이 이뻤다는 것이다. 코스 요리를 맛보는 내내 부족한 것이 없는지 살펴보고 친절하게 응대하는 웨이터들의 서비스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레스토랑의 내부 인테리어 역시 안락하고 따뜻한 분위기였고, 공간이 넓어서 사람들이 가득차있어도 그다지 시끄럽고 정신없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놀라웠던 것은 레스토랑 외관을 처음 봤을 때는 큰 규모의 식당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막상 입장해보니 내부규모가 상당히 컸고 식사를 끝낸 후에 화장실에 가려고 Exit로 나갔더니 또 다른 공간이 나오면서 술을 마실 수 있는 바가 마련되어 있었다.
이처럼 커다란 공간의 레스토랑이 손님들로 가득 찰 정도로 유명하고 맛있는 식당이었다. 레스토랑 위크 메뉴 외의 요리는 맛보지 못했지만 다른 테이블을 살펴보니 주로 스테이크가 인기가 있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요리와 친절한 서비스, 고전적인 인테리어가 모두 합쳐져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던 델모니코였다.
Delmonico's
56 Beaver St. New York, NY 10004
212-509-1144 http://www.delmonicosrestaurant.com
류원혜/뉴욕컬처비트 인턴기자
- 레스토랑위크리뷰,
- 델모니코스,
- Delmonico's,
- 류원혜,
All rights reserved. Any stories of this site may be used for your personal, non-commercial use. You agree not to modify, reproduce, retransmit, distribute, disseminate, sell, publish, broadcast or circulate any material without the written permission of NYCultureBea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