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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 프리츠, 오니온 수프, 씨푸드 세비체...

브런치 릴레이 <8> 브라써리 발타자르(Balthaz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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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쯤 신문사에 다닐 때 그토록 기다리던 이민국에서 영주권 인터뷰를 했다. 아침 일찍 기사 스크랩북을 챙겨서 갔지만, 오래 기다려야 했다. 이름을 호출하길래 함께 기다려준 친구를 두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담당 이민 변호사가 적극적으로 추천해준 인터뷰 전문(?) 변호사가 따라 들어왔다. 

 

이민국 인터뷰 직원은 스크랩북을 펼쳐 약 15초간 훑어보더니 "이사 갔군"하고 물어봤다. 그리고 3분도 안되어 OK, 통과였다. 그동안 썼던 기사를 바리바리 복사해서 영문으로 번역도 했는데... 약간의 허탈감과 안도감이 교차됐다. 허수아비 변호사도 할일이 없었던 것에 무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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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더럴 플라자 빌딩에서 긴장이 풀리니 친구와 아침 겸 점심이라도 먹어야할 것 같았다. 그때 친구가 샴페인을 마셔야 한다며 데려간 곳이 소호의 발타자르(Balthazar)였다. 그날 아침의 갈증은, 6년간의 긴 여정 끝에 받게된 그린카드 승인과 함께, 그리고 발타자르의 아침식사와 샴페인 한 잔으로 시원하게 해소되었다. 

 

소호 발타자르는 NBC-TV 시트콤 '사인펠드(Seinfeld)'의 주인공으로 억만장자가 된 독신남 코미디언 제리 사인펠드가 청혼한 곳으로 유명해져 있었다. 사인펠드는 1999년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브로드웨이 극장가 재벌 네덜란더 가문의 새색시(제시카 스칼라)와 헬스클럽에서 만나 연애를 했다. 새색시를 훔쳐간 셈이다. 

 

발타자르는 이처럼 저녁 땐 로맨틱 무드에 빠져들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발타자르에 발을 들여놓으면, 어쩐지 파리 한복판의 브라써리에 가 있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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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맥낼리의 식당 미네타 태번(Mineta Tavern)과 블랙 레이블 버거.

  

발타자르는 대니 마이어(Danny Myer) 만큼이나 식당 수가 많은 키스 맥낼리(Keith McNally) 계열의 레스토랑이다. 런던 출신 맥낼리는 트라이베카의 오데온(Odeon),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 등장한 어퍼웨스트사이드의 다암한 카페 룩셈부르그(Cafe Luxembourg),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의 패스티스(Pastis), 로어이스트사이드의 하얀집 쉴러스(Schiller's) 그리고 웨스트빌리지의 고급 햄버거 식당 미네타 태번(Minetta Tavern)에 최근 로어맨해튼 비크만 호텔 안 오귀스틴(Augustine)까지 히트 레스토랑을 운영해온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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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퍼웨스트사이드의 카페 룩셈부르크(Cafe Luxembourg)는 가장 소박한 식당인 편이다.

 

로어이스트사이드와 미트패킹디스트릭트가 허름했던 시절 앞서서 식당을 오픈해서 주변을 개발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워 '다운타운을 발명한 레스토랑 운영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패스티스와 쉴러스는 문을 닫았지만. 키스 맥낼리 표 식당은 매력있는 고객들이 몰려들어 소위 사람 구경하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여행잡지 포도르(Fodor's)는 스타 보기 좋은 식당 1위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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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지붕의 소호 발타자르는 올해로 오픈 20주년을 맞았다. 높은 천장에 빈티지 조명, 대형거울과 타일 바닥의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소리를 반사하는지 대중탕처럼 시끌벅적 소음이 더욱 파리 풍으로 만드는듯 하다. 하지만, 조용한 분위기를 선호한다면, 발타자르는 잘못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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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맥낼리는 초보 시절 생굴 까는 직원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발타자르에도 오이스터 바(raw bar)를 마련했다고 한다.  발타자르의 간판 메뉴는 대부분 프랑스 식당이 그러하듯 스테이크 프리츠(STEAK FRITES), 즉 스테이크와 감자튀김(steak and fries)다. 

 

미국이 스테이크 나라이지만, 프랑스 간판 메뉴도 스테이크 프리츠. 대신 스테이크 사이즈가 적고 프렌치 프라이와 소스가 곁들여 나온다. 발타자르엔 감자튀김만 전담하는 풀타임 요리사가 두명이 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유명한 프렌치 오니온 수프(ONION SOUP GRATINÉE)를 곁들이면, 프렌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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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 프리테(Steak Fretes)

 

필자처럼 육류보다 해산물을 선호한다면, 페루식 해물 샐러드 씨푸드 세비체(SEAFOOD CEVICHE)가 상큼하다. 계란 요리로는 잉글리쉬 머핀 위 수란에 햄을 곁들이는 에그 플로렌틴(EGGS FLORENTINE), 햄 대신 시금치가 나오는 에그 베네딕트(EGGS BENEDICT)나 훈제 연어를 제공하는 에그 노르위지언(EGGS NORWEGIAN)중 선택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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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가 많았던 새콤한 페루식 씨푸드 세비체(Seafood Ceviche).

 

바로 옆의 자매 빵집 발타자르 베이커리는 바게트, 믹스드 베리 타트, 레몬 수플레 타트 등 페이스트리에서 샌드위치, 샐러드, 오니온 수프까지 테이크 아웃할 수 있다. 오래 전 발타자르 베이커리에선 문닫기 1시간 전부터 제과류를 30%-50% 할인해주었다. 종종 가면 줄에 예닐곱명은 있었는데, 지금은 할인이 없어진듯 하다.

 

몇년 전 런던에서 코벤트가든에 로열 오페라 발레를 보러갔다가 근처에 발타자르 베이커리(Balthazar Boulangerie가 보여 반갑게 들어갔다. 크롸쌍 두개로 끼니를 때우면서 친숙하며, 저렴하고, 맛있는 발타자르가 새삼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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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thazar

80 Spring Street

New York, NY 10012

(212) 965-1414 http://balthazarny.com

 

 *미슐랭 1스타 미네타 태번 블랙레이블 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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